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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기억되어야 할 5.18 광주민주화 운동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21.05.15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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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오월 광주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
2017년 5월 18일 광주 국립 5.18민주묘역에서 열린 37주년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눈물짓게 만든 주인공인 고 김재평씨의 사연이다. 특히 고 김재평씨가 완도출신이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가지게 하는 것 같다.


41년전 완도수협에서 근무했던 그는 첫딸의 출산소식을 듣고 광주에 갔다가 산모와 아이를 돌보기 위해 친척집에서 몇일 머무르다 1980년 5월 22일 게엄군이 쏜 총에 맞았다.
당시 고인은 주택가까지 날아든 계엄군 총탄을 막기위해 솜이불을 꺼내 창문을 가리던중 총탄에 맞아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사조서에는 김씨의 아버지가 5월 22일 오후 5시 50분쯤 국군광주통합병원 인근에서 M-16총상을 입어 사망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부인 분만을 위해 래광하여 서구 쌍촌동 번지불상의 친척집에 유숙중 피격”이라며 당시 상황도 비교적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자식의 출산소식, 그것도 첫딸의 출산소식은 얼마나 많은 설레임으로 기다렸겠는지를 자식을 둔 부모라면 다들 알 것이다.


첫만남의 설레임과 행복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이 아픔을 우리는 어떻게 대면해야 하는가?
2017년 5월 5.18 기념식에서 고인의 딸인 김소형씨는 이날 읽은 편지에서 “5.18은 제가 이 세상에 왔던 기쁜 날이기도 하지만, 제 아버지를, 제 어머니의 남편을 빼앗아간 슬픔이기도 하다”며 흐느꼈다. 그리고 “이제 당신보다 더 커버린 나이가 되고 나서야 비로소 당신을 이렇게 부를 수 있데 됐다, 당신을 비록 37년 전의 모든 아버지들이 우리가 행복하게 걸어갈 내일의 밝은 길을 열어주셨다”라고 편지글에서 밝혔다.


어느덧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이 41주년이 되는 해를 맞이했다. 올해의 광주민주화 운동의 슬로건이 ‘오월, 시대와 눈맞추다, 세대와 발 맞추다’라고 한다. 시대정신을 반영하고 새로운 세대들에게 80년 오월 광주의 의미가 무엇이어야 하는 가를 고민해야 할 시기인 것이다.
우리는 지난 몇 년간 새로운 세대들에게 세상은 불공정하고 정의롭지 못하다는 뉴스와 통계를 지켜보고 있다. 새로운 시대의 화두는 공정이다. 여전히 기울어진 경기장에서 공정한 기회를 박탈당하고 결과는 항상 정의와 반대의 길로 내딛고 있는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된다.


새로운 세대들에게 행복하게 걸어갈 내일의 길을 열어주고자 희생하고 헌신했던 5.18 광주민주화운동은 이제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않은 세상을 바꾸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여전히 우리는 80년 오월 광주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외쳐야 한다.
그것이 공정하고 정의로운 세상을 만드는 첫걸음이고, 시대와 눈맞추고 세대와 발 맞추는 시작점이 될 것이다.

 

임보은/교육혁신연대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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