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한 시대는 누가 여느가? 소명을 믿는 남자

  • 김형진 기자 94332564@hanmail.net
  • 입력 2021.06.11 09:54
  • 수정 2021.06.11 09:56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련에 상관없이 유보하지 않고 머뭇거리지 않는 태도는 그를 젊게 만든다.
그 태도가 그의 경건함이 드러나는 방식이며 그 내면 깊은 곳에 잠재한 내양이다. 참된 영혼이 현상학적으로 보이는 순간이란 그 내양의 시간이 현실세계와 부딪혀서 응결된 투명한 흔적일 뿐.


여성가족과의 최광윤 과장은 같은 금일 지역 선배라고 했다. 임원희 대표(사진)에 대해 연배 차이가 많이 나 감히 평할 순 없지만 '그는 보이는 임원희의 세계 보다 보이지 않는 임원희의 세계가 훨씬 더 웅장하고도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다'고 했다.

 


금일읍에서 전복과 치폐, 미역 다시마 곤피 종묘생산을 하고 있는 송민수산의 임원희 대표.
보는 순간 장사라는 느낌, 귀인지상의 위엄어린 풍모 또한 천하일품, 남자의 멋이 느껴지는 사람이다. 점잖은 말투와 시국관이나 사회상, 그에 걸맞는 행동거지 하나 무엇 하나 나무랄게 없다.


어려웠던 길을 걸어봤기에 더 풍요롭고 더 나은 사회에 일조하겠다는 생각에 금일읍 주민자치위원장을 맞게됐고 완도군행복복지재단 이사로도 나서게 됐다고.
화제는 지난달 화제가 됐던 완도~고흥 간 국도승격.
반 한은 풀었다고 했다. 조속히 서둘러 다리가 놓여진 모습을 전군민과 함께할 수 있다면 어깨춤을 추겠노라고. 고민은 갈수록 감소되는 인구 문제. 젊음이 돌아와야 학교가 살고, 지역사회가 활기를 찾게 될 것이라며 다시마 생산을 위한 수협에서 정착할 수 있는 자금 지원, 전복 시장성 등도 풀어야할 숙제라고 했다.


어려운 점은 없었냐고 묻자, 형님과 함께 미역공장부터 시작했는데 같이 실패했다고.
이후 광어 양식도 했고, 다시마와 해조류 종묘 등으로 생산종목을 바꿔가게 됐다고. 뜻 깊은 일에 대해선 학창시절 책에 완도김이라고 용어까지 나올만큼 해조류 생산에 있어선 어느 지역보다 유리한 완도 지역에 김 채묘장이 없어 전남도 수산과학원을 찾아 다니며 설득하면서 해남 완도 진도에 오게 했을 때 그때가 보람찼다고.


돌이켜보면 "누구든지 산정 꼭대기엔 오래 머물 수는 없다는 것. 삶은 최고와 최악의 순간을 지나 유장한 능선을 오르 내리며 한 발 한 발 가는 것 같다"며 "절정의 시간이란 짧고 최악의 시간 또한 짧다. 긴 호흡으로 보면, 좋을 때도 순간이고 어려울 때도 순간인 것을 돌아보면 좋은게 좋은 것이 아니고 나쁜게 나쁜 것이 아닌 것이라서 삶은 동그란 길을 돌아나가는 것이 아니겠냐"고 했다. 그러니 담대하고, 어떤 경우에도 나 자신을 잃지 않으며 어떤 경우에도 인간의 존엄성을 잃지 않는 것이다"고.


현재 치폐장은 7명의 직원과 가족들이 함께하고 있는데, 임 대표의 곁에는 든든한 아들이 돕고있었다. 훤칠한 키에 미남자, 한 눈에 보기에도 장사처럼 보이는 아들. 아들은 전국체전 1위까지 오를만큼 유망한 씨름 선수였고 인천시 연수구청 선수로 활약했는데, 무릎 부상으로 선수생활을 접게 됐다고.
씨름부 감독까지 제안을 받았지만 고향에 내려와 아버지를 도우면서 주말엔 아내가 있는 광주를 오간다고 했다.


아버지가 언제 가장 힘들어하냐는 말에 아들은 잠시 생각에 잠기며 말하길 "아버지가 광어를 키울 때였는데 추석 무렵 고기가 한창 나가야하는데 그만 정전으로 고기 폐사해 버렸다"고. 정말 힘들었을텐데 가족들에겐 전혀 티 하나 안 내는 모습이 참 대단하게 보였단다.
혹여나 밤중에 정전이 될까봐 밤에도 불을 끄지 못하고 잠자리에 들 정도였는데, 지금은 그나마 발전시스템이 향상 돼 조금은 안심이란다.


아버지가 해 준 말 중 기억에 남는 말이 있냐고 묻자, 아들은 "단 한 번 여기까지가 왔을 때 다시, 그 한계를 뛰어넘는 순간이 비로소의 나를 만나게 되는 순간이다. 삶에서 그런 순간을 많이 만날수록 나는 강해지니까, 어려움을 피하지 말라"는 말이 참 인상적으로 남아 있다고.
임 대표의 아내는 금일읍 감목리 출생으로 그때만해도 총각 처녀가 많았을 때라 연애 결혼을 했는데, 이쁜 사람 데려와 고생만 시킨 것 같아 마음에는 늘 미안함과 감사함이 있단다. 현재 아내는 금일지역 적십자봉사회 회장으로 활동하는데, 요즘 백신 접종과 관련해 어르신 봉사에 열심이라고.  해조류가 완도의 미래가 될 수 있겠냐고 묻자, 임 대표는 미역 종묘가 생산되는 곳으로 안내했다.


말하길 "해조류는 우리 지구에서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생산이 가능한 최고의 식품으로 식이섬유와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이 풍부하면서 채소보다 탄소발자국 생산 및 서비스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훨씬 적은데다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얼마 전, 문재인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 앞으로 대한민국이 기후온난화를 주도해야한다고  이야기를 듣고, 완도 해조류가 대한민국의 국정 목표에 딱 들어맞는 미래라는 생각에 엄청 기뻤다고.


"완도는 따뜻한 기온과 완만한 조수차로 다시마와 김, 미역을 양식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완도 해저는 70~90%가 맥반석으로 구성돼 있고, 맥반석은 정화 작용이 우수하고 영양염류를 많이 생성해 완도산 해조류 등 수산물의 맛과 영양이 뛰어나다"고.
지구상에 해조류가 잘 자라기까지 완도만큼 좋은 환경이 없는데, 앞으로 미래이니 승부는 난 것이 아니겠냐며 환하게 웃어보였다.

 


세상은 힘 센 자들의 놀이터이지만, 한 시대는 그것만으론 열리지 않는다.
한 시대를 열 수 있는 방법이란 진실로 내가 어떤 삶을 사느냐?
지금 이 순간을 진실로 그 소명에 따라 믿고 실천하는 사람에 의해서만 열린다는 것.

저작권자 © 완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