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개화기 당시 완도 생활상을 느낄수 있는 시집 발간

5월 초, 완도 설군 일등공신 침천 김광선 시 300여편 담은 시집

  • 관리팀
  • 입력 2008.06.11 21:29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 개인 창문에 산중의 햇살이 해맑게 비추고 / 냇물소리 잔잔하게 베갯머리에 들린다. / 술 취해 누우면 빨래 방망이 소리 요란하게 들리고 / 목마르면 끌어다가 표주박을 기울인다. / 침상 밑에 그 차고 넘친 물을 다 가져다가 / 멀고 가까운 사람들에게 흠뻑 먹이고 싶어. / 내 참 뜻 그대로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 샘물을 베고 누워 시골에 살면서 밭 갈고 나무하는 / 이 재미. - 샘물을 베고 누워 -

완도 설 군의 주역인 침천 김광선 공이 1897년 시대적 상황을 토대로 쓴 ‘침천자서행록’에 이어 72년 만에 발굴된 시 300여 편이 지난 5월 초 후손들에 의해 ‘샘물을 베고 누워’라는 책으로 번역됐다.

새로 번역된 시 300여 편은 대부분 생활소재를 대상으로 극히 현실적인 시 세계를 보여주고, 당시 완도의 시 문학의 수준이 비교적 높았음을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개화기 당시 섬사람들의 문헌이 거의 전해 내려오지 않고 있는데 ‘침천시고’는 당시 인물, 풍속, 지리, 시문 등 시대적 상황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소중한 작품으로도 평가받고 있다.

침천 후손 익산병원 이사장인 김재백 박사는 “당시만 해도 오지의 유배지에 불과했던 청해에서 의연한 섬사람들의 벗으로 살며 학문의 열정과 시혼을 불태운 완도인들의 기상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시집”이라고 했다.

후손 김정득씨도 “시 300여 편과 함께 지금 완도초등학교 분신인 ‘육영학교일지’와 당시 교재로 편찬한 ‘고사성어고’, 경세서적의 오류를 지적한 ‘경세와반’이 같이 발굴됐으나 먼저 시 300여 편을 담은 ‘샘물을 베고 누워’라는 시집을 먼저 발간하게 돼 말로 표현 할 수 없을 정도로 기쁘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어 “한문을 번역하여 시집발간을 하려니 많은 시간과 경비가 소요됐다. 시집을 많이 발간해 지역주민들과 공유하고 싶지만 경제적 사정이 여의치 않아 많은 시집을 발간하지 못했다.” 당시 “완도의 인물, 풍속, 지리, 시문 등 귀중한 자료인 만큼 군차원에서 지역주민들이 함께 보고 느낄 수 있도록 관심 가져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