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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돕고 함께하면 한국생활 어렵지 않아요"[창간30주년 특집기획] 완도사람 이야기 ③ 다문화가정 캄보디아 출신 룬찬넹씨
강미경 기자 | 승인 2020.09.07 10:11

우리사회는 이미 다양한 인종의 한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시대에 접어들었다. 현재 완도 관내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 숫자만 하더라도 3,000여명에 이른다. 이는 전체 완도인구의 6.8%에 해당하는 숫자로 전남에서는 3번째로 많이 거주하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 근로자, 다문화 가정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지체되어 있다. 移住民(이주민)의 이는 다를 이(異)가 아니다. 앞으로 다문화는 우리 사회의 보편적인 특성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그러한 다양성 속에서 그들도 우리와 같이 더불어 살아야 하는 존재라는 인식으로 이주여성들이 더욱 많이 등장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루찬넹(사진, 34)은 결혼이주여성이다. 스무살에 시집와 어느덧 13년이 됐다.

“2007년 갓 스무 살 때 군외면으로 시집을 왔어요. 결혼정보회사에서 공항에서 2시간 정도 떨어진 곳이라 해서 소 도시 정도는 되겠구나 했는데, 아무것도 없는 시골 풍경에 당황스럽더라구요. 캄보디아는 결혼풍습이 한국이랑은 정 반대예요. 결혼하게 되면 신랑이 1년정도 처가살이를 하거든요.”

한국말을 못 하니 가족 간의 대화도 힘들어 때로는 매운 시집살이도 겪어야 했다. 그럴 때 마다 캄보디아에 두고 온 가족이 그리워 울기도 많이도 울었다.

“ 주변에 동향인 캄보디아인도 없고 말도 안 통하니 밖에 나갈 수도 없고 정말 1년간 집 안에서만 지내야 했어요. 그러다 결혼한 지 1년 후 첫 아이 출산으로 입원한 병원에서 처음으로 같은 고향 사람을 만나게 됐어요. 너무 반갑더라고요. 그동안 너무나 막막했는데 저보다 먼저 온 캄보디아인 덕분에 그때서야 나와 같은 사람을 도와 주는 기관이 있다는걸 알게 됐어요. 그당시 완도에는 건강가정 다문화 지원센타가 없었어요. 먼저 온 선배의 도움으로 해남 다문화건강지원센타로부터 1:1 방문교육 서비스를 받게 됐어요.”

한글부터 아이 양육방법 등 한국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막막하기만 했던 한국생활 완도생활에 큰 도움과 위로를 받을 수 있었다. 때로는 친정엄마처럼 때로는 친구처럼 언제든 필요하면 서슴없이 연락하라던 넙도 출신의 그분의 따뜻한 손길이 지금도 잊히지가 않는다고 말한다.

완도에 온지 3년 후 룬찬넹씨는 2010년 한국인으로 귀화했지만, 이름을 한국이름으로 바꾸지는 않았다. 왜 바꾸지 않았냐는 질문에 ‘그냥’이라는 답이 돌아왔지만, 비록 경제적으로 어려운 나라에서 태어나 한국에 와서 어느 정도 경제적으로 한국에 의지하면서 살고 있으면서도 자신이 태어난 나라에 대한 강한 자부심과 애착을 가지고 있다는걸 느낄 수 있었다.

건강가정다문화센타 에서는 2013년부터 일하기 시작했다. 둘째 출산 육아휴직 1년을 제외하곤 지금껏 이곳에서 일하고 있다는 루찬넹씨는 지금 하고 있는 이 일에 매우 감사하다고 말한다. 서포터즈와 멘토링 활동을 하며 한국에 온지 얼마 안 된 캄보디아 후배들을 돕고 있다. 아무것도 모르고 결혼이주여성들이 부부갈등, 고부갈등, 일상생활의 어려움을 얘기할 때마다 그녀가 경험해 본 시간들이기에 말하지 않아도 가려운 곳을 먼저 긁어 줄줄 아는 룬찬넹이다.

요즘은 다문화가족에 대한 견이 많이 없어지고 인식이 많이 개선되었다며 다문화가족들도 한국문화에 적응하고 한국에 대해 알리려는 노력에 적극적이다.

"한국에 처음 왔을 때는 가족 이외에 아는 사람도 없었고, 한국말도 서툴러 낯선 곳에서 얼마나 외롭고 힘들지 알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어요”

완도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전남권에서 캄보디아어 통번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사람이 3명밖에 되지 않고 전국적으로도 많지 않다. 타 언어 같은 경우엔 지역마다 통번역사가 1명씩 있는데 캄보디아 쪽은 전남 권에 고작 3명밖에 없고, 전국적으로도 그 수가 현저히 적어 전국에서 그녀를 찾고 있다.

“완도는 제게 있어 제2의 고향 같은 곳이예요. 비록 처음엔 모든 것들이 낯설고 두려웠지만, 완도 분들의 따뜻한 손길이 있었기에 지금 제가 여기서 잘 살 수 있었어요. 저도 미력하나마 제 도움이 필요로 하는 곳에 제가 받았던 사랑을 나눠주며 살고 싶어요.”

비록 코로나19로 인하여 마스크를 쓴 채 인터뷰를 진행했지만 마스크 너머로 보이는 그녀의 따뜻한 눈빛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앞으로 다문화는 우리 사회의 보편적인 특성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그러한 다양성 속에서 이주여성들이 더욱 많이 등장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사람의 가치, 함께의 가치를 통해 그들도 우리와 같이 살아야 하는 존재라는 인식으로 그들에게 따뜻한 기회의 손을 내밀어야하지 않을까.

강미경 기자  thatha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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