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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죽이지 말라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21.03.20 11:08
  • 수정 2021.03.20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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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때 이른 5월의 하늘을 본다.
푸르디푸른 하늘은 오히려 서슬퍼런 칼날이되어 공포와 불안으로 덮쳐왔고, 오히려 공포와 불안은 분노로 불타올랐던 그해 오월.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내나라 내 군대로부터의 발포를 어떻게 받아들였어야 했을까?
지난 2월 1일 미얀마에서 군사 쿠테타가 발생했다. 2020년 11월 미얀마 총선 결과에 대하여 군부는 부정선거가 있었다고 선거 무효소송을 했고, 미얀마 선관위와 법원은 군부의 문제제기를 일축하고 무효소송을 기각했다. 이에 반발한 군부는 결국 쿠테타를 감행한다.
“2021년 3월 15일 미얀마 39명 사망, 누적 사망자 130명 이상”이라는 뉴스 제목은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가 아니다. 군사 쿠테타에 저항하고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요구에 미얀마 군부에 의한 최루탄과 실탄에 의한 사망자 숫자다. 하지만 정확한 사망자 숫자는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지난 2월 28일에 미얀마에서는 ‘피의 일요일’이라는 이름이 붙여졌고, 3월 14일도 마찬가지 였다.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다 숨진 미얀마 양곤 시민들의 장례식이 3월 죽음을 기리기 위한 장례식이 3월 15일 진행됐다.
미얀마 곳곳이 장례 행렬로 채워지고 있다.
군부 쿠테타에 저항하는 시민들의 투쟁은 지난 우리의 오월의 역사와 너무나 닮아 있다.
오랜 기간 동안의 군사독재에 맞선 민주화 운동 끝에 마침내 민주주의를 쟁취한 현대사를 가진 우리에게 있어 미얀마에서의 군부에 대한 반 쿠테타 시위는 단순한 공감을 넘어 같은 아픔, 같은 분노로 다가온다. 4.19 혁명과 그에 따라 수립된 장면 내각을 뒤엎은 5.16 군사쿠테타, 1980년 ‘서울의 봄’을 5.17 내란으로 뒤엎고, 광주에서의 민주항쟁을 무참히 학살하고 짓밟은 전두환의 신군부가 연상 될 수 밖에 없다.


모든 죽음의 무게는 다르지 않다.
삶의 무게가 같음이 존중 받아야 하는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오월의 죽음과 미얀마에서의 죽음의 무게는 훨씬 무거울 수밖에 없다.
그들의 죽음에는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과 군사정권에 대한 분노의 무게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여러 시민 사회단체와 더불어 민주노총은 15일 미얀마 군사쿠테타를 규탄하며 한국 정부가 미얀마 군부를 압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부가 군용물자 수출금지를 발표한 것은 환영하지만, 한국기업들이 미얀마군 최고사령관이 회장으로 있는 미얀마 경제지주회사와의 합작관계를 청산토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늘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져본다.
 

임보은/민주노총 산하 공공연대 완도지회 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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