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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오르고 있는 ‘서남권 조선산업 클러스터’와 완도군의 선택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07.04.07 14:31
  • 수정 2015.11.07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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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산업은 미래를 보장할 지역의 성장 동력 산업

 

 신 해양시대를 맞아 전라남도의 서남권 지역이 조선산업의 새로운 중심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는 ▲서남해안이 갖추고 있는 천혜의 조선산업 입지조건 ▲세계 중형선박의 수요증가 ▲일본과의 기술격차 감소 ▲지역내 기술인력 공급기반 구축 ▲산학 공동 개발체제 확립 등 국내외 환경이 맞아 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전라남도는 조선산업을 4대 핵심전략산업의 하나로 선정하여 국제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전라남도는 ‘중형 조선산업 클러스터(Cluster)’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서남해안에 조선산업단지를 확대 조성하기 위해 2006년에 서남해안 16개 후보지를 대상으로 조선산업 입지 타당성 용역을 실시했다. 그 결과 중형급 5곳과 소형급 4곳 등 9곳이 좋은 입지 여건을 갖춘 것으로 파악하고 이들 지역에 조선 관련 기업을 유치키로 했다.

 

 중형급 조선소의 입지 타당성이 높은 곳은 서부권의 해남 문내(180만평) ․ 신안 지도(30만평) ․ 신안 압해(18만평) 등 3곳과 중남부권의 고흥 도양(15만평), 동부권의 여수 돌산(12만평) 등이다. 소형급 조선소 입지는 서부권의 해남 황산(3만 6천평), 중남부권의 장흥 회진(3만평) 등 2곳, 동부권의 여수 돌산(2만 8천평) 등 4곳이다.

 

 우리나라의 조선산업은 2000년대 들어서면서 일본을 앞질러 세계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1천 450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 - Compensated Gross Tonnage) 규모의 선박을 수주함으로써 3년 연속 세계 1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루었다.

 

2006년도 수출액을 기준으로 할 때 조선은 반도체 · 자동차 ․ 무선통신기기에 이어 4위였으나, 수출액은 221억 달러로 전년대비 24.8%의 신장율을 보였으며, 201억 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달성해서 우리나라 전체 흑자규모인 167억 달러보다 많은 흑자를 기록했다. 전남지역에서도 현대삼호중공업을 포함한 중소형조선소가 지난해 25억 달러를 수출하여 지역의 새로운 성장 동력 산업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조선산업은 석유화학 등 장치산업과는 달리 전·후방산업과 연관효과를 갖고 있어 타 산업에 비해 고용효과가 큰 업종에 속한다. 그리고 조선산업 호황은 노후선박 대체와 해양오염 규제 강화에 따른 기준미달 선박 해체 등으로 앞으로 2015년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또한 조선산업이 국내 경제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커서 제조업체가 전무하다시피 하여 일자리 구하기가 어려운 우리 지역 주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일자리가 창출효과가 큰 조선산업의 육성에 거는 기대는 매우 크다.

 

조선산업의 무풍지대로 남아 있는 완도군

 

 전라남도는 지역의 미래를 책임질 성장 동력 산업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조선산업 육성에 역점을 두고 ‘서남권 조선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하기 위해 투자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이에 발맞추어 서남권의 여러 자치단체에서도 자기 지역으로 투자를 유치하기 위하여 전담부서를 신설하는 등 기업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남의 서남권 지역에는 영암의 현대삼호중공업과 중소형 조선소들이 들어서 있으며, 해남의 대한조선, 진도의 고려조선, 신안의 신안중공업 등 최근에 유치한 중형 조선소들이 숨 가쁘게 움직이며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계 5위의 건조능력을 갖고 있는 영암의 현대삼호중공업의 지난해 매출액은 2조 2천억 원이었고, 45척의 선박을 수주(46억 달러)했다. 삼호중공업은 최근 규제완화로 도크 추가건설과 크레인 증설이 가능하게 되었으며, 2008년에는 매출규모가 4조 원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한조선은 해남군 화원면 4만 5천 평에 740억원을 투자하여 도크 및 호안축조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대한조선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89만 4천여 평에 총 8천억 원을 투자하여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 규모의 조선소를 만들 계획이다.

 진도군 군내면 녹진지역 20만 7천여 평에 1440억원을 투입하여 조선소를 건립하고 있는 고려조선은 금년도 상반기에 환경영향평가 등 실시계획 승인절차를 거쳐 올 하반기에 건설공사가 재개할 계획이다.

 

 신안중공업도 신안군에 2천 4백여 억 원을 투입하여 29만 6천 평 규모의 조선소를 건설 중이며 향후 2~3년 동안 블록생산 후 선박을 건조할 예정이다.

 

 이처럼 서남권의 많은 자치단체들이 앞 다투어 조선소를 유치하여 건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런데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조선소 입지가 용이한 적지가 많은 완도군에서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모르지만 조선소 유치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어 경제활성화를 통한 지역발전을 바라고 있는 뜻있는 많은 지역주민들은 의아해하고 있다.

 

조선산업의 지역 내 파급효과는 크다.

 

 조선산업의 고용효과는 일반인들의 상상을 초월한다. 세계 최대규모의 조선소인 울산의 현대중공업은 직접고용 2만 5천 명과 3천여 개에 달하는 협력업체의 직원, 연관산업 종사자와 가족 등 조선 관련 인구만 해도 20만 명이 넘는다.

 

 경남 거제시에 있는 대우조선해양은 협력사를 포함한 고용인력 2만 6천 명에다 가족까지 포함하면 9만여 명에 달하여 거제시 인구 20만 명의 45%에 이른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의 조선 관련 인력은 현재 직영 9천 6백여 명, 협력사 2만 4천 명과 가족을 포함해 7만여 명에 달해 거제시 인구의 35%를 점유하고 있어, 두 조선소를 합치면 80%에 육박한다.

 

 영암의 현대삼호중공업은 직접고용 인원이 지난 99년 3천 3백여 명에서 현재는 9천 5백여 명으로 대폭 늘어났다. 직원 가족과 45개 협력업체까지 합하면 조선 관련 인력은 5만여 명을 웃돌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밖에도 해남에 건설 중인 대한조선도 오는 2012년 2차 사업이 계획대로 마무리되면 직·간접 고용인력 6만 명, 가족 3만∼4만 명을 합쳐 10만 여명에 달하는 신도시 하나를 거뜬히 만들어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동안 전라남도의 주력산업이었던 농수산업이 수입개방과 노령화 등으로 인하여 경쟁력을 잃어 감에 따라 인구가 급속히 감소하고 있어 지역의 공동화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 그런데 지역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직 ․ 간접적으로 고용효과가 큰 조선산업을 4대 핵심전략사업으로 선정하고 성장 동력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은 지역의 미래를 위한 올바른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반면에 완도군은 조선산업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서남권의 다른 자치단체와 비교했을 때 결코 조선소의 입지여건이 뒤떨어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조선산업의 불모지로 남아 있어 많은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조선산업은 환경적 측면에서 보면 타 산업에 비해 비교적 공해를 많이 유발하는 업종으로 분류할 수 있다. 실제 우리 지역에서도 조선소에 대한 지역주민의 이미지가 썩 좋은 편은 아니다. 그 이유는 관내의 몇 군데 소규모 FRP 조선소가 영세하여 충분한 공해방지시설을 갖추지 못하고 많은 공해물질을 배출함으로써 주변 지역을 오염시켜 지역주민들과 마찰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이런 연유로 대부분의 주민들은 조선산업에 대해 거부감을 갖고 있다.

 

 그런데 전라남도가 구축하고 있는 ‘서남권 조선산업 클러스터’의 규모는 우리가 알고 있는 조선소의 규모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규모가 크다. 일반적으로 조선업계에서 말하는 중형조선소는 건조 대상 신조선이 5만톤 이상 15만톤 미만의 중형 선박이고, 소형조선소는 1만톤 ~ 5만톤 규모의 소형선박을 건조하는 것을 말한다. 이런 정도 규모의 조선소를 유치하여 건설하는데 환경문제를 도외시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이밖에도 조선산업이 지역에 유치됨으로써 얻는 이익은 여러 가지가 있다. 국세 ․ 지방세의 납세, 식재료로 쓰이는 농수산물의 지역 내 구입, 기업이익의 사회 환원 차원에서 체육시설 ․ 문화시설 등의 건립 기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보탬이 되고 있다.

 

미래를 위한 선택은 우리의 몫이다.

 

 인력 고용효과와 연관 산업의 파급효과가 큰 조선산업을 지역에 유치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유 ․ 무형의 많은 이익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외면하고 있다는 것은 결코 올바른 선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다른 자치단체에서 하고 있는 일들을 맹목적으로 따라 가야한다는 말은 아니지만, 지역의 경제 여건이 어려운 현재로서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폭은 그리 넓지가 않다.

 

그러므로 어떤 정책을 선택함에 있어 다소의 부정적인 부분이 있다 하드라도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더 많다고 판단되면 약간의 불편을 감수하고라도 그 길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선산업을 유치함에 있어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점은 조선소 건설에 따른 적지가 있느냐는 점이다. 다행스럽게도 우리 지역에는 조선소가 들어서기기에 적합한 지역이 몇 군데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조선소를 유치하는데 가장 걸림돌이 되는 부분은 소음 ․ 분진 등 공해물질 배출에 따른 환경파괴 위험이다.

 

그런데 환경문제는 이미 조선소를 유치해 가동 중에 있거나 건설 중에 있는 조선소의 극복사례를 살펴보고 보완하면 될 것이다. 우리의 미래를 위한 선택은 결국 우리 스스로의 몫이다. 지금이라도 우리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산업을 유치하는데 주민과 행정기관이 서로 힘을 합하여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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