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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공직사회의 부정부패와 군민 삶의 질

정관범 전 전국공무원노조 완도군 초대지부장

  • 완도신문 webmaster@wandonews.com
  • 입력 2014.03.13 06:31
  • 수정 2015.12.05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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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의 대표적 청백리(淸白吏)하면 아곡 박수량(莪谷 朴守良 1491~1554) 선생을 들 수 있겠다.

아곡(莪谷) 선생은 39년간 공직생활을 하면서 생가에 끼니 때 굴뚝에 연기가 나지 않을 정도로 청빈한 생활을 했으며, 명종은 그가 세상을 떠나자 청렴을 기리는 의미에서 비문 없이 비석(白碑)만 세워 그 뜻을 기렸다고 할 정도로 청렴한 공직자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오늘날의 공직환경이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게 바뀌었고, 삶의 질과 형태 또한 그 시절에는 상상할 수도 없는 다양하고 다기한 생활환경 하에서 살고 있다. 현대를 살아가는 공직자들에게 과거의 청백리를 요구할 수 가 없는 공직환경과 생활 환경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세상이 아무리 변화되고 시대상황이 바뀌었다 해도 변화하지 않고 요구되는 것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 일 하여야 한다는 공직 관을 들 수 있겠고, 이에 따른 가치관과 시대의 요청에 의하여 필요시 되는 시대정신이라고 할 것이다.

즉 무엇이 되고자 함이 아닌,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것, 어떻게 공동체를 위해 희생하고 봉사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만 있다면, 우리 공직자는 바로 설 것이고, 우리군민들의 삶은 한층 더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에서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올바른 공무집행이 얼마나 군민들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대다수 공직자들은 잘 알고 있다. 물론 큰 틀에서 국가, 광역단체의 정책결정이 더 큰 영향을 끼치겠지만, 역설적이게도 군민들의 피부에 와 닿는 체감은 군정과 읍 면정을 집행하고 있는 부분과 공무원들에게서 보다 큰 영향을 받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예를 들면 세간에 문제가 되고 있는 수산 보조사업의 경우 적격 법인체나 개인에게 주어야 함에도 급조된 법인체나 자격 없는 개인에게 불법, 편법 지원되었다면 여기에서 소외된 나머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실과 좌절에 봉착하게 되고, 이는 지역사회 전반에 무기력과 무소신과 무가치를 불러오는 악영향을 미치는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이와 같은 경우는 비단 군민들의 삶 뿐 만이 아니라 공직 질서까지도 크게 어지럽히는 악영향을 가져오게 되는데. 이들이 불법, 편법을 자행하고 조장하는 배경에는 반드시 반대급부가 오가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배경으로 인사(人事)에서의 검은 거래가 끼어들게 됨은 다시 설명이 필요 없다 하겠다.

또, 이 같은 악순환의 반복으로 소외받고 외면당한 공무원들은 일할 의욕을 잃게 되고, 군민들은 군민들대로 상대적 허탈감과 상실감을 갖게 됨은 불문가지(不問可知)이다.
또한 군행정과 군민들의 삶 전반에 불법과 편법과 금권이 우선됨으로서, 모든 군정의 의사 결정 구조는 비민주적인 끼리끼리 패거리 집단이 전체의 의사를 결정하는 패쇄 되고 독재화된 군정으로 갈수밖에 없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할 것이다.

이즈음에서 각종 보조 사업에서 건설공사에서 특혜를 입은 사람들에게 감히 묻고 싶다. 과연 그대들은 을의 입장에서 아무런 대가 없이, 향응 제공 없이, 보조금을 지원받았고, 공사를 계약했는지 묻고 싶다.
그리고 다시 일부 공무원들에게 묻는다. 그대들은 정당한 법집행에 의해서 행정절차에 의해서 보조 사업을 지원하고, 각종공사의 계약과 준공검사 등의 행정집행을 하였는지?

혹자는 관행(慣行)이라는 애매모호(曖昧模糊)한 말로 본질을 호도하고 얼버무린다. 공무원들이 거짓 지출로 비자금을 만들고 윗사람들 해외여행경비를 수 백원에서 수 천 만원씩을 챙겨주고, 애경사비도 챙겨주며, 또 요즈음 문제가 되고 있는 군 의원 재량사업이라는 명목으로 의원 1인당 수억원 씩 예산을 편성해놓고, 의원들이 업자를 선정하고 집행하는 것이 과연 관행이라는 이라는 이름으로 용인(容認)될 것인가 라는 것이다. 이 같은 일들을 과연 누가 만들어 놓은 것인가?

정확히 표현하자면 온당치 못한 부패의 모습을 기득권자들이 오래토록 향유 하고자 관행이라는 미명(美名)으로 포장해 놓은 것이 아닌가?

우리 모두가 아곡 박수량처럼 살라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맨 처음 공무원과 의원으로서 입문할 때 선서 한 것을 기억 하고 있다면, 명예를 소중히 여기고, 헌신과 봉사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자들이라고 한다면. 이제 관행의 틀을 벗어버리고 새롭게 태어나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는 불행이도 일개여직원에 의하여 5억6천 여 만원의 공금횡령이라는 불행한 사건을 당하였다. 이제 이쯤에서 본질을 희석시키려는 말장난과 이를 희석시키려는 온갖 작업들을 멈추고, 군민 앞에 진솔하게 엎드려 사과하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하여 머리를 맞대어야 하지 않겠는가.

군청 모 공직자는 세입결함이 아니다. 부실 채권이 아니다 라고 강변하고 있는데. 자 이즈음 한번 짚어보자 그럼 정리 추경은 무엇을 하기 위한 예산작업인지 대답해 보라.
회기년도 마지막 달에 세입예산과 세출예산을 정리하기 위한 예산 절차가 아닌가?
그런데 왜 들어오지도 않을 5억이라는 세입예산을 편성하고 이를 세출예산에 편성하여 지출하였는지, 그리고 주장하는 바대로 부실채권이 아니다 하면 2014년도 본예산의 세입예산에 편성하여 사용하여야 함이 맞는 것인 아닌지 대답하여 보라.

이제 제발 눈감고 아옹 하는, 군민을 무시하는 그런 행정행태를 지양하고 모든 것을 군민 앞에 낱낱이 밝히고 공손하게 이해를 구하는 공직자와 군정이 되시기를 간절히 바라고 원한다.
많은 군민들이 이와 같은 일련의 일들과 또, 일부 공직자들의 일처리 과정의 몰염치와 뻔뻔함에 분노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인사가 만사라는 진리가 새삼 시중에 회자되고 있음은 완도군정의 현주소라 할 것이다. 문제를 일으켜야 승진도하고 영전도 한다는 세간의 비웃음을 가볍게 들어서는 안 될 것이다.
안에서는 안을 들여다 볼 수가 없다, 밖에 나와 봐야 비로소 그 안을 들여다 볼 수가 있음을 기억하고 밖에서 주는 충고를 겸허히 새겨야 할 것이다.
공무원들이 인사권자만 쳐다보고, 군민을 쳐다보지 않는다면 군민들의 삶의 질은 결코 나아지지 않는다는 평범한 진리를 우리 모두는 기억해야 할 것이다.

이제 모두가 군정과 의정의 감시자로 나서야 한다. 굳이 데모크라시(democrcy)라는 직접민주주의를 고집하지 않더라도 관심을 갖고 감시와 견제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는다면 이 같은 일들은 꼬리를 감출 것이고, 다시는 군민을 무시하고 하대시하는 일들은 사라질 것이다.
청마(靑馬)의 해, 우리 모두가 건강하게 잘사는 공의(公義)와 정의(正義)가 살아 숨쉬는 완도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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