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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겨울 버겁게 사는 독거노인 박봉단 할머니군에서 주는 생계비 모아 아픈 아들 병원비로 보내... 자원봉사자 집안청소등 허드렛일...실제 도움 안돼
완도신문 | 승인 2007.03.01 14:35

사람사는 세상엔 기쁨 못지 않게 슬픔도 있다./ 그래서 갈꽃 섬에도 배나무재의 눈물고개가/ 포전리와 이목리를 가로 질러 세상사는 만큼 눈물을 머금고 있다./ 중략 / 사람이 살면서 넘어야만 하는 고개 넘지않으면 안되는 고개/ 세찬 바람의 눈물은 낮아졌지만 / 그 눈물보다 무서운 눈물이 있어 이제 서러운 고개가 되어가나 보다.<정형택 가삐리 가삐리 부여잡은 노화 섬 중에서>

 

“내 아들이 설 맹절에 꼭 오까만이 세립 밖만 지키고 있어.” 아들이 너무 보고 싶어. 노화읍 포전리에 사는 박봉단(92세)할머니는 날마다 전화기 옆을 떠나질 못한다. 행여 병원에 있는 아픈 아들의 목소리라도 들을 수 있을까 하는 기대 때문이다.

 

10년 전 남편과 사별하고 비슷한 시기에 큰아들 전기석씨도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박 할머니의 슬픔이 가시기도 전에 서울에 사는 둘째 아들 경윤씨 마저 시름시름 앓더니 입원과 통원치료를 장기간 하고있는 신세다.  박 할머니는 아들 생각에 날마다 혼자 먹는 밥이 목에 잘 넘어가지 않는다.

 

박 할머니는 매달 정부에서 지원되는 생활주거비 등 30여 만 원의 돈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은다. 아니 쓰지 못한다. 둘째아들 치료비로 보내기 위해서다. 3∼4개월 모아 50만 원~100여 만원이 되면 어김없이 보낸다. 이런 세월을 벌써 5년이나 해 오고 있다.  5년 동안 얼굴 한번 보지 못한 아들이 너무 보고 싶어 날마다 눈물로 세월을 지샌다.

 

박 할머니의 큰딸 전순임(64세)씨도 가까운 보길도에서 혼자 살고 있다. 작은딸 전순심(61세)씨 역시 형편이 무척 어려운 실정이여서 어머니를 돌보지 못하고 있다. “남편이 20년 째 눈이 안보여서 아이들이 벌어온 돈으로 생활을 하고 있어요. 이런 형편이라 설 명절이 되어도 친정어머니를 찾아뵙지 못하고...”말 끝을 흐렸다.

 

기자가 박 할머니 댁을 방문해 방문을 열자 낡은 TV가 눈에 들어 온다. 워낙 오래되어 고장났는지 TV화면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그렇다고 주변에 고쳐주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다. 냉장고에도 먹을 거리 하나 없다. 퀴퀴한 냄새에 역겹기까지 하다. 집안 곳곳에는 거동조차 힘든 외롭고 쓸쓸한 노인의 따뜻한 체온만을 느낄 뿐이다.

 



 

“늙으먼 사람이 아니여 짐승만도 못 혀...”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찾아가는 경로당마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어울리지 못하고 돌아오기가 일쑤다. “경로당 말고는 갈 곳이 없는디”  “너무 오래 살아서 이젠 마음까지 아픈디 빨리 죽고 싶어도 맘대로 안돼... ” 

 

박 할머니와 이웃사촌인 이복종 이장의 말에 따르면 포전리 마을에는 108가구에 80대 이상 노인도 4명이나 되는 등 고 연령 노인이 많이 살고 있어 가끔 자원봉사자가 독거노인의 집을 청소해 주기는 하지만 목욕을 시켜주거나 실제적인 도움이 되지는 못 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박 할머니가 마을 공동목욕탕을 놔두고 왜 찬바람이 부는 집 앞 마당에서 물을 끓여 목욕을 해야 하는지 부모를 모시는 자식의 심정으로 돌아보기 바랄 뿐이라 했다.

 

최근 마을에서 70대 노인이 세상을 떠났지만 며칠 후에 발견할 정도로 독거노인에 대한 지역 행정과 마을 책임자의 체계적인 접근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포전리 마을 경로당 역시 난방을 위한 유류만 지원되고 식사는 노인들이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형편이라 농어촌 노인복지 전반에 대해 대책강구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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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화읍사무소 담당자는 현재 포전리 마을 독거노인 일곱 분을 특별 관리하고 있으며 쌀과 기초 생필품을 지원하고 있으며, 주기적으로 방문하고 있다. 앞으로 더욱 철저하게 관리해 불편함을 최소화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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