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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오신 날 '이런 마음으로 연등을 켜 보시지요!!'

법일스님(신흥사 주지)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07.05.21 19:21
  • 수정 2015.11.15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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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은 신록이 온 산하를 생기 있는 푸르름으로 장엄하고 가정은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이 있고 근로자의 날과 5.18민주화날도 있는 참으로 의미 있는 계절입니다.

그리고 오월은, 모든 사람들이 참 생명을 구현해서 우리 모두가 평화롭고 행복한 삶에  이르는 길을 제시해 주신 인류의 큰 스승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이 땅에 오신 계절이기도 합니다.

 

그렇습니다! 다가오는 5월 24일은 우리 민족의 국민적 축제라 할 수 있는 부처님 오신 날의 기쁜 행사가 전국적으로 봉행되고 불교신자가 아니더라도 수많은 사람들이 절을 찾아 가지가지의 등에 마음속의 희망과 염원을 담아 등불을 다는 날입니다.

 

그런데 지금 까지는 소원과 염원을 담은 등불을 개인의 이익, 가족의 이익만을 위해  켰었다면 이제부터는 등불을 밝히는 이유와 목적을 잘 이해하여 본래 뜻에 부합한 등불을 켤수 있었으면 합니다. 우선 등불을 켜는 의미는 자기 마음속에 있는 무명을 밝혀 어둠의 긴 터널에서 벗어 나오게 하는데 의미가 있습니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부딪히는 수많은 고통과 질곡들이 발생한 원인을 살펴보면 탐욕과 무지에서 오는 것임을 알수 있습니다그 탐욕과 욕망에서 오는 고통과 갈등의 원인을 잘 생각해보면 고통의 원인이 실재 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 상황과 자신을 비교해서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즉 우리가 겪게 되는 모든 고통의 근원들은 자기 마음의 불만족에서 오는 것인데, 그 불만족의 근원적 원인은 타인과 나를 비교해서 발생한 상대적 빈곤, 상대적 열등의식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긍정적 비교는 삶에 대한 열정과  창의성을 발휘하는 좋은 점도 있으나 반대로 그렇지 못할 때 우리는 비교 빈곤의식으로 살아가면서 온갖 망념에 시달리는 것 이지요.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그 고통에서 벗어날까요? 그것은 바로 현재 내가 소유하고 있는 것에 감사함을 절실히 깨닫는 것이고, 내가 세상에 존재하는 것에 대해 고마움을 진심으로 자각하는 것입니다.그런 마음이 들 때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도리어 남에게 베풀게 되는 것이며,  아무런 댓가 없이 베품 뒤에 오는 그 기쁨이, 커다란 즐거움, 보시(조건없이 베품)의 등불입니다.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세상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남이 내 뜻대로 따라 주지 않는다고,,(부모, 부부, 자식, 형제, 친구들) 남이 나를 인정해 주고 알아주지 않는다고 내가 준 것 만큼 되돌려 주지 않는다고, 불평, 불만에 쌓여 화낸 결과 나도 아프고 남도 상처 받는  분노의 불길에 휩싸여 고통스런 삶을 만들어 갑니다.

 

이럴 땐 자비의 등을 밝혀  분노를 잠재워야 합니다. 자비는 상대의 고통을 제거하고 즐거움을 주는 것 이기에 사람을 편안하게 합니다.그리고 세상의 모든 이치에 순응하고 자신의 올바른 관점과 가치로 세상과 사람을 바라보고 이 세상은 너와 내가 함께 만들어가야 하는 공동체적 운명이라는 절대적 진리를 깊게 인식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세상은 혼자서 살 수없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먹는 음식, 입는 의복, 집, 학교, 결혼, 부모, 부부, 형제, 사회 등 내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조건들이 필요하며 그 조건들 속에  이 세상의 모든 존재가 함께 살아간다는  진리에 눈을 뜰 때  지혜의 등불이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보시의 등불, 자비의 등불, 지혜의, 등불을 켤 때 부처님 탄생을  진심으로 축하하는 것이며, 나를 성숙시키고 타인의 공덕까지 성취케 하는 최상의 등불이 될 것입니다.  부처님 오시 날  모두 좋은 일 있으시길 기도  드립니다.

 

                                                                    2007.    5.    16

                            

                                   남망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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