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황칠차를 만들면서!

[완도차밭 청해진다원의 茶 文化 산책 - 115] 김덕찬 / 원불교 청해진다원 교무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20.05.29 13:58
  • 수정 2020.05.30 15:05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황칠나무를 키우는 지인께 부탁하여 황칠차를 만들고자 황칠나무 잎을 채취하였다. 이미 큰 잎은 손바닥만 했고, 아주 여린 작은 잎들도 함께 있었다. 세 분이 모여 앉아 비슷한 크기의 잎들을 모아서 도마 위에 올려놓고 칼로 자르기를 세 시간 정도, 약10kg 분량의 잎을 자른 소요시간이다. 그리고는 고온 덖음으로 세 차례 정도. 이는 잎 속의 수분 함유량과 관계가 있다. 덖고 비비고 건조하고 마무리 한다. 황칠차에선 은은하게 아주 맑고 평온하게 하는 향이 난다. 이를 안식향이라고 불린다. 편안해 진다.

벌써 2년전이다. 도 농업기술원 도시농업연구회 모임에서 황칠차를 만들기 위해 약30여명이 찾아온 적이 있었다. 두 가지 제다법으로 두 팀으로 나누어 실험하였다. 한 팀은 덖음으로, 한 팀은 쪄서 만들었다. 결과는 차의 맛과 향의 무게감과 청량감 등을 느낄 수 있었으나 아주 큰 차이는 없었다. 비슷하였다. 그러나 나름 선호도가 있을 것으로 예상이 된다. 

이번에는 덖음차로 만들었다. 그 방법은 한약재의 수치와 포제법을 이용한 방법을 응용하여 만들었다. 차를 만드는 일은 곧 불을 다루는 일이며, 불 다루는 법을 터득하지 못하면 차를 제대로 만들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즉 원하는 정도로 익힌다든지, 혹은 찻잎의 수분함유량에 맞는 불의 온도를 자연스레 찾는다든지, 혹은 건조와 마무리 상태에서의 불의 온도 또한 매우 중요하다. 

즉 불의 온도가 아무리 높거나 낮아도 찻잎의 익힘 정도와 건조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잎이 타거나 설익지 않아야 한다. 이와 같이 덖음의 중정은 매우 중요하다. 불을 다루는 일이기 때문에 매우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차를 만드는 입장에서 아무리 많이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그리고, 그렇게 온 정성을 다한 차역시 마시는 이의 지극한 정성이 아니면 그 차의 진면목을 대할 수 없다. 차란 그렇다. 즉 마시는 이의 정성이 그 차의 완성도를 결정짓는 것은 당연한 일임도 잊지 말자. 이처럼 맑고 향기로운 극강의 건강 약용차를 잘 만들어 마실 수 있다면 이 또한 큰 복이라 할 수 있다. 

요즘 매주 금요일에 “내 차 만들어 가기” 즉 제다 실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물론 주말에 신청해도 된다. 단 차밭 일정이 겹치거나 사정상 못할 수 도 있으니, 사전 확인 해 본 뒤에 늦지 않게 참여해 보자! 그리하여 나를 위한 나만의 차를 만들어 보자! 

황칠잎차의 맛과 향은 부드럽고 감미롭다. 계속 마시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아마 차를 마시는 순간부터 그 향이 가져다주는 평온한 느낌 때문일 것이다. 물론 잘 만들어진 차가 그렇다는 것이다. 

건강면에서도 간기능 개선 및 회복을 촉진하고,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며 면역력 강화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울러 항산화 효능이 있어 노화방지와 피부미용에도 뛰어난 효능을 가지고 있으며,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어 주고 동맥경화와 고혈압과 같은 혈관계 질환을 예방하는 효능이 있어 뇌출혈이나 중풍 등을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갱년기 증상을 완화하는 효능이 있고, 불면증 개선을 위해서 안식향을 이용하여 치료하기도 한다.  

그러나 유의할 사항은 체질에 따라 옻이 오를 수 있고, 잘못 섭취하면 인후통, 입술포진, 심장 두근거림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심지어 사망에 이른 경우도 보았다. 

그리고 따뜻한 성질이 있어 몸에 열이 많은 사람들은 발열이나 혈압상승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특히 임산부의 경우 혈류 촉진 기능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이와 같이 좋은 효과도 있지만 주의사항도 있으니, 꼭 유념하고 반드시 정밀한 법제와 전문가들의 조언을 통해서 올바른 활용을 권하는 바이다.

저작권자 © 완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