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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준의 내부에서 싸우는 단 한가지는 도취가 아닌

동행취재 신의준 도의원

  • 김형진 기자 94332564@hanmail.net
  • 입력 2021.05.29 11:38
  • 수정 2021.05.29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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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완도~고흥간 지방도 국도 승격과 관련해 금일 출신 도의원으로서 완도군과 전남도 사이에서 가교역할을 하며 노고가 많았던 신의준 도의원의 축사를 꾸릴 예정이었으나, 데드라인(편집마감 한계 시간)에 임박해 도 공무원에게 연락이 와서 "차후 인터뷰를 별도로 마련해 지면에 보도하겠다"고 신 의원에게 전해달라고 했다.


지나가는 말이라 그런 기회가 다시 또 올까 싶었는데, 닷새만인 지난 25일 완도군의회 정문에서 우연히 만난 신의준 도의원, 이미 전한 말이 있던 터라 곧바로 동행 취재를 결정하고 신 의원의 일정을 맞췄다.
의장 접견 정도일 거라 생각하며 의회는 무슨 일이냐 했더니, 뜻밖의 말. "완도군청 개청 이래 1백년 동안 최고의 토목기술자인 박희선 친구를 만나러 왔다"고 했다.


이어 모습을 보인 박희선 의회 전문위원.
다음은 어디로 가느냐고 했더니, 신 의원은 "공자도 유붕이 자원방래면 불역락호아(벗이 먼 곳으로부터 오면 또한 즐겁지 않겠는가)라 했지 않는가. 친구들 격려가 우선이다"며 향한 곳은 군청 농업축산과. 박기제 과장 또한 친구라고 했는데 농업축산과까지 동행한 박희선 과장.
벗들이 만나니, 자연스레 농담과 여담이 오가면서 이번 완도~고흥간 도로의 국도 승격에 관한 이야기가 오간다. 신의준 의원에게 감회를 묻자 “정말, 피눈물이 낳은 결과다” 지난번 예타면제에서 탈락했을 때 크게 상심하는 모습에 김영록 도지사가 그러더란다.


“신 의원 너무 낙심 말게, 그리고 지역민에게 죄송하다는 이야기 전해달라! 문재인 정부 때 반드시 한 번은 더 기회가 있을 것이고 그때 예타면제 사업으로 진행하자”고. 그러며 신우철 군수가 말했던 것처럼 ”이번 국도승격은 완도군의 20년 여망이었고 완도군민과 향우들 그리고 인근 지자체 주민들까지 합심한 17만 서명자들, 금일번영회장과 함께 금일읍 165명의 학생들이 직접 대통령에게 쓴 편지는 너무 감사한 일이다“고 말했다.

 


그 말을 듣고 있던 박희선 전문위원 "노화도에도 다리를 놔줘야한다. 안되면 스치로폼이라도 연결하고 싶다"고 했다. 박 위원은 "퇴직 후엔 소안 보길 각 가정 마다 돈을 내서 다리 놓자고 말할련다. 대략 3천가구니까 100만원씩 30억 정도면 다리 놓을 밑천은 되지 않겠냐”고. 또 토목기술자 답게 "노화 보길에 주탑을 만들고 부교를 놓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면서 금일 일정 거리가 길어 생일과 금일 870미터 구간은 해저 터널을 뚫는 것도 고려해 봄직하단다.
그러면서 "노화 광산에서 이미 제주까지 뚫었다는 소문도 있어 그 길을 이용해 보는 것도 좋겠다”고 했다. 그 만큼 섬 사람들의 애환을 이야기하는 것인데, 옆에서 묵묵히 듣고만 있던 박기제 농업축산과장에 신의준 의원은 어떤 친구냐 묻자, 사람 좋은 웃음으로 대답한다.

 


이어 안전건설과를 찾은 신 의원. 이번 국도승격과 관련해 담당이었던 김진원 도로시설팀장을 격려했다.
김 팀장에게 어려운 점은 없었냐고 묻자, “국책사업이란 게 참 어려운 일이다. 기재부 직원들은 아는 척도 안하고 만나기는 더 힘들고 열불나게 설명해도 건성으로 네~에 네~에" "왕복 9시간으로 찾아가면 만남은 5분. 그걸 수없이 반복하는 일, 참 어려웠다"고.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물으니, 김진원 팀장은 "중앙부처에서 10분 후 봅시다란 연락, 그걸 신우철 군수에게 전했더니 그 때 열일 제쳐두고 모든 체면 내려놓은 채 뛰어가는 신 군수를 보면서 무엇이 저렇게 뛰어가게 할까? 그 모습에 자신의 심장도 엄청 뛰더라"고.

 


이어 신 의원이 찾은 곳은 전남도 감사가 이뤄지고 있는 완도군청 4층 대회의실.
감사장에 들어서자마자 신 의원은 “감사장에 오니, 감사장은 감사장이다”는 말부터 꺼낸다.
신 의원은 감사 관계자를 만나 "요즘의 감사기능은 법규 위반 지적과 공무원 징계보다는 공무원이 얼마나 주민의 편에서 행정을 펼치는 지 그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전남도 감사 관계자 또한 "도에선 수시감사 컨설팅이 있는데, 행정에서 추진하기 어려운 점들에 대해서 사전에 전남도와 협의하면 법규에 다소 위반되더라도 주민을 위한 행정이라면 면책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점심은 친구가 운영하는 가게에서 지인들과 육회비빔밥을 나누었다.


김보송 양. 조카뻘이라는 보송 양에 대해 신 의원은 "아주 이쁜 친구예요. 보송이가 물을 마실 때나 밥을 먹을 때 보면 마치 꽃잎이 숨을 쉬는 것 같아요!"
또 소개하는 사람은 완도읍에서 빙그레포차를 운영하고 있는 김향하 대표.
나서서 홍보하는 신 의원. “빙그레 포차의 자랑은 고집스럽게 우리 집은 천연조미료만 씁니다. 그런데도 밥을 두그릇씩 먹습니다. 정말 맛있는 곳인데 가보시면 절대로 실망하지 않을 것이다”고.

 


김향하 대표에 대해선 빛이 완전히 차단되고 냉기가 감도는 공간에서 남모르게 꽃을 피운 사람이란다.
그가 어둠과 추위를 견뎌내고 꽃을 피워내는 모습은 참으로 감동적인데, 미세한 빛이라도 새어 들어가면  얼룩이 지고마는 순결함으로 가장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 위해 철저한 고립과 고뇌의 세월까지 마다하지 않는 아주 멋진 사람이란다.


가장 힘들 때 어떻게 안위를 찾느냐고 묻자, 신의준 의원은 “선거 때인가, 누군가 나의 마음이라도 다녀간 듯, 선거 홍보영상으로 쓰라며 만들어 준 미래소년코난 동영상을 본다”고.
동영상에는 “푸른 바다의 즐거운 보트가 보이지 않는다. 신의준의 눈에는 무엇보다 찢어진 어부의 그물이 보일 뿐이다. 그래서 신의준은 슬픈 바다와 헐벗은 어부의 이야기를 한다”고.
"신의준의 내부에서 싸우는 단 한 가지는 푸른 물결 넘실대는 바다의 도취가 아니라 피부가 아궁이처럼 그을린 우리의 아버지와 어머니 때문이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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