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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는 도둑 위에 나는 경찰 있다

문선훈 경위 수사 의지가 상습 절도범 붙잡아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4.08.28 16:17
  • 수정 2015.11.29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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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지파출소에서 동료 경찰관과 함께 업무를 보고 있는 문선훈 경위(오른쪽)

전과 13범의 치밀한 범행보다 수사부서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면서 몸에 베인 경찰관의 사건 해결의지가 한 발 앞섰다.

자칫 장기화될 뻔했던 빈집털이 절도사건이 신지파출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문선훈 경위(47)의 기지로 범인을 붙잡아 2차 피해까지 막았기 때문이다.

지난 20일 오전 8시께, 신지파출소에 동고리 마을 주민으로부터 자신의 집에 도둑이 들어 현금 약 60만원을 도난당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문 경위와 동료 경찰은 곧바로 현장으로 출동했다. 그 사이 차량을 타고 도주했다는 신고도 들어왔다.

사건현장에 도착하지 않은 상황에서 차를 타고 도주했다면 어느 지점에서 맞닥뜨릴 수 있을 수 있다. 그래서 문 경위는 지나치는 차량의 번호판을 자세히 살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빠르게 지나치는 차를 목격했다. 도주차량일 가능성이 컸다. 차량번호를 외워 조회를 의뢰했다. 범인차량이었다. 그 때까지만 해도 범인이 쉽게 검거될 줄 알았다.

파출소로 복귀한 문 경위는 오전 9시, 교대 조가 출근하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여 인계하고 퇴근했다.

하지만 절도범은 전과 13범의 베테랑이었다. 완도 지리에도 밝아 검문검색을 피해 완도읍으로 숨어들었는가하면, 새벽까지 기다렸다가 완도를 빠져나간 치밀함을 보였다. 완도를 빠져나갔다면 쉽게 해결될 사건이 아니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안다.

장흥이 고향인 문 경위는 쉬는 날이면 가끔 부모님을 찾아뵙곤 한다. 그날도 그랬다. 하지만 근무시간에 발생한 절도사건 범인이 잡히지 않았다는 소식 때문에 심란했다. 자책감까지 들었다.

이유 없이 답답했다. 스스로 “쉬는 날인데”라고 위로했지만 허사였다. 고향 강가에 나가 걸었다. 즐비하게 주차된 차량을 지날 때는 직업병이 도졌다. 습관처럼 번호판을 외우기를 반복했다.

문 경위는 “오랫동안 수사부서에 근무하면서 사건이 발생하면 꼭 해결해야한다는 강박관념에서 오는 자존심 때문에 그랬던 것 같다”고 회고했다.

쫒기는 입장에서 억세게 운 없는 경우가 될 수 있고, 쫒는 경찰 입장에서는 천만다행한 일이 사건 다음날 우연찮게 일어난다.

문 경위가 다리 밑 외진 곳을 지나는데 낯익은 차량 번호판이 눈에 띄었다. 어제 도주차량을 멀리 떨어진 고향장흥에서 발견한 것이다. 문 경위의 사건해결의 집념이 우연에서 필연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이후 완도에서 출동한 경찰과 함께 잠복하여 범인을 검거해 자칫 장기화될 뻔했던 빈집털이 절도사건은 일단락됐다.

신지파출소 강경렬 소장은 “문 경위는 수사 파트에서 오랫동안 함께 일한 적이 있다. 항상 사건해결 의지가 남달랐다.”라고 평가했다.

주민들은 오래도록 문 경위의 수사의지가 절도범의 치밀함을 뛰어 넘은 사건으로 기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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