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언택트 시대, 아는 곳도 천천히 걸으면 느낌 달라

[창간 30주년 특별 기획 - 코로나19와 언택트 여행] 12개 읍면을 대표하는 ‘본남기미벽화마을’

  • 강미경 기자 thatha74@naver.com
  • 입력 2020.09.18 11:46
  • 수정 2020.09.26 17:05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접촉 없는 여행 (언택트 여행)이 화두다. 타인과의 대면이 조심스러울 때, ‘우리동네’를 여행 해 보는건 어떨까. 누구나 쉽게 당장 떠날 수 있는 여행 ‘우리동네 골목길 투어’에 초대한다.

하늘이 미치도록 푸르렀다. 하늘을 닮은 바다는 푸른 쪽빛을 물들인다. 이전부터 가고 싶었던 가까이 있어서 오히려 외면하고 있던 완도읍 망남리 ‘본남기미벽화마을’을 찾았다.

기록에 따르면 망남리는 1805년 청산면의 상서리에서 살았던 임두남이 목화(면화) 장사를 위해 목포, 여수, 원산 등지를 배를 타고 항해하던 중 심한 풍랑으로 배가 파손되어 표류하다가 해안으로 밀려와 정착하게 되어 형성됐다고 전한다.

지명에 구미가 붙은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마을은 동망산 일출전망대 남쪽 방향으로 작은 만(灣)을 이룬 양지바른 곳에서 횡으로 터를 잡고 앉아있다. 또한 본 마을 해안 측으로 한 구비를 돌면 1980년대 이후 몇 가구가 새로 이주한 ‘새부락마을’이라 불리는 작은 바닷가에 형성돼 있어서 최근 30년 사이 마을의 규모가 제법 커졌다.

마을의 지명이 남쪽을 바라본다는 의미인 ‘망남(望南)마을'은 1552년 완도에 가리포진이 설치된 때부터 왜구들의 침탈을 경계하는 수군 종망대가 있던 곳이어서 ’남쪽을 망보는 구미‘라는 의미의 ’본남(望南)구미‘라 불렸다고 전해진다. 군내리에서 망남리로 넘어가는 본낭구미재와 동망산 인근에 일출공원이 조성 될 정도로 마을 일대는 완도 읍내에서 일출을 보기에 최적합한 곳이다.

진한 골목길 투어는 오로지 두 발로 떠나야 한다. 차를 가지고 왔다면 망남리 포구에 세워놓고 천천히 걸어보자. 아는 곳도 천천히 걷다보면 뜻 밖에 장소를 발견 할 때가 있다. 발 길이 닿는 대로 걷다보니 어느덧 본남기미벽화마을에 도착했다.

본남기미벽화마을은 완도를 12개의 읍으로 나누어 구성되어있다. 군외면의 완도수목원, 소안면의 태극기마을, 청산도의 서편제, 약산면의 진달래공원, 생일도의 섬총사, 노화 읍의 신비의 바닷길, 보길도의 윤선도원림 완도읍의 장보고 세트장, 고금면의 충무사, 금당면의 금당팔경, 금일읍의 용굴, 신지면의 명사십리 해수욕장 등 각 12개 읍의 대표 명물을 주제로 그려졌다.

그 외에도 완도를 대표하는 특산물인 전복과 광어 등을 그렸으며 완도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들과 완도에 내려오는 호랑가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완도에 살고 있어도 못가 본 곳들이 이리도 많았다 생각하니 놀랍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나태주의 시(詩) 풀꽃이 떠올랐다. 그동안 본 완도는 코끼리의 다리에 불과 했다 생각하니 부끄러웠고 이렇게 멋진 완도에 살고 있는 것에 감사했다. 멀리가지 않아도 가까운 곳에서 완도의 대표적인 명물들을 만나니 마치 그곳을 모두 여행 한 것처럼 생생하다.

이곳 이외에도 ‘대문리 벽화마을’과 ‘치매안심 벽화마을’도 있다 하니 비교하며 걸어보기를 추천한다. 

저작권자 © 완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