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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금붕어[취재칼럼] 강미경 / 본지 취재부 기자
강미경 기자 | 승인 2020.09.25 15:12

인간의 삶을 가장 힘들게 만드는 4고(苦)로는 흔히 빈곤, 질병, 역할상실, 고독을 꼽을 수 있다. 이 가운데 최소 한 가지 이상 또는 네 가지 모두를 갖고 있는 것이 노인, 그중에서도 홀로 사는 독거노인들일 것이다.

올해부터 본격 시행하고 있는 노인 맞춤 돌봄서비스 사업은 기존에 있던 6개의 노인 돌봄 사업을 통합‧개편해 개인 맞춤형 돌봄서비스로 사회적 관계가 취약한 홀로 사는 은둔·우울형 어르신에게는 개인별 사례관리와 집단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특화서비스'라 할 수 있다. 

완도군에서는 사회복지사 8명과 생활 지원사 116명을 통해 1,600명의 대상자에게 안부확인, 말벗, 밑반찬 지원 콩나물 키우기, 부채 만들기, 쟁반 만들기 등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코로나 19로 인해 경로당, 마을회관 폐쇄 등으로 코로나블루, 어르신들의 우울함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

지난 23일 군에서는 사업비 1,280만원을 들여 노인 맞춤형 돌봄서비스 대상자에게 어항&금붕어를 배부했다. 이른바 애니멀 세러피(animal theraphy)로 나보다 약한 존재를 돌보게 되면 책임감이 커져 스트레스 및 공격성이 사라져 감정조절, 의욕 회복,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돌보는 과정에서 감정교류를 통해 스스로 존재감을 높일 수 있어 면역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하지만, 모든 일엔 장단점이 있기 마련이고 불협화음 없는 완벽함이란 존재 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생명을 키우는 일은 긍정적인 효과보다 무거운 책임감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겨우 금붕어 서너 마리 키우는 것을 누군가는 생명의 존귀함을 운운하냐고 할지도 모르겠다. 산소공급 장치가 달리지 않은 어항은 오래가지 못한다. 이삼일에 한번 물을 갈아주어야 하고 하루에 두 번 먹이도 줘야 한다. 먹이를 너무 많이 주거나 물을 오랫동안 갈아주지 않으면 금방 죽을 수도 있다. 

도시 살 때의 일이다. 이마트에서 이벤트의 목적으로 일정 금액 이상 구입한 이들에게 선착순으로 금붕어를 나눠준 적이 있다. 물속에서 유유히 유영하는 금붕어는 매우 사랑스러웠다. 그러나 금붕어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의 손에서  금붕어는 며칠을 가지 못하고 죽어버렸다. 한 생명의 생(生)과 사(死)가 오로지 내 손에서 좌우되었으며 나는 의도치는 않았지만, 간접살인을 저지른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탁한 물 안에서 산소 부족으로 죽어갔을 금붕어의 고통에 가슴이 무거웠다. 금붕어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갖춰지지 않은 책임질 수 없는 조건에서 생명을 들이는 것은 자칫 생명을 앗는 무모한 짓이 되기 쉽다. 

어르신의 우울증 예방을 위한 금붕어 키우기가 자칫 금붕어의 죽음으로 인해 고독한 자신의 삶이 투영돼 우울증을 더욱 유발하지 않을까 심히 걱정된다. 아울러 이 사업이 과연 시골 어르신들 정서에 부합하는 사업일지 프로그램 아이템을 결정할 때 좀 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강미경 기자  thatha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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