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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50 클럽'에 進入한 韓國의 進路

강철승 한국세무회계경영 아카데미 학장

  • 완도신문 webmaster@wandonews.com
  • 입력 2012.07.04 21:07
  • 수정 2015.11.15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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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1인당소득 2만(20K)달러, 인구 5000만(50M)명을 뜻하는 '20-50 클럽' 시대가 이달에 이룰 것이란다. 통계청 추정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는 오는 23일에 5000만 명을 넘어선다. 유사 이래 세계 6개국만 이름을 올렸던 '20-50 클럽'에 한국이 일곱 번째로 이름을 올리는 것이다.

일본·미국·프랑스·이탈리아·독일·영국 등 기존 6개국들은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글로벌 스탠더드를 선점하는 등 '선발 주자'의 이점을 누리며 '20-50 클럽'에 진입했다. 이에 비해 한국은 '후발 주자'로서의 불리함을 극복하고 성과를 이뤄냈다는 점에서 충분히 자랑스러워할 만하다. 지금까지의 성장세를 이어간다면 앞으로 5년 내에 1인당소득 3만달러를 달성해 '30-50 클럽' 진입도 가능할 전망이다.

그러나 이런 성과를 자축하며 샴페인을 터뜨리기에는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이 썩 좋지 않다. 유럽은 재정위기로 흔들리고 중국 경제는 불안하다. 1987년 세계 최초로 1인당소득 2만 달러를 넘어서고 그 여세를 몰아 5년 만에 '30-50 클럽'의 문을 열었던 일본이 그 후 20년간 장기불황의 그늘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한국 경제가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고 지금보다 한 발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환경에 걸맞은 새로운 옷을 입어야 한다.

먼저 다양성과 창의성을 환영하는 문화가 절실하다. 대규모 수출 제조업이 한국 경제를 이끌어온 시대엔 일사불란한 것이 유리했다. 하지만 혁신과 통섭이 강조되는 차세대 산업에서는 다양한 재능,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문제해결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더 개방적으로 바뀔 필요가 있다. 제도적으로 인정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적극 환영하는 수준까지 변해야 한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이전 방식으로 큰 성공을 경험한 세대가 아직 낯설기만 한 다양성 사회를 받아들이는 것은 말처럼 간단하지 않다. 그런 점에서 개방의 대상과 방향을 바꿀 필요가 있다. 기존의 개방이 주로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바깥을 향한 개방'이었다면, 앞으로는 '안으로의 개방'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밖에서 들어오는 문화나 지식, 고급인력 등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고 그 장점을 적극 소화해야 하는 것이다.

글로벌 리더십 확보도 필요하다. 국제 사회에서 든든한 우군(友軍)을 확보해야 한다는 뜻이다. '30-50 클럽'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시장점유율 확대뿐 아니라 기술 표준이나 제도 경쟁에서도 앞서 가야 하는데 여기에는 국제 사회의 지지가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우리보다 앞선 '20-50 클럽' 진입국들도 홀로서기를 고집하지 않고 다양한 형태로 다른 나라들과 교류를 늘려왔다.

다행히 우리에게는 다른 선진국들이 갖지 못한 비교우위가 있다. 6·25 전쟁 이후 불과 반세기 만에 최빈국에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으로 변모한 빠른 경제성장과 이 과정에서 축적한 정책 노하우는 중소 규모 국가들이 부러워하며 배우고 싶어하는 부분이다. 따라서 우리의 발전 경험을 그 나라들과 효과적으로 공유한다면 서로 간의 신뢰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나라의 국제적 위상은 국민 다수의 품격이 모여 만들어지는 결과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아무리 정부 차원에서 다양성과 창의성을 높이고 개방 의지를 내세우더라도 정책 노력이 국민들 삶 속에 뿌리내리지 못하면 공염불(空念佛)일 수밖에 없다. 한국이 '20-50 클럽' 시대를 넘어 '30-50 클럽'에 순조롭게 진입하기 위해서는 국민 개개인의 자발적이고 다각적인 변화 의지가 무엇보다 선결돼야 할 것이다.

한국이 1인당 소득 3만 달러 되려면 외부 문화·지식 적극 받아들이고 국제 사회에서 友軍 확보해야하며 국민의 품격이 국제 위상 좌우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정치권과 정부의 혁신과 개혁으로 모범을 보여야 국민의 품격도 높아질 것이다. 19대 국회가 6월 5일 개원하였으나 여야의 이전투구 정쟁으로 국민을 도외시한 것을 어떻게 국민의 봉사자라고 선출했는지, 오호 통재라! 일하기 싫은 자는 먹지도 말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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