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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이냐, 완도군 유튜브 구독자 수 늘리기냐”

‘불공정 심사’ 허점투성이 완도군 유튜브 영상 공모전에 뿔난 응모자들

  • 강미경 기자 thatha74@naver.com
  • 입력 2020.12.30 10:59
  • 수정 2020.12.30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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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군도 위드(WITH) 코로나시대에 발맞춰 온택트로 완도의 빼어난 자연풍광과 관광자원을 위트있고 창의적인 영상으로 널리 소개하고 개최한 ‘완도 랜선여행! 유튜브 영상공모전(이하 완도 랜선여행 공모전)’이 불공정 심사논란에 휩쌓이며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코로나19로 인한 바이러스 확산을 막고 지역을 홍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유튜브를 이용한 공모전을 활용하고 있다.

완도군도 ‘완도 랜선여행 공모전’을 지난 11월16일부터 12월 14일까지 개최해 33편이 응모했다. 지난 24일엔 그 결과가 발표 돼 11편이 수상했다. 

그런데 당선자 2명이 “불공정한 심사규정”이라며 수상거부를 밝히고 나섰다.     

이번 공모전에 ‘가작’을 수상했으나 이를 거부한 신모 씨는 “당선됐으니 계좌번호를 묻고 원본영상을 보내달라고 요구했다. 나중에 무슨 당선이 되었냐고 물으니 가작이라 알려주었다. 전화를 건 군청 관계자 태도가 매우 고압적이라 기분이 나빠 수상을 거부했다”며 “랜선여행이란 코로나로 인해 여행을 갈 수 없으니 랜선영상을 통해서 시청자로 하여금 대리만족을 시켜주는 것이 아닌가? 최우수상과 우수상에 그림영상이 2개나 된다. 영상공모전이 아니라 미술공모전이냐!?”며 불만을 터트렸다.

또한 “유튜브 호응도가 심사규정에 반영되는데 공정한 유튜브 호응도를 반영하려면 완도군 유튜브 채널에 출품작들을 게재 후 그 안에서 호응도를 심사해야 한다. 공모전 지원자마다 구독자수도 다르고 어뷰징(순위조작)을 통해서 호응도는 얼마든지 조작할 수 있는데 공정한 심사라 할 수 없다”며 ”공모전 심사를 하게 되면 본인이 촬영했는지, 업체를 통하지는 않았는지, 드론촬영시 허가를 받았는지, 음원은 저작권엔 위배되지 않았는지 등 세세한 검증을 거치게 되는데 완도군은 전혀 이런 검증을 거치지 않았다. 완도군 담당자와의 통화에서 이번 유튜브 공모전의 심사규정의 미흡한 부분을 인정하느냐 물으니 담당자가 인정한다고 했다.

담당자와의 합의 후 녹음한 자료도 갖고 있다”고 허점투정이인 이번 완도군의 유튜브 공모전을 신랄하게 지적했다.  

가작 수상을 거부한 신모 씨는 지금껏 여러 지자체의 다수의 공모전에 참여해 지난달 밀양UCC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을 했다. 이번 공모전을 통해 완도여행을 처음해 본 신모 씨는 “완도의 멋진 풍광에 반해서 여행은 다시 오겠지만, 완도군의 유튜브영상 응모는 다시 하고싶지 않다”며 완도군의 이번 유튜브 공모전 허술한 심사에 대한 여전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완도군 유튜브 공모전 심사위원인 관광과장 페이스북에 결과 발표전 공모전 출품작을 올려 심사기준인 조회수 조작 논란에 휩쌓였다.

또다른 수상 거부자 B씨는 ”완도군의 심사기준에 따르면, 작품성, 기술성, 대중성 종합평가로 나뉜다. 어떻게 점수가 매겨지는지 심사위원은 어떻게 선정되었는지 명확한 안내가 없다. 최소한 내부평가와 외부 전문가 심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출품한 내 작품이 몇점을 받았는지 알려줘야 하는거 아닌가,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점은 3차 유튜브 호응도 심사다. 그리고 완도군청 관광과 과장이 공모전 당선 발표도 나기 전에 자신의 페이스북에 응모작을 게첨한 걸로 알고 있다. 유튜브 조회수 등 유튜브 호응도가 심사기준에 포함되는데 그것도 군 관계자가 특정 응모작을 공모전 발표전에 응원할 수 있는가“라며 이는 명백한 불공정한 심사라며 이번 완도군유튜브 공모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한편, 완도군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심사는 내부심사와 외부 전문가심사로 공정하게 진행됐다”면서도 “심사 기준은 밝힐 수 없다“고 전했다. 

대부분의 유튜브 공모전에서 영상미, 내용의 적절성 등을 평가하고 유튜브 조회수와 구독자 등을 주요 평가 지표로 삼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에서 매크로 등을 이용해 조회수, 구독자수를 늘려주는 ‘어뷰징(순위조작)’에 전문가들은 평가의 주요 지표중 하나인 구독자수, 조회수 등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나서고 있다. 실제 인터넷 검색을 통해 유튜브 어뷰징 사이트에 접속하면 조회수 1,000회에 3,000원, 유튜브 구독자 1,000명에 5만원을 받고 거래한다는 게시글까지 올라와 있다.  

지자체 공모전의 허술한 심사는 비단 완도군만 해당되지 않는다. 유튜버 참따맨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 단양군과 부울경의 유튜브 공모전들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불법이 판치는 공모 작품을 수상작으로 선정하는가 하면 애매모호한 심사규정은 주최측의 횡포에 지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특히 완도군 유튜브 공모전 참여방법에 대해 신랄한 비난을 가했다. 그는 “완도군 유튜브 채널 인증후 사진첨부? 공모전 하면서 유트브 구독자 수도 늘리겠다는 거냐? 그리고, 심사규정에 유튜브 호응도를 왜 체크하느냐? 명확한 심사 규정이 없다. ‘유튜브 호응도’는 얼마든지 조작할 수 있는데 어떻게 투명한 심사를 하겠다는거냐!”며 공모전 심사의 허점을 지적했다. 

완도군은 지난 2018년 4월23일 첫 영상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155개의 영상을 올렸지만, 완도군이 만들어낸 구독자 수는 1,000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866명(2020년 12월29일기준)에 불과하다. 

완도군은 이번 일을 반면교사 삼아 타 지자체를 모방하기 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운영 방식과 콘텐츠에 대한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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