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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문화 개론4 - 발효도와 차의 종류!

[茶 文化 산책 - 120] 김덕찬 / 원불교 청해진다원 교무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20.07.03 11:38
  • 수정 2020.07.03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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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종류별로 구분할 때는 다양한 기준들에 의해 구분한다. 예를 들어 찻잎을 채엽한 시기, 차가 우러난 색, 차의 형태, 덖고 찜의 방식과 건조방법, 발효도와 제다법 등에 의해 분류되지만 이 가운데 대표적으로 분류하는 기준이 바로 발효도에 의한 차의 종류를 구분한다. 즉 발효가 되지 않은 차와 발효된 차가 그것이다. 매우 간단하다. 

발효가 되지 않은 불발효차를 일반적으로 녹차라 한다. 그 외는 모두 발효차인 셈이다. 그 발효도를 구분하여 불발효차, 약발효차, 반발효차, 완전발효차, 후발효차 등으로 나눈다. 

  여기서 발효란 적당한 온도와 습도로 찻잎속에 폴리페놀과 산화효소가 작용하여, 또는 미생물의 번식을 유도하여 누런색의 데아플라빈과 자색의 데아루비긴 등으로 변하면서 독특한 맛과 향을 만들어내는 일체의 작용을 말한다. 전자는 산화발효라 하고, 후자는 미생물발효라 한다. 

또 녹차 제조방법과 같이 효소를 파괴시킨 뒤 찻잎을 퇴적하여 미생물의 번식을 유도하여 다시 발효시키는 후발효차도 있다. 이와 같이 구분하지만 실제 만드는데 있어서는 그 발효도도 여러 가지이며, 각각 그 특성들이 현저히 다름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발효가 되지 않은 녹차와 말차 같은 불발효차, 10% 이내로 약하게 발효된 백호은침과 같은 약발효차, 반발효차 가운데 문산포종은 15% 이내, 동정오룡은 30% 이내, 안계철관음은 40% 이내, 백호오룡은 70% 이내라고 한다.

안타깝게도 모두 중국의 대표적인 차들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할 만한 반발효차 제품들이 아직 정립되어 있지 않아 위와 같이 참고삼아 예로 삼았음을 밝히고, 나름의 독특한 맛과 향이 있기도 하다. 80% 이상의 발효차를 일반적으로 홍차라 부르기도 하지만 보통 100% 발효도를 이야기 하곤 한다. 홍차는 중국에서 처음 만들어졌으며(정산소종), 세계적인 3대 홍차로는 중국의 기문홍차, 인도의 다즐링, 스리랑카의 우바를 들 수 있다. 이외에도 훌륭한 홍차들이 매우 많다. 

참고로 필자가 좋아하는 홍차는 애프터눈티 이다. 아주 부드럽고 향기로우며 그 맛 또한 감미롭다. 그리고 후발효차로 황차와 흑차를 일컫는다. 여기서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차가 바로 흑차인 보이차이다.

잘 만들어진 우리의 녹차나 발효차에 비해 좋다고 보기는 어려우나, 뛰어난 홍보와 마케팅으로 널리 알려진 보이차는 중국 운남성 보이지역에서 나는 차를 보이차라고 한다. 즉 완도차밭 청해진다원에서 보이차와 똑 같은 제다법으로 그 맛과 향을 비슷하게 만들었다 하더라도 그 차를 보이차라고는 하지 않는다. 

실제로 비슷하게 만들기도 쉽지 않다. 즉 오랜 세월동안 보이지역에 자라는 차나무의 특성에 가장 알맞게 연구되고 만들어져 온 차가 바로 보이차이기 때문이다. 완도에서 생산된 차를 완도차라 한다. 

이를 두고 보성차라 할 수 없는 것이다. 보이차는 단순히 보이지역의 차일 뿐이다. 완도에는 차밭이 한곳뿐이지만 보성만 해도 제다원이 많고 각각 서로 다른 다양한 차가 만들어지고 있다. 보이차도 마찬가지이다. 보이지역에 차를 만드는 곳이 무수히 많으며, 그 가운데 널리 알려진 차들의 고유 이름들이 차인들 사이에 회자되어 각기 다르게 불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보이차는 청병과 숙병 두 종류로 나뉜다. 보이차 자체가 후발효차임은 잊지 말자. 
즉 보이차의 제다법을 알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모양은 일반적으로 원형의 떡차로 널리 알려져 있다. 찻잎을 채취하여 증제하고 곧바로 일정한 틀에 넣어 압축시킨 후 그대로 건조 숙성시키는 차를 청병(생차)이라 하고, 증제한 차를 두껍게 쌓아 발효가 일어나게 한 뒤 일정하게 발효된 찻잎을 틀에 넣어 압축시켜 다시 태어난 차를 숙병(숙차)이라 한다. 보이지역의 큰 찻잎으로 만들 수 있었던 자연 환경과 차인들이 만들어낸 결과이다. 

즉 보이지역의 찻잎은 중대엽종으로 녹차를 만들기에는 적절하지 않은데 그 까닭이 있다 하겠다. 물론 녹차의 잎차와 같은 보이 산차(잎차)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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