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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택조합 방식 가능할까?...기대반, 우려반

거보산업개발, 완도 35층 호텔 건립 언론 대대적 홍보… 지역주택조합원 모집 단계일 뿐

  • 박주성 기자 pressmania@naver.com
  • 입력 2020.05.08 13:42
  • 수정 2020.05.10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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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에서 지역주택조합 방식으로 건설 추진 중인 아파트와 호텔 조감도.
완도에 지역주택조합 방식을 택한 아파트·호텔 건립 사업이 추진 중이어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지역주택조합 방식은 청약절차 없이 저렴한 가격에 내 집 마련의 꿈을 성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분담금 발생에 따른 조합원들의 위험부담도 존재하는 탓에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의를 요구하고 있다.완도군과 연합뉴스 등 일부 언론보도에 따르면 거보산업개발이 완도항 여객터미널 건너편 1만4천여㎡에 1차 아파트와 2차 호텔 등을 짓기 위해 행정 절차에 나서고 있다. 이들 내용을 종합하면 완도에 35층 규모의 최고급 호텔 건립이 추진되고 있으며 220실 규모의 호텔에는 대형 연회장, 세미나실, 해수사우나, 고품격 휴게시설 등이 갖춰진다.
지역주택조합은 최소 20명인 (가칭)조합 추진위원회를 구성한 후 조합 규약 작성·조합원 모집 신고절차에 들어간다. 조합원의 구성이 전체 공급 가구 50%를 넘으면 조합 창립 총회를 거쳐 관할자치구에 조합설립인가 신청을 접수한다. 이때 조합은 주택 건설 대지의 80% 이상 토지에 대한 토지사용 승낙을 받아야 한다. 이후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날부터 2년 내 시에 주택건설사업계획승인을 신청, 이 과정에서도 사업 대상 토지 95% 이상을 매입해야 한다.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이 이뤄지면 착공신고, 입주, 조합청산 및 해산 절차를 거치게 된다.현재 완도에서 추진하고 있는 지역주택조합 방식 아파트·호텔은 완도항동1차 아파트 198세대인데 지역주택조합 구성을 위한 조합원 모집 신고필증을 지난 4월3일 완도군에서 받기만 한 상태이며 건축허가가 난 상태는 아니다. 그러나 건설사가 아파트를 짓고 후분양을 받는 방식에 익숙한 주민들은 지역주택조합 방식 건립에 문제점이 많다는 여론이 관내에서 최근 늘어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지역주택조합을 택할 시, 주의 깊은 판단이 요구된다고 조언하고 있다. 내부갈등, 토지매입 등 이유로 사업이 계속 지체되는 곳도 더러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업지연은 분담금이 추가적으로 발생하면서 피해가 고스란히 조합원에게 돌아갈 수 있다.

물론, 청약통장이 필요없다는 장점과 분양가가 저렴하다는 장점도 상존한다.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지역주택조합 설립인가 건수는 94건(총 세대수 6만4015세대)으로 나타났다. 총 세대수가 가장 많았던 년도는 2016년으로 1년에 지역주택조합 104건(6만9150세대)이 승인됐다. 사업이 본격화되는 사업계획승인 건수도 최근 급격하게 늘고 있다.

 2017년 지역주택조합 사업계획승인을 받은 곳은 총 36곳으로 총 세대수는 2만7978세대다. 지난 2010년 2219세대에서 5건이 사업계획승인을 받은 것에 비해 크게 늘었지만, 사실상 지역주택조합으로 내집마련을 할 수 있는 확률이 적은 것이 현실이다.
“남의 땅에 우리 같이 돈을 모아서 내 아파트를 지어보아요”

지역주택조합의 모든 위험성은 저 한 문장으로 충분하다고 지적한다. 말하자면 수많은 조합원들이 수많은 땅주인들을 설득해서 개발에 토지를 전부 구매하고 수많은 조합원이 낸 돈으로 아파트를 짓는다는 건데 그만큼 힘들다는 것이다. 보통 토지 확보, 개발 허가 승인 등으로 현혹하는데 토지 확보의 경우는 수만 평이나 되는 땅 중 단 수십 평만 확보해도 토지확보로 홍보하고 개발 허가의 경우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애초에 그 땅과 관계없는 사람들이 조합원으로 가입하여 돈을 모으고, 해당지역 토지 및 주택을 모두 매수하고 그 위에 아파트를 짓는 것인데 상식적으로 성공률이 높을 리가 없으며, 조합원들도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른 문제도 발생한다.

이러한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보통 사업대상부지가 교통이 좋고 서울 핵심지역과 인접하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 저분양가 마케팅으로 영업에 성공하는 경우가 많다.아파트를 지을 토지확보조차 제대로 되지 않은 경우에서 사업을 시작하는 게 대부분이라 지역주택조합은 성공률 20% 정도의 매우 힘든 사업이며, 사업이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추가분담금이 너무 많아서 마찰을 겪는 경우도 많다. 

대부분의 도심에서 이뤄지는 지역주택조합의 경우 토지매입 협의단계에서 수년 이상을 허비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업무대행사가 매년 업무대행 수수료로 조합원들이 낸 돈을 가져가게 되고 어느 날 보면 조합원들의 돈이 남아있지 않은 경우도 많다.사업이 진행이 되지 않거나 무산되어서 그동안 납입한 계약금이나 중도금, 분담금 등을 돌려받지 못하는 피해 사례가 급증하고 있으나, 지역주택조합은 가입 조합원이 사업의 주체가 되는것이다 보니 중간에 사업이 무산이 되거나 추가분담금이 발생하면 고스란히 조합원의 몫이 되니 크게 주의해야한다.

지역주택조합의 광고를 보면 시공예정사로 유명한 건설사들 이름을 걸고 광고를 하는데 지역주택조합에서 사업의 주체는 조합원이다. 업무대행사의 경우 조합원들의 위탁을 받아 수수료를 받고 업무를 처리해줄 뿐 결과에는 아무 책임을 지지 않는다. 특히 유명 건설사와의 MOU 등을 내세워 마치 해당 건설사가 시공할 것처럼 과장 광고를 하는 경우도 있으니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시공 예정사인 건설사들은 예정대로 조합원들이 모집이 되면 시공비를 받고 시공을 해줄 뿐이지 사업의 성패에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다. 돈 주면 건물은 지어드릴게 보통 시공 관련 정식계약조차 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며, 착공 전까지 시공 예정인 시공사가 수차례 바뀌는 건 흔한 일이다.

한 지역에서 두 개의 지역주택조합 사업이 진행되기도 했던 부산광역시 해운대구는 대놓고 지역주택조합에 가입할 때 조심하라고 경고를 하기도 했다. KBS의 소비자 리포트에서도 지역주택조합의 문제점과 실태에 대해 다룬 적이 있다. 그리고 완공된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단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구조나 동배치가 변경되어 조합원을 모집할 당시의 아파트와 구조가 다른 경우도 꽤 있으며, 자재나 조경의 수준도 일반적인 재개발/재건축 단지 등에 비해 썩 좋지 못하다는 평이 많다. 게다가 이렇게 온갖 난관을 겪고 완공을 해도 지속적으로 추가분담금을 납부하게 되어서 애초에 홍보했던 분양가와는 아예 다른 가격이 나오는 경우가 흔하다.

지역주택조합이 계약서에 1차계약금, 2차계약금이라고 기재하여 탈퇴를 어렵게 하는 경우, 확정된 추가부담금이라고 홍보했다가 나중에 예상하지 못한 추가부담금을 통지하는 경우, 아직 조합설립을 위한 토지사용승낙도 받지 못하였음에도 이를 속이고 가입시키는 경우 등이 많다. 

또한 완공된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단지라고 하더라도 당초 통지한 동배치나 구조와 달리 시공된 경우도 많고, 건설자재나 조경도 일반적인 재개발, 재건축 단지에 비해 못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므로 지역주택조합 가입 전 토지매입현황, 지구단위계획 등 입지여건, 사업성, 예상 입주시점, 자금관리의 투명성, 조합의 비리 여부 등을 꼼꼼하게 따져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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