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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대화 많이 하는 가정을 만들자

강철승 한국세무회계경영 아카데미 학장

  • 완도신문 webmaster@wandonews.com
  • 입력 2012.05.10 15:01
  • 수정 2015.11.11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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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가 살면서 한번쯤 이혼 생각 안 해본 적 있을까? 결혼 후에도 연애 시절의 애틋한 감정을 유지하며 알콩달콩 살아가는 부부가 과연 얼마나 될까? 나이가 들면서 평온과 안락에 익숙해지고, 자식들 때문에 체념한 채 살아는 부부가 대부분 이지 않을까?

부부마다 다르겠지만 파경(破鏡)에 이르는 부부들의 경우 대화 부족이 공통된 현상이다. 대화 부족으로 오해가 생기고, 오해는 원망을 낳는다. 원망이 쌓이면 미움이 되고, 미움의 끝은 결국 이별이라는 것이다.

팝스타 마돈나(50)와 영화감독 가이 리치(40)부부가 2008년 8년간의 결혼생활 끝에 합의 이혼했다. 이들 파경 원인이 한 때 크게 주목을 받았던 이유는 다른 연예인들 처럼 불륜 문제가 아니라 대화의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었기 때문이다.

마돈나와 가이 리치 부부는 아프리카 말라위에서 입양한 아들 데이비드 문제로 감정의 골이 심화됐다. 당시 안젤리나 졸리가 딸 자하라를 에디오피아에서 입양한 것에 고무된 마돈나는 남편인 가이 리치와 한 마디 상의 않고 입양을 추진했다. 우여곡절 끝에 아들 데이비드를 입양했지만 이 사건으로 부부간 대화가 끊기고 끝내 이혼을 선택할 수 박에 없었다.

현명한 부부일수록 사소한 오해라 할지라도 그것이 원망과 미움으로 발전하기 전에 대화를 통해 털어내려고 노력한다. 상대의 말에 귀 기울이기보다 각자 자기 말만 앞세우는 요즘 세태에 매우 어려운 주문일 수 있으나 끊임없이 대화할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대화에도 기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대화는 서로 눈을 맞추고, 상대의 감정을 살피는 데서 시작된다. 경청과 감정이입, 두 가지가 대화 기술의 요체다. 상대방이 말을 할 때 토를 달거나 중간에서 끊지 말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인내심을 갖고 끝까지 들어줄 때 소통이 이루어 진다는 것이다.

부부가 동시에 대화의 기술을 터득하면 좋겠지만 그게 안 된다면 어느 한쪽만이라도 먼저 대화 기술을 배워 실천하는 것이 좋다. 대화가 소중함은 부부만 아니다. 가정은 말할 것도 없고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심리학 교수인 셰리 터클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시대를 맞아 소통은 늘었지만 대화는 오히려 줄어들었다”고 지적한다. 수시로 e-메일과 문자를 주고받고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하지만 그것이 대화를 대신할 순 없다는 것이다.

컴퓨터나 태블릿PC, 스마트폰 같은 디지털 기기를 이용한 소통은 뉘앙스와 표정, 말투의 강약과 완급이 큰 의미를 갖는 대면(對面) 대화의 기능을 대체할 수 없다. 모바일 기기의 스크린을 수시로 살피고 조작하면서 사람들은 남들과 함께 있다고 느낀다. 하지만 그런다고 혼자라는 사실이 근본적으로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고독을 견디는 능력이 부족할수록 디지털 기기에 더 매달리게 되고 그럴수록 더 고독해진다. 대화의 기회가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 SNS 시대를 사는 현대인의 이중적 존재 양식을 터클 교수는 ‘혼자서 여럿이(Alone Together)’란 모순어법으로 표현하고 있다.

대화가 부족하면 멀어지는 것은 부부만이 아니다. 가정에선 디지털 기기가 없는 ‘대화의 성역(聖域)’을 만들고, 직장에선 ‘캐주얼 금요일’처럼 ‘대화의 목요일’이라도 만들어 보는 게 어떨까. 터클 교수의 제안이다.

우리 인간은 하루하루를 누군가와 대화를 통해 살아가고 있다. 엄마의 태속에서의 대화로 시작하여 엄마의 품안에서 말을 배워 평생 동안 수많은 사람과 대화하며 살다가 자연으로 돌아간다.

우리 모두 믿음과 소망과 사랑이 넘치는 대화로 보람 있는 삶을 가정에서부터 실천하여 이 사회가 보다 밝은 세상이 되기를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빌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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