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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승미 과장의 눈물과 우성자 의원의 다독거림리더쉽

[취재 칼럼] 박주성 편집국장

  • 박주성 기자 pressmania@naver.com
  • 입력 2020.11.20 11:18
  • 수정 2020.11.24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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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9일은 완도군의회 군정 질문·답변 마지막날이었다. 오전 수산경영과 질문이 끝나고 오후 보건의료원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감염 차단 및 독감예방접종 대응 대책’을 우성자 의원이 황승미 보건행정과장에게 답변을 들을 차례였다.

이때 코로나19 감염차단 활동의 제일선에 섰던 황 과장이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동안, 또 앞으로 기한이 없이 진행되고 있는 코로나19 감염사태를 직원들과 고생하며 차단활동을 해왔던 여러 마음이 울컥 한꺼번에 밀려와서 였을 것이다. 

코로나19 감염사태가 지난 2월부터 국내에 본격화되면서 지금까지의 고생과 또 청산 확진자가 나왔을 때 느꼈을 감염대책 사령관으로서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었지 않았을까 싶다.  

그런데 질문한 우 의원의 반응이 보통이면 나올 질타가 아니라 다독거림의 리더쉽이었다는데 지켜보는 입장에서 참 잘했다는 생각을 들게 만들었다. 

“과장님, 오늘 그 자리에 서니까 많이 고생하는 것이 감격스러워서 제마음이 안좋습니다. 저는 그럴 의사가 아니었는데 고생을 많이 하셨고요. 올해 정말로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코로나를 당해 가지고 정말 과장님 이하 전 직원들이 고생을 많이 하셨다는 것 저희들도 알고 있습니다. 아무튼 모든 분들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격려의 말씀도 드립니다. 그런데 그 자리에 서니까 그동안 고생했던 부분들이 울컥 떠올라서 그런 것 같아서 오히려 참미안하게 생각이 듭니다” 

잘잘못을 떠나 이런 다독거림은 나무람과 질타보다 더큰 효과가 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도 있지 않던가. 

다독거림의 리더쉽은 과거 (故)박원순 서울시장이 대표적인 인물이었다. 서울시장에 첫 박 시장이 당선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상대와의 대립구도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해 왔던 정치권에 대해서 국민들은 끊임없는 질타를 해 왔었지만, 국민들 스스로도 그 대안을 쉽게 찾지는 못했던 것이 우리 정치의 현실이었다. 그 기대는 박원순 시장에게로 옮겨갔다.

박원순 리더십의 특징은 부드러움과 다독거림이었다. 화합을 중시하며, 적을 만들지 않는다. 보궐선거를 통해 서울시에 입성하였을 때, 전임 시장의 정무직 공무원을 상당수 포용함으로써 기존 정치권에는 새로운 메시지를 던져놓았었다.민주화 시대를 거쳐 온 정치는, 각 세력들 간의 투쟁과 출구 없는 정쟁의 연속이었다. 타협 보다는 다수의 힘의 논리가 늘 국회를 지배했었다. 고착화 된 지역구도 하에서 새로운 인물의 등장도 어렵고, 어렵사리 정치에 입문한 정치신인도 기존의 관행을 따를 수 밖에 없었다. 의원활동을 열심히 한 사람보다는 지도부에 충성한 사람이 늘 중용되는 시대의 반복이었다. 대책 없는 양당 구도의 한 모퉁이에서 박원순 리더쉽이 출현하게 된 계기였다. 

사실상 민주당 독식 완도군의회에서 여야로 나눠진 완도군의회에도 고 박원순 식의 다덕거림 리더쉽이 필요한 계절은 아닐까. 우성자 의원이 황승미 보건행정과장에게 보여준 다독거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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