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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간 꿈 속에서도 붕어빵 연구를 했어요”

2대째 국가유공자 집안인 붕어빵 장수 김귀열씨

  • 강미경 기자 thatha74@naver.com
  • 입력 2021.02.19 11:01
  • 수정 2021.02.19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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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읍 농협앞 붕어빵 장수 김귀열(73세) 어르신의 붕어빵은 다른 붕어빵집 보다 담백하고 맛있기로 유명하다.  강풍주의보로 매서운 바람에도 고소한 붕어빵 냄새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추게했다. “다른 집보다 이곳 붕어빵이 훨씬 더 맛있어요” 추위에도 아랑곳 않고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의 한결같은 반응이다. 

“두번의 사업실패 후 6년 전 마지막으로 도전한 것이 붕어빵이예요. 광주까지 가서 배워왔으니까” 쉽지 않은 도전이였단다. 붕어빵 기계틀에 기름하나 두르지 않고도 반죽이  달라붙지 않게 해야 했다. 

팔다 남은 반죽을 다음날 쓸 수도 있지만, 그러면 맛이 달라진다며 아깝다 생각말고 모두 폐기하신단다. 붕어빵 하나에도 건강을 생각해서 단호박 가루를 넣어 남들과 차별화된 붕어빵을 만들기까지 꿈 속에서도 연구할 정도로 3년의 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삼두리인 집에서 7시전에 출근해 8시부터 장사를 시작해 하루 꼬박 12시간을 일하신다는 어르신은 집에 돌아가면 온몸에 삭신이 쑤시고 다리가 퉁퉁 붓는다고.

“우리집안이 2대째 국가유공자 집안이예요” 일찍이 돌아가신 아버지는 살아 생전 유공자 대우를 못받으시다 사후에 인정을 받았다고 했다. 김귀열 어르신도 젊은시절 베트남 파병으로 근무했다. 국가에서 알아서 유공자 인정을 해줄거라 믿고 기다렸지만 아무런 인정을 못받았단다.  매서운 바람보다 더 춥고 고달픈 어르신의 삶이 한숨과 함께 토해져 나왔다.  하루종일 길바닥에서 찬바람 맞으며 장사하고 돌아가도 집에는 어르신이 보살펴야 할 병환 중인 아내와 투석중인 아들이 기다리고 있단다. 

“집에 보일러가 고장났다고 전화가 와서 그만 들어가 봐야겠어요” 어르신의 어깨에 걸린 가장의 무게가 유난히 무거워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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