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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출산·육아정책 인식의 전환 필요해

도서 지역 임산부, 영유아 대상 의료환경 개선돼야

  • 한정화 기자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6.10.14 13:18
  • 수정 2016.10.14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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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이 점점 내려가고 있다. 저출산은 고령화와 함께 우리 사회의 심각한 문제로 떠오른 지 오래다. 결혼 연령은 높아지고 결혼 자체에 대한 생각도 예전 같지가 않다. 혼자 밥 먹고 혼자 술 먹고 혼자 노는 이른바 ‘혼족’이 늘고 있는 추세다. 전라남도는 저출산으로 이미 올해부터 인구소멸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고 한다. 가히 인구 위기의 시대라 할 수 있다.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들을 내놓고 있지만 가임 당사자들이나 다자녀 부모들에게 얼마나 현실적인 혜택이 되며 실효성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최근 완도군 노화에서 30대 여성 A 씨가 출산을 했다. A 씨는 “노화는 살기 좋은 마을이다. 다 좋은데 병원만 있으면 좋겠다. 보건지소에 최소한 초음파 기기라도 있다면 산모 입장에서 불안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자궁경부무력증을 앓고 있었던 A 씨는 “임신 기간 내내 거의 누워있다시피 했고 70여일이나 병원에 입원해 있었다. 섬에 있다가 위급한 상황이 닥치면 바로 조치할 수 있는 병원이 없고 날씨에 따라 배가 묶일 수도 있는 상황이라 늘 불안했다”는 심경을 밝혔다.

자궁경부무력증은 임신중기 이후 자궁경관이 진통 없이 무력해지면서 태아와 양수를 받쳐주지 못해 조산의 위험에 이를 수 있는 증상으로 유산 원인의 2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비교적 흔하게 나타난다. 대표적인 예방법은 자궁경부를 실로 묶어주는 맥도날드 수술이 있다.

완도군에는 현재 11개의 보건지소가 있다. 이 중 네 곳에 확인한 결과 제세동기나 기도삽관, 산소포화도 측정, 심혈관 확장 등에 필요한 일반적인 응급 의료기기는 갖췄으나 네 곳 모두 초음파기기는 없었다. 금일 보건지소는 “이 곳에 오는 연령대는 주로 60대 이상이고 당뇨나 고혈압 환자들이 많다. 소아 환자는 부모들이 전문의가 있는 대처로 데려가기 때문에 거의 없다”고 밝혔다.

A 씨의 바람처럼 초음파 기기만 갖춘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출산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출생 이후 시시각각 신생아, 영유아에게 닥칠 수 있는 응급, 비응급 상황에 대처할 만한 의료 환경이 안 된다는 것 또한 부모 입장에서나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라 할 수 있다.

출산과 양육은 더 이상 개인의 일이 아니다. 인식의 전환으로 사회가 책임지지 않는 한 인구 위기는 극복할 방법이 없다. 정부만 바라보고 있을 게 아니라 군에서도 자체적으로 심도있는 고민을 통해 출산과 양육에 적합한 환경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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