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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목포 해저터널 건설 다시 탄력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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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14-01-28 10:05:04
조회수
13477
제주~목포 해저터널 건설 다시 탄력받나

등록 일시 [2014-01-28 05:00:00]


"167km건설" 中 국영회사 4곳, 한국 정부에 '러브콜'
국내 건설·금융사도 눈독…내달 한중 합작단체 결성


【서울=뉴시스】변해정 기자 = 수년간 흐지부지돼 왔던 제주~목포간 해저터널사업 추진이 다시 탄력 받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국영회사 4곳이 한국 측에 20조원 규모의 투자 의사를 타진해 왔기 때문이다.

유방(劉方) 중국보리북방실업투자회사 대표이사는 최근 뉴시스 기자와 만나 "중국 철도그룹과 건설그룹, 교통건설그룹, 갈주바그룹 등 4개사가 제주~목포간 해저터널사업에 1140억 위안(한화 약 20조원)을 투자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그는 "추병직 전 건설교통부 장관이 회장으로 있는 대한건설진흥회가 협력파트너로서 (해저터널 건설의) 큰 틀을 짜고 있다"면서 "현대건설·대우건설·삼성물산 등 한국 건설사 3곳과도 시공 참여 여부를 협의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보리북방실업투자회사는 중국 대련에 위치한 군(軍) 소속회사 대련보리연합국제무역공사의 관계사다. 신재생에너지·부동산·건설 등 국외 민간·국책사업을 중국 정부와 연결해주는 것이 주 업무다.

최근에는 총연장 167㎞의 제주~목포 간 해저터널 건설사업을 주선하는 데 성공했다.

제주~목포간 해저터널 사업은 지난 2007년 9월 당시 김태환 제주지사와 박준영 전남도지사가 대정부 공동건의문을 발표하면서 본격화됐다. 목포에서 해남까지 지상 66㎞를 철도로 잇고, 해남에서 보길도까지 28㎞는 교량으로, 보길도에서 제주까지 73㎞는 해저터널을 뚫는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천문학적인 사업비에 73㎞에 이르는 해저구간 건설 기술력의 한계, 신공항과 연계된 두 지자체간 의견 상충으로 인해 건설 계획이 사실상 무산됐었다.

이런 사업에 중국 국영회사 4곳이 기부 체납방식으로 자금을 대겠다고 나선 것이다.

한국 측의 승인이 나면 즉각 양해각서(MOU)를 맺어 타당성 조사를 거친 뒤 4년여 간의 기본·실시 설계를 하고 10년 공사·2년 시운전 작업에 들어간다는 게 중국보리북방실업투자회사 측의 복안이다.

완공 후 이용 수요는 연간 1200만 명, 투자금 회수는 최소 30년이면 가능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방 대표는 "완공까지 예상 소요기간은 착수일로부터 15년이지만, 이전에 용역 발주한 적이 있어 타당성 조사 기간은 많이 단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사비는 난이도가 높은 해저구간의 설계속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항공료의 70~80% 수준으로 예상하는 요금 체계도 향후 협의해 나가야 할 부분이나, 투자 방향이 자금 회수와 같은 '돈벌이'가 아닌 양국 간 협력관계 형성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해저터널 건설을 반대하는 의견은 여전히 존재한다. 외자 유치에 대한 우려가 큰 점도 걸림돌이다.

이에 대해 그는 "상당한 자금을 보유한 중국이 외국에 적극 투자하려는 중인데, 그 지역으로 한국을 택한 것"이라면서 "과거처럼 무산되는 일 없이 속도감 있게 사업이 진행되려면 반대 여론을 (찬성으로) 돌리는 것이 급선무다. 외자 유치를 놓고 '먹튀' 얘기도 하는데, 해저터널 건설은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라) 론스타와 같은 접근은 성립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오히려 해저터널 완공으로 파생되는 시너지가 어마어마할 것"이라면서 "일자리 창출과 관광 활성화 효과 뿐 아니라 건설사의 주식도 오르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에 대해 국토해양부 고위직 관계자는 "외국자본 투입 여부와 상관없이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공법이 개발됐다거나 (해저터널) 수요가 크게 늘었는지 등의 경제성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고 전했다.

중국 국영회사가 한꺼번에 한국의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러브콜을 보낸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한국이 안전한 투자처인데다 중국인 관광 수요가 한류(韓流)를 등에 업고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는 점이 큰 매력으로 작용했다.

유방 대표는 "리비아·수단 등 여타 지역에 투자해놓곤 전쟁·테러로 철수한 경험이 많다"면서 "이에 반해 한국은 매우 안전하다. 투자에 제약이 될 만큼 북한 리스크도 크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한국을 찾은 중국인이 400만 명에 육박한다는 점 역시 투자 결정의 한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한국 내 SOC 사업 외에 부동산 매입과 금융기관 인수·합병(M&A)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태세다.

유방 대표는 "한국의 부동산 가치를 매우 좋게 보고 있다. 대치동 포스코빌딩·송도무역센터빌딩 등 수천억원대 대형 매물이 여러 개 시장에 나와 있는 것으로 아는데, 조만간 매입할 예정"이라며 "금융까지도 폭넓게 보는 중"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중국보리북방실업투자회사는 한중 합작 민간경제단체인 동북아평화경제교류협회(가칭)를 다음 달 말께 창설할 예정이다.

협회 이사장으로는 양국 각 1명씩 둘 예정이다. 중국에서는 증배염(曾培炎) 중국국제경제교류중심 이사장이 이미 추대됐으며, 한국의 경우 설 연휴 전후로 확정된다.

유방 대표는 "투자·수출입 등 양국간 경제 교류를 총괄하는 민간 코트라라 할 수 있다"면서 "아직 한국 측 대표가 확정된 것이 아니어서 호명하긴 어렵지만, 이르면 이달 말께 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hjpyun@newsis.com
작성일:2014-01-28 10:05:04 211.253.124.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