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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동 못한 아버지 쌍둥이 자매가 지킨다.뇌출혈로 쓰러진 아빠의 간병인을 자청해...보조침대에서 함께 생활하며 아버지 돌본 쌍둥이 효녀
완도신문 | 승인 2007.04.01 00:58

 

  

뇌출혈로 쓰러져 거동을 못하는 아버지의 손발이 되어주며 언제나 밝은 표정으로 병원 안에서 소문이 자자한 10대 쌍둥이자매가 있어 봄꽃 향기보다 더욱 진한 가족애를 느끼게 하고 있다.

 

유재운(남,47세)씨는 대성병원에서 5개월째 침대에 누워있다. 대성병원과 광주 조대병원을 오가며 치료를 받아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왼쪽 팔다리 마비로 거동을 전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 아버지를 위해 완도수산고에 다니는 일란성 쌍둥이 유슬기(18세) 유지혜(18세)자매가 보호자 침대에서 새우잠을 자며 아버지의 대소변을 받는 등 든든한 간병인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뇌경색 증세가 있었던 유 씨는 신경약을 복용하고 있었지만 세가족의 생계를 위해 농공단지 공장에서 아침7시에 출근해 밤12시에 퇴근하는 힘든 생활을 반복하다 공장에서 쓰러졌다.

 

유 씨가 작년 11월~12월 광주 조대병원으로 옮기자 자매는 학교에 결석계를 내고 한달 간을 조대병원에 머물며 아버지 곁에서 간병인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다.

 

병석의 유 씨는 “자매가 성격이 활발하고 책임감이 강해서 훌륭한 성인으로 성장하리라 믿는다”며 애써 감춰온 눈물을 흘렸다.“아빠 또 울어”하며 눈물을 닦아주던 슬기는 아빠가 눈물이 많아서 친구가 찾아와도 매번 울어 그럴 때마다 사랑한다며 아빠를 달랜다.

 

큰 딸 슬기는 아빠는 친구처럼 느껴질 정도로 자상해서 집에서도 세 사람이 한 방에서 살았을 정도다. 사춘기 여고생들이 자기만의 공간을 원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우리 가족은 예외라며 아빠가 건강을 되찾으면 큰엄마 큰아빠와 함께 다섯 식구가 같이 살고 싶다는 마음도 밝혔다.

 

큰아버지 유재선(52세)와 큰어머니 황경순(52세)씨는 쌍둥이자매를 친자식보다 소중히 키웠다. 지금도 그 마음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제는 세 가족이 병원생활도 익숙해지고 유씨의 건강도 많이 좋아 졌다. 하지만 쌍둥이자매는  아빠가 재활치료를 열심히 해서 걷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밝혔다. 지혜는 “아빠가 쓰러지기 몇 주 전에 등산약속을 했는데 날씨가 안 좋아 못 갔어요.” “이제 아빠가 나으면 꼭 산에 같이 갈 거예요”라며 희망도 전했다.

 

두 쌍동이자매 슬기, 지혜양은 아빠가 빨리 일어나 재혼한다면 절대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여자는 시집가면 부모 곁을 떠나야 한다는 농담도 곧잘했다.

 

슬기와 지혜양은 13년 전 집을 나간 친엄마를 중학생이던 4년 전에 광주에서 만났다. “기뻤다는 느낌보다는 무덤덤했어요.” 지금도 우리 자매를 키워준 큰엄마를 친엄마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다”고 말했다.

 


 

전산과 2학년인 슬기양은 특별한 꿈이나 목표는 세우지 않았지만 전산관련 일을 해보고 싶다. 집안 형편이 된다면 대학에 가고 싶다는 속마음을 밝히기도 했다.

 

가공과 2학년인 지혜는 병원에 있어보니 간호사 언니들이 고생도 많이 하지만 멋있다고 했다. 아울러 보건대에 진학해서 간호사가 되고 싶다. 최근 남자친구와 헤어졌지만 10대 소녀다운 발랄함과 솔직함도 보였다.

 

슬기와 지혜의 담임 박지순교사와 정우성교사는 자매가 교우관계가 좋고 학습활동도 열심히 한다고 했다. 병원에서 먹고 자며  생활을 한다고 전해 들었지만 지각한번 하지 않고 교우관계 또한 좋다고 말했다

  

두 담임교사는 자매들이 학교생활을 지금처럼 하면 잘하는 것이다. "희망을 잃지 말고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살고 지금의 환경이 열악하고 힘든 만큼 정신은 더욱 강해진다"며 힘찬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완도읍 개포리 B레스토랑에서 밤 11시까지 아르바이트를 하는 지혜는 쌍둥이라서 좋은 점은 힘들 때는 자매 둘이서 번갈아 가며 출근을 해도 사장이 모를 때가 많다. 처음 아르바이트를 할 때는 생활비에 보태려고 했지만 지금은 용돈도 벌고 휴대폰도 장만하기 위해 아르바이트 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혜는 간혹 일하는 곳에 친구들이 손님으로 찾아와도 절대 자신이 창피하거나 부끄럽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지친 몸으로 집으로 돌아가면 큰엄마가 엄마 역할을 대신하지만 엄마 없는 그늘을 아빠에게 보이지 않기 위해 마음을 감추는 것이 정말 힘들었다고 눈물을 흘렸다.

 

 

기자는 아빠와 대화하는 자매를 사진촬영하기 위해 세 사람의 다정한 모습을 요구했다. 이때 자매는 “그건 설정이에요”라고 밝게 웃으며 옆에 있던 딸기를 아빠의 입에 넣어주는 부녀간의 다정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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