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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요? 사랑하는 아가를 안고 있는 느낌”

  • 김형진 기자 94332564@hanmail.net
  • 입력 2021.03.12 15:37
  • 수정 2021.03.12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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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이요?”
“하얀 목련 같아요! 아니, 목련이 피어나는 모습 같다는 게 더 맞을꺼예요”
“한줄기 바람의 살결이 우아한 클라리넷의 선율을 일으켜 온우주를 휘감고 돌아와 아주 여리게 떨고 있는 꽃잎의 끄트머리에 앉았을 때, 봄의 빛이 깊고 깊게 숨겨뒀던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순간, 피어나는 하얀 목련”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는 듯한 목련이 떠올라요! 유영이를 보면요!”


지난 주, 소개됐던 완도군행복복지재단 이희정 팀장의 말이다.
군외면사무소에서 사회복지 7년차라고 했다.
말을 건네자, 정말 하얀목련이 피어나듯 해맑게 웃음부터 전하는 정유영 씨. 어려움은 없었나요? 묻자, "저는 항상 좋은 직원들만 만나서인지 사무실은 언제나 즐거운 공간입니다. 다만 아이를 키우며 일하다보니 자리를 비우게 될 때가 많아 직원들한테 미안할 따름이죠"하며 잠시 음울한 표정을 짓는다.
가장 안쓰러웠던 순간은 한 아이의 엄마가 된 이후 최근 매스컴에 보도되는 아동 관련 사건들을 봤을 때 엄청난 충격이 전해져 남편과 함께 많이 울었던거 같다고. 아동복지에 더 심혈을 기울이게 되더란다. 근황을 묻자, 완도의 인구늘리기에 앞장서고자 곧 둘째아기를 출산하러 간단다. 자신의 자리에 공백이 남은 직원들에게 폐가 되지 않도록 업무적으로 잘 마무리하려고 매진하고 있다면서 사회복지에 대해선 “사랑하는 아가를 안고 아가의 눈망울을 바라보는 눈맞춤 같다"고 했다.


행복한 순간은 자신뿐만이 아니라 사회복지공무원이라면 누구나 느끼겠지만 민원인과 상담하면서 경청하는 것만으로도 상대방의 마음을 어루만져 줄 수 있다는 것을 가슴이 먼저 느낄 때, 어떠한 복지혜택도 드릴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민원인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며 감사함을 표현하는 분들을 보면 사회복지의 매력에 빠지게 된다고. 또 면사무소에 상담하러 오시는 어르신들을 보면 면사무소에 오신다고 가장 아끼는 옷, 가장 깨끗한 옷을 입고 오시는 걸 많이 보게 되는데, 그런 분들에게 바쁘고 과다한 업무량때문에 나도 모르게 인상을 쓸 수 있어 되도록 웃으며 일하려고 노력하는데, 이 마음가짐이 사회복지공무원의 생활이 끝나는 날까지 변치 않았으면 한단다.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있냐고 묻자, 어린 왕자 이야기를 꺼낸다.
어린 왕자는 사람이 기쁘지 않으면 장미까지도 불행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는데, 어느 날 거미줄에 둘러싸인 나뭇잎 속에 매달려 있는 번데기를 보았다고. 무언가 그 속에서 움직이고 있었는데, 번데기에 금이 가면서 조그만 다리 하나가 나오는데 비틀거리며 나비 한 마리가 바깥으로 몸을 내밀었다.


아직은 형편없이 구겨진 모습이었는데, 어린왕자가 먼저 "안녕"했더니, 고통스러워하던 나비가 "잠깐만"하면서 마지막 탈피에 힘을 쓰더란다.
나비는 태양을 향해 버둥대며 앞발로 날개를 쓰다듬었다. 그리고 날개를 천천히 펼쳤다. 그 날개는 붉은 띠 하나와 하얀 반점들이 군데군데 찍혀 있는 검은 벨벳 같았는데, 여유롭게 몸을 닦고 윤을 낸 후. 마침내 정신을 차린 나비가 "안녕!"하고 말하더란다.
그 모습에 어린왕자는 "정말 놀라운 일이구나!" 그 우중충한 껍질 속에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이 들어 있다니.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고. 그러며 유영 씨는 누구나 그 아름다움이 있다고 했다. “아직 꺼내지 못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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