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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각은 오래 지나지 않아 현실이 될 것이다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21.04.09 11:41
  • 수정 2021.04.09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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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규혜
햇살마루 마을학교 교사

 

 햇살마루 마을학교!

 그냥, 궁금했다. 이게 나의 시작이였다.

 젊은 이들이 다시 돌아와 지역을 채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젊어지지 않는 지역의 모습이 의아했다. 그리고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이들의 목마름을 느꼈다. 지역의 교육 뿐만아니라 지역의 활성화에 대해 고민하시는 분들과 지역의 역사적, 문화적, 생태적, 환경적, 인적 교육자원이 풍부함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 배워 아는 것을 삶에 적용시키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웠다. 우리는 물 때 달력을 보며 바닷일 스케줄을 짠다. 사리때는 바닷물이 많이 들어오고 많이 빠진다는 걸 안다. 그 오래전 지구과학 혹은 자연시간에 들어봄직한 지구와 달과 태양이 일직선이 된 시기라는 걸 우리는 배웠음에도 이러한 배움이 삶이라는 걸 인지하지 못한다.

 이러한 이유로 마을교육공동체에 대한 같은 생각을 가진 지역에 스며들어 살고 있는 인적자원 즉 예비활동가들의 마음을 모았다.

 물론 각각의 개성이 뚜렷한 이들의 마음을 모으고 하나의 생각을 도출해내는것은 그리 녹록치 않았다. 열정페이로만 활동가들을 독려하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처음이라는 낯설음을 달갑게 받아들이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많은 고민과 힘듦속에서도 ‘지치시면 안됩니다. 절대 지치지 마세요’하고 내게 용기를 주고 힘을 주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이들 또한 내곁에 있어서 힘을 낼 수 있었다.

 내가 그네들을 위해 무엇을 할수 있을지 무엇을 해야하는지의 고민이 들기 시작했다.
내가 그들에게 할수 있는 것, 해야 하는 것은 기다려주는 것이었다. 그저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움직일수 있게 기다림을 제공하는 것이었다. 재밌게 살고 싶었다. 그 재미 속에 담겨져 있는 삶의 의미를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었다.

 햇살마루 마을학교와 함께 하면서 재미라는 기억이 다시 떠올렸다. 아이들과 함께 배꼽잡고 웃고 내가 그때 그랬었지 어릴적의 추억을 떠올렸다. 흔히 마을교육공동체의 공통된 슬로건인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말처럼 신지 지역 아이들의 교육을 함께 고민하고, 공부하며 마을에 존재하는 모든 자원을 활용하여 지역의 교육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위해 지역민들의 의식을 변화시키고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행동하고 스스로 책임지는 주민으로 살아갔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마을교육공동체는 학교만의 몫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거버넌스가 발동하여 새로운 교육생태계를 만드는 일이야말로 학교혁신에 중요한 가치가 될 거라 생각한다.

 현교육의 문제점들이 교육계만의 문제가 아니다. 마을 구성원인 학교와 아이들이 주체로 성장하고 구축된 교육생태계를 기반으로 아이들,주민들이 마을에 대한 자긍심이 향상되면 마을공동체 문화는 저절로 형성될 것이다.

 내 아이가 또는 나와 마을에서 함께 지내온 아이가 20-30년후에 무엇이 되어 돌아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대통령이 될지, 유엔사무총장이 될지. 이러한 분위기 조성은 학교만이 지역사회만이 개개인 혼자만이 할수 있는 일이 아니다. 지금도 나혼자 무언가를 할 수 있을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햇살마루 마을학교를 만들어가고 있는 모든 이들이 변화를 주도하고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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