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읍 장좌리 마을 주민들이 지난 22일 전라남도 무형문화재 제28호로 지정돼(1995년) 있는 장좌리 당제 및 당굿 행사를 펼쳐 정월 대보름과 전통문화 계승의 의미를 되새겼다.
금년 당제·당굿의 제주인 장좌리 황종성 이장과 30여 열두군고 회원들은 새벽 어둠을 열고 군고를 치면서 장도 당집으로 올라 당제를 모셨다. 장좌리 당제는 장보고 대사와 송징 장군, 정년 장군, 혜일 대사 등 네 분의 위패를 모신다. 이날 당제의 집사인 곽정남(73) 씨는 국태민안과 민족통일, 완도군의 발전과 번영 그리고 마을 주민들의 건강을 기원했다.
당제를 마친 참석자들은 차린 음식을 들며 새해 인사와 덕담을 나누기도 했다. 당제에는 신우철 군수와 김동삼 의장, 김의일 문화원장 등이 참석했다.
당제를 마친 군고패는 강양대 상쇠의 주도 하에 장도에서 내려와 배에 올라 배굿을 치며 마을로 향했으며, 바닷가 우물과 당목에서 굿을 펼치기도 했다.
황종성 이장 집에서 성주굿을 한 군고패와 주민들은 당제 결산 보고를 한 뒤 휴식을 취했고 최근 이사했거나 신축한 4명의 집을 들러 지신을 밟으면서 악귀와 잡신을 물리치고 복을 기원하기도 했다.
저녁 무렵 바닷가로 나와 갯제를 지낸 뒤 마을회관으로 돌아와 파장굿을 끝으로 대보름 당제·당굿을 마쳤다. 이날 당제에는 2명의 중학생들이 군고패에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장좌리 황 이장은 “군고패들이 갈수록 고령화되는 가운데 아직까지는 30명을 유지하고 있다”며 “군고패 수를 더 늘리고 젊은 층에게 전수할 수 있도록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장좌리 당제·당굿 외에도 군외면 달도, 약산면 당목, 노화읍 미라리 등지에서도 대보름 당제와 갯제 등이 열려 주민들의 화합, 마을의 발전과 풍어, 주민들의 건강을 기원했다. /박남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