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순◈

뒤돌아 보지 마세요
인생은 순환열차와 같아서
앞만 보고 달려도 60년이 지나면 그 자리에 옵니다.

세월이 나이가 되게 살지 마세요.
깨달음의 나이로 사세요.

세월에 매이지도 말고 인연에 매이지도 마세요.
그저 매일 놓고 매일 새로 시작하세요.

설득하려고 노력하지도 말고
소통이 불가능한 인연에게 애써 세월 핑계대며 매달리지도 마세요.

연민도 미련도 가지지 마세요.
세월이 지나면 아무 것도 아닙니다.

기질이 다르면 연대하기 어렵고
연대감이 없는 인연은 아쉬움만 남습니다.

누가 울면 나중에 웃을 것이라 말해주고
누가 웃으면 먼저 울었거나 나중에 울 것이라고 짐작만 하세요.

가지지 않은 자신을 탓하면
종류가 다르게 가진 것을 모르므로 탓하는 그를 멀리 하세요.

변명이나 설명은 구차합니다.
고치고 도와서 잘 놀고 싶은 꿈은 버리세요.

마음주고 손길 뻗은 기억마저도 잊을 수 있는 인연 만들며
앞만 보고 가세요.

욕하고 탓하는 사람의 가슴에는 부러움이나 기대에 못미침이 담겨있지요.
그런 자신을 모르기 때문에 그렇게 합니다.

남이 자랑하는 것을 오히려 부러워 하세요.
그의 덕목은 칭찬받지 못할지라도 나쁜 것을 자랑하는 일은 드뭅니다.

부러움은 희망의 방향입니다.
과거를 나무라지 마세요.

앞만 보고 가세요.
자연스럽게 과거를 만나게 됩니다.

그 때 자신과 화해해도 늦지 않습니다.
다지고 다지다가 시간의 차 한번 놓치면 매사에 지각 인생입니다.

누군가 날더러 매듭을 다 푼 사람같다고 해서
되게 좋은 말로 듣고 한 때 해해거렸지요.

너무나 당연히 그 말을 들어야 하는 때에 이르렀는데
그것도 모르고 칭찬인 줄 알았지요.

나 이제 외로워서 죽어도 좋아요.
이 말은 절대 죽을 만큼 외롭지 않을 것이란 자신이 있기 때문이지요.

세상이 끝나지 않는 한 사랑받고싶은 사람은 항상 있을 것이며
인류의 그 누군가를 사랑하면 외롭지 않을 것이니까요.

내 소망은
기도로 의지를 세우지 않더라도 사랑대기조가 되어 있도록
나를 비워서 사랑으로 채우는 일입니다.

예와 아니오를 분명히 하며 앞만 보고 가세요.
주님이 섭리하시면
사랑할 사람과 사랑받아야 할 사람이 만나지거든요.

그런 사랑조차 탐하지 마세요.
비워야 채워지는 원리를 익히는데 게을러서
남의 가슴에 두레박 늘이는 사람입니다.

제 우물 파서 그 물에 두레박 늘이는 일에 몰두하십시요.
많이 파면 많이 고입니다.

주님은 언제나 그 법칙을 지키시는 분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