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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어 유통 비용·시간 측면에서 부산보다 전남 유리

②다른 지역 유치 사례와 실패 이유

  • 박주성 기자 pressmania@naver.com
  • 입력 2020.05.22 10:35
  • 수정 2020.05.30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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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최근에 부산의 대형선망 선단이 다른 지역으로 고등어 위판을 추진하려 한다는 소식은 장흥 노력항이다.  

부산일보는 지난 4월20일자 ‘부산 고등어, 전남 장흥 위판 구체화…부산시 “역외 위판 막도록 노력” / 용천수산·장흥군 선단 유치 MOU’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부산 ‘시어(市魚)’ 고등어의 ‘탈(脫)부산’ 우려가 구체화하고 있으며 전국 고등어 유통의 90%를 담당하는 부산의 고등어 배가 전남 장흥군으로 들어가는 내용의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고 보도했다. 

이날 보도에는 최근 장흥군은 수산물 유통업체인 용천수산(주)과 ‘장흥 노력항 선망어업 선단 유치를 위한 투자협약’을 맺었으며 장흥군이 관내 노력항에 고등어 위판을 위한 기반시설을 갖추면, 용천수산이 대형선망 선단과 함께 노력항에 고등어를 위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부산일보는 2월9일자 ‘장흥군 고등어 하역항 유치전 국회 농해수위 위원장 손 작용’보도에서 ‘전남 장흥군이 부산 대형선망 선단의 고등어 하역항 유치를 추진하고 있는 것과 관련, 국회의 관련 상임위원회인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위원장이 이를 적극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는 내용을 보도하기도 했다.

5월6일자 ‘현대해양’은 이와 관련한 부산항 관계자들과 대형선망 선주들의 입장을 상세히 보도하고 있다. 현대해양 보도에 따르면 지난4월 전남 장흥군이 고등어를 본격 유통할 유통법인과 ‘장흥 노력항 선망어업 선단 유치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으며 장흥군은 본격적으로 회진면 노력항에 경매시설을 비롯한 인프라를 갖추겠다는 의지 또한 밝히고 있다.

그러나 정작 부산시와 부산공동어시장 그리고 부산시 중도매인 및 항운노조 관계자들은 장흥군의 고등어 선단 유치 작업에 대해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는 상태라는 것이다.

부산시와 부산공동어시장 측은 장흥군에서 구체적 계획을 수립하지 않았으며, 노력항은 부산항에 비해 이점이 없을 것이 분명하다는 주장이다.반면 당사자인 대형선망 선주들은 어가(魚價)만 제대로 형성된다면 어디로든지 이동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부산시와 부산공동어시장 측의 미온적인 대응이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단 장흥군의 대형선망 선단 유치 노력은 장흥군의회가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해 사업추진이 불투명한 상태다. 지역신문인 장강뉴스는 4월20일자 기사에서 “이같이 지역경제에 중요한 사업을 장흥군민인 장흥군의원들이 오히려 사업을 못하도록 관련예산 전액을 삭감한 것에 대해 장흥군민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분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금껏 경남과 전남 일부 지자체에서 대형선망 선단의 고등어 위판을 유치하려는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부산의 대형선망 선단은 2년 정도 인천항에 입항하였으나 담당과장 교체 후 관심 저하로 부산항으로 귀항한 사례가 있다. 또 남해 미조항의 경우 남해군수협에 이전을 제안하였으나 담당 상무의 무관심으로 포기했다. 제주 한림항의 경우엔 한림항 인근에 3,000평 부지를 구입하고 이전하려 하였으나 한림항 주변 기존 상인들의 반대로 인해 제주시 의회에서 반대해 포기했다. 

고등어는 가공이 아닌 당일 소비 물량의 경우, 주 어획지인 제주도 인근에서 하역항까지의 거리, 하역항에서 주 소비지인 수도권과의 교통 인프라 등을 고려할 때 비용과 시간 측면에서 부산이 전남에 비해 불리할 수밖에 없다. 또 부산공동어시장 현대화로 ‘바닥 경매’ 대신 선별기 사용 등 위생적인 위판 시설이 들어설 경우, 현재 하루 최대 약 10만 상자를 위판하던 양이 3분의 2 이하로 줄어들 수밖에 없고, 성어기 물량을 부산공동어시장만으로는 소화할 수 없는 것이 예상되는 현실이다. 

부산에서 만난 김모 선주는 “지금 부산공동어시장의 경우 고등어는 선도가 중요하지만 부산항까지 운반시간이 길어 선도가 떨어지고 조업구역에서 부산항까지 운반으로 인해 유류비 지출이 과다하다. 또 부산공동어시장 노조의 하역 등 업무 비협조로 선단 운영이 어렵다”고 어려운 현실을 직접 토로했다. 

장흥처럼 부산의 대형선망 선단이 적극적 의지를 가지고 직접 지자체에 연락해 구체적인 내용을 상의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한다. 대형선망 선단의 이러한 역외 고등어 위판장 추진 계획은 부산의 고등어 위판 처리 물량 감소 가능성과 겹쳐 급물살을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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