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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의 문화상품은 무엇인가?

(완도 톺아보기) 박남수/편집국장

  • 박남수 기자 wandopia@daum.net
  • 입력 2015.03.04 23:13
  • 수정 2015.11.04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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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도국립국악원 무용단이 지난 2월 19일 국악원 진악당에서 강강술래를 펼치고 있다.


을미년 설날이었던 지난 2월 19일 진도의 국립남도국악원에서 “새해 새나래”를 주제로 설날 공연이 장엄하고도 감동깊게 펼쳐졌다. 남도국악원 소속 성악단과 기악단, 무용단이 출연해 보배의 섬, 진도의 대표적인 전통문화를 선보인 것이다.

설을 맞아 고향을 찾은 아버지와 딸이 자전거를 타면서 마을 어귀에 나타나 과거를 회상하면서 새로운 희망과 추억을 찾아가는 형식의 인상적인 공연이었다.

양손에 북채를 잡고 힘차게 노는 진도북놀이, 보름달 아래서 연행되는 강강술래, 무형문화재 51호로 지정된 노동요인 남도들노래, 진도 출신 박종기 명인이 최초로 만든 대금산조 그리고 대표적인 남도민요인 성주풀이와 진도아리랑 등이 총출동해 설날 고향을 찾은 가족들에게 한 아름 고향의 선물을 안겨주었다.

모처럼 모인 가족들이 국립남도국악원 진악당을 가득 매웠다. 400석이 넘는다고 했다. 부녀 진행자의 스토리텔링에는 진도가 자랑하는 3보(구기자, 미역, 진돗개), 3락(소리, 그림, 홍주)이 다 들어있었다. 진도라는 보배의 섬에 자부심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진도군청 문화관광과 관계자에 따르면 “국립국악원에서 매주 목, 금, 토에 공연, 강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연중 쉬지 않고 이어지며, 또 93년에 설립된 군립예술단이 주말마다 향토문화회관에서 무료로 주민들과 관광객들을 만난다”고 말했다. “진도에 있는 국악고등학교에서 문화 꿈나무를 키우고 있으며 예술대학을 유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진도는 올해 500만 관광객 유치를 목표로 한다고 했다.

우리 군 역시 500만 관광객을 들먹인다. 그런데 곰곰이 따져보자. 현재 우리 완도를 대표할 만한 이렇다할 문화상품은 있는가? 청산도, 보길도, 장보고, 전복, 미역, 광어, 해조류, 충무공, 명사십리해수욕장 등을 형상화한 어떤 소리와 춤과 그림과 연극 등 상품이 있는가?

지난 3일 서을윤 의원은 완도군 문화체육과 업무보고에 대한 질의에서 “군립국악원을 설립할 의향이 있는가”를 물었다. “검토하겠다”는 판에 박힌 답이 돌아왔다. 불과 1년 전에 우리는 장보고 없는 축제에서 웃음페스티벌 등 ‘쓴웃음’을 팔았다. 이제 “장보고라는 인물축제에 한계를 느꼈다”는 완도군은 다시 수산물축제로 바꿀 태세다. 장사하겠다는 거다. 그런데 장사를 하더라도 세련되게 해야한다. 문화라는 콩고물은 묻혀서 팔아야 한다.

지난 설날 우리 완도는 고향을 찾은 향우들에게 아무 것도 보여주지 않았다. 보여줄 게 없었다. 다음 추석 때는 부디 달라졌으면 좋겠다. 건강의 섬에 걸맞는 테마상품, 문화상품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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