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관내 교직원들 주거여건 '매우 열악'

안정적 근무여건 위해 개선 시급

  • 박남수 기자 wandopia@daum.net
  • 입력 2015.03.25 21:47
  • 수정 2015.11.24 17:44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지난 23일 완도교육청 대회의실에서 김동삼 위원장(완도군의회 의장)이 완도교육지원청 교육미래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관내 학교 교직원들의 생활여건이 몹시 열악하고 이의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 23일 완도교육지원청 교육미래위원회 2015년 첫 회의에서 나왔다.

이날 김성률 위원(전교조 완도지회장)은 현재 거주하고 있는 불목리 관사가 “살림하기 어렵고 화장실 변기 등이 깨졌고 부엌 싱크대에서 물이 새기도 한다. 싱크대는 부스러지는 상황”이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런 현상은 오래된 관사에서 일어나는 일이기 하지만 가스렌지도 구비되지 않아 결국 불만이 쌓이면 교원들이 완도지역을 희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지적에 대해 유권철 교육장은 “완도중학교 역도부 합숙소를 고쳐 교직원들이 사용하는 것을 보고 유 교육장은 마음 아팠다. 현실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시급하게 개선해야 할 사안으로 개보수를 진행하고 있다”고 답하고 속도와 예산 차원에서 더디게 개선되는 것에 대해 죄송하다며 고심하고 있다고 했다.

본지 조사 결과, 불목리에 3개동 70여 세대의 관사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에 지어진 3동과 2동은 그나마 상황이 좋지만, 13년 된 가장 낡은 1동의 경우 리모델링도 못해 벽에 금이 가고 화장실과 부엌 등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 부인과 함께 입주한 A교사는 “집이 낡은데다 수납시설 등이 부족해 완도에 괜히 왔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자체 비용을 들여 시설을 갈아야 할 것 같아 힘들고 불편하다”고 말했다.

또 입주자가 100세대가 되지 않기 때문에 불목리 관사에 관리인조차 두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따라서 현재 교직원 중 1명이 회비와 전기요금을 걷어 외부인을 고용해 청소를 해결하고 있다. 2년째 불목리 관사를 이용하는 B교사는, “이런 분위기 속에서 교직원들이 자체 모임을 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며 “또 읍내와 거리가 멀어 바깥 모임을 꺼리는 처지에 서로 인사를 나눌 형편도 안된다”고 말했다.

학교 교직원들의 주거와 복지문제 해결을 위해 김성률 위원은 교육미래위원회 회의에서 불목리 분교의 재활용을 건의했다. “폐쇄상태인 분교의 천경도서관을 활용해 교원 연수와 연구 또는 전문적 활동을 위한 공간으로 쓸 수 있도록 해달라”고 건의했다.

이에 대해 유 교육장은 “방치된 천경도서관을 체육시설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도 “완도로 오는 대부분 교직원들이 신규인데 살림할 여건이 좋지 않다는 말을 들으면 누구도 오려고 하지 않을 것이며, 온다고 해서 하루 빨리 떠나려 할 것”이라며 “도 예산으로 어려운 일이라면 이런 경우에 장보고장학회 예산으로라도 최고의 환경으로 만들어 교원들이 안정적인 근무 여건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아이들과 종일 씨름하다가 물이 새는 싱크대, 깨진 변기통이 기다리는 관사로 들어가는 섬마을 선생님들의 불편이 더 오래 지속되지 않도록 사회적 관심과 개선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완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