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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 '온라인 개학' 현실화 ··· 취약계층 속앓이

4월9일부터 고3·중3 순차 개학-유치원·어린이집 무기한 휴원...온라인학습 격차 해소 관건

  • 강미경 기자 thatha74@naver.com
  • 입력 2020.04.03 10:46
  • 수정 2020.04.05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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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31일 교육부의 추가 개학연기와 온라인 개학 발표에 따라 유치원을 제외한 완도 관내 각 급 학교들도 사상 처음으로 4월9일 이후 초·중·고등학교의 ‘온라인 개학’이 실시된다.

입시를 목전에 둔 중·고교 3학년이 가장 빠른 온라인 개학 대상이다. 이들은 4월1일부터 준비기간 1주일을 거쳐 9일부터 본격적인 원격 수업을 듣게 된다. 일주일 뒤에는 중 고교 1~2학년과 초등학교 4~6학년, 20일부터는 초등학교 1~3학년이 순차적으로 온라인 원격으로 정규 수업을 듣게 된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일정도 2주 연기돼 12월 3일 치러진다.

교육부는 3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신학기 온라인 개학 방안`을 발표했다. 교육부는 “최근 국내 확진자 발생 현황과 감염증의 통제 가능성, 학교의 개학준비도, 대입에서의 지역 간 형평성 및 개학에 대한 국민 여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현 시점에서 등교 개학은 어렵다고 판단했다. 원격교육을 통한 정규수업으로 학생들의 학습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온라인 개학’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감염증 진행 상황과 학교 여건 등을 고려해 원격 수업과 출석 수업을 병행하는 등 탄력적인 학사 운영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결정에는 최근 확진자 발생 현황, 감영증의 통제 가능성, 학교의 개학 준비도, 대입에서 지역 간 형평성 및 국민 여론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됐다. 감염병 위기경보가 여전히 ‘심각’단계인 상황에서 4월 6일 일괄적인 등교 개학은 부적절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과 자녀 안전에 대한 학부모들의 우려를 받아들인 결정이다.

유치원은 원격 수업을 않고 휴원을 계속한다. 유아의 발달 단계, 놀이 중심 교육과정의 특성, 개학 준비도 등을 고려 했다는게 교육부의 설명이다. 휴원 기간에는 개정누리과정(만3~5세 공통 교육과정)과 연계해 가정에서 놀이 중심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이번 원격수업은 크게 실시간 쌍방향 화상수업, 콘텐츠 활용 중심수업, 자기지도 활용수업, 학교장이 정하는 방법 등으로 나뉘며, 학교 상황에 맞는 방식을 선택적으로 운영하게 된다.

우선, 전남 일선 학교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콘텐츠 활용 중심수업을 더욱 내실 있게 진행함으로써 정규수업에 준하는 원격수업 관리가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다. 콘텐츠 중심 원격수업은 초등학교의 경우 전남e-학습터 또는 ZOOM, 중학교는 EBS온라인클래스 또는 전남e-학습터, 고등학교는 EBS 온라인클래스 또는 구글 클래스룸을 활용하도록 적극 권장했다.

현재, 전남 e-학습터에는 모든 초, 중학교의 학급방이 개설돼 있어 과목별 영상을 활용한 원격수업이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다. 특히, 현재까지 주로 이뤄져온 단방향 콘텐츠 활용 중심 원격수업을 뛰어넘어 이번 온라인 개학을 계기로 실시간 쌍방향 화상수업을 권장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원격 교육 소외 학생, 정보 소외계층 학생들을 위해 돌봄 지원과 연계해서 학교 컴퓨터실 내에 원격학습교실을 설치해 온라인 수업을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말했다.

이미 세 차례나 개학을 연기했으나 코로나19 확산 추세가 지속되자 추가 학업 공백을 메우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되지만 학교 현장의 혼선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유래 없는 온라인 수업에 대한 불안과 불신, 준비 부족 등의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

우선 온라인 수업을 들을 만한 스마트기기가 없는 학생이 걱정이다. 대부분의 집에는 컴퓨터가 1대만 있거나 없는 경우도 많다. 완도군의 경우 다자녀 가구가 많은데 컴퓨터가 1대만 있다면 다른 학생들은 온라인 수업을 들을 수가 없다. 학교 측에서 부랴부랴 스마트기기 보급을 위한 수요조사를 하고 있지만, 전교생에게 스마트기기가 다 돌아가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또한 스마트기기가 있어도 가정 상황에 따라 학습권 차이가 크게 벌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게다가 이동통신 환경이 상대적으로 도시보다 낙후 되어있어 원활한 온라인 수업이 가능할지도 미지수이다.

또한 온라인수업 수강을 도와줄 보호자가 없는 학생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온라인 강의를 듣는데 익숙한 고교생은 스스로 수업을 들을 수 있지만, 초등학교 저학년생들은 보호자가 없으면 온라인 수업을 듣는 게 불가능 하다. 게다가 다문화 가정도 많아서 다국적 온라인 지원책도 마련되어야 하며,  중증 장애를 가지고 있거나 스스로 콘텐츠 활용 학습이 어려운 특수교육대상자는 보호자가 없이는 온라인 학습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사상 초유의 유래 없는 온라인 원격수업으로 인해 학교도 학생도 부모도 처음 겪는 일이라 우려의 목소리는 커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 하더라도 온라인 수업으로 인해 계층간, 지역간 교육격차가 초래되지 않도록 더 정교한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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