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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키우고 수집한 토종 씨앗을 나눈다

장흥 남도토종자원연구회 이영동 대표와 인터뷰

  • 박남수 기자 wandopia@daum.net
  • 입력 2016.03.09 22:17
  • 수정 2016.03.14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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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씨앗을 ‘공짜’로 나누는 이가 있다. 그는 장흥군 용산면 운주마을 이영동(64) 씨다. 이 씨는 남도토종자원연구회 대표로 지난 30여년 간 수집해 온 토종 종자를 매년 봄이 올 무렵에 누구에게라도 무료로 나누는 행사를 진행해 왔다. 이번이 6회째다.

남도토종종자나눔회 회원들은 이 대표와 함께 지난 6일 장흥군 용산면 마실장 한켠에서 토종종자나눔 행사를 개최했다. 이 대표와 회원들은 이날 행사에서 그동안 수집하고 재배한 150여 종의 토종 씨앗을 나누었고 파종 시기와 재배 방법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설명했다.

이 대표는 “가져 간 씨앗은 반드시 심고 잘 키워 내년 행사 때 다시 가져와 전시도 하고 또 여러 사람과 나누라”며 토종 종자에 대한 관심에 오히려 감사를 표했다. 또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연락하고 불러달라고도 했다. 귀한 씨앗은 물론 자신의 경험과 지식까지 나누겠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토종 씨앗을 얻기 위해 남도는 물론 강원도까지 다녀왔으며, 완도의 여러 섬에도 여러 번 왔다고 했다.

우리 곁에 성큼 다가온 봄과 함께 5일장에 온갖 모종이 농부들의 선택을 기다릴 것이다. 그러나 그 종자는 다국적 기업에 의해 만들어져 비싸게 팔려 온 것들로 재배된 뒤 나중에 채종한 2세로부터 같은 작물을 얻을 수 없는 불임 종자(F1 혹은 터미네이터 종자)가 대부분이다.

평생 동안 수집하고 실험과 재배 끝에 얻은 토종 씨앗을 누구에게나 나누어 온 장흥 이영동 대표 같은 이가 완도에도 있을까?

다음은 남도토종자원연구회 이영동 대표와 나눈 이야기다.

△그동안 수집한 종자는 몇 종이나 되는가?
▽벼 35, 콩 50, 조 10, 채소 20 등 150종 정도 된다.

△언제부터 토종 종자를 연구하고 수집해 왔는가?
▽나는 농부인데 예전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종자를 지켜 왔으니 평생 해온 거나 다름없다.

△주로 수집한 곳은 어디인가?
▽완도 섬까지 간 적도 있다. 주로 남부 지역 토종 종자로 보면 된다.

△토종 종자에 누가 관심이 많은가?
▽일반 농부들은 돈이 안 되니 관심 없고 대개 귀농한 분들이 관심 갖고 많이 재배하며 나눔행사에 참여한다.

△공공기관에서는 이 대표의 일에 관심 보이는가?
▽내가 해온 것은 경험으로 얻은 것이지 농업기술기관에서 배운 것이 아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농업 관련 기관은 내가 하는 일에 관심이 없다.

△토종 종자 연구사업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
▽인위적으로 연구 개발한 종자가 건강에도 좋을 리 없다. 우리 토종의 맥이 끊어진 상황에서 앞으로 토종 종자를 많이 심어야 변이종이 많이 생긴다. 예전에는 벼만 해도 1450종이나 됐다. 그러나 지금은 3~4종에 불과하다. 토종을 많이 심어 다양한 좋은 변이종을 찾아내 후대에 물려주는 것이 미래를 준비하는 길이라고 할 수 있다. /취재·인터뷰 박남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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