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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감염될라!” 답답한 날들의 연속... 살짝 봄마실 나갈볼까?[ Ⅱ ]

"코로나 감열될라!" 바깥에 못나간지 한달째, 완도 관내 봄내음 콧바람 쐬러 나갈 명소 추천

  • 강미경 기자 thatha74@naver.com
  • 입력 2020.03.31 10:11
  • 수정 2020.03.31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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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이있는 해안경관림/ 당인리 갯바람공원


아름다운 해안 도로와 숲이 어우러져 자연을 마끽하며 드라이브하며 해안 경관을 즐길 수 있는 서부해안도로는 15km구간에 이르며 드라이브 코스로도 유명하다.  갯바람공원은 군외면 당인마을에 위치하고 있으며, 일몰․미소공원과 함께 서부도로 3대공원중 하나로 넓은 면적과 해안접근이 용이하여 주말이면 가족단위 관광객이 많이 찾고 있는 곳이다. 아이와 손잡고  아름다운 다도해를 바라보며 130m의 해안 데크길을 걸어보자. 공원 안은 정비가 잘 된 의자와 여러 가지 쉼터 식수대 화장실 등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있다.

 
묘당도 이 충무공 유적지 / 고금도 충무사
고금도 관광 1번지다. 지금은 간척지로 매립돼 육지가 된 묘당도이지만, 40~50년 전까지만 해도 묘당도는 고금도에 딸린 섬으로 그 거리가 20리 안팎이었다.
이곳이 유명한 것은 정유재란의 마지막 해인 1598년(선조 31) 2월 17일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수군 8,000여 명을 거느리고 고하도(현 목포시 충무동)로부터 이곳에 옮겨 진을 쳤고, 그해 7월 16일에는 명의 원병으로 진린 장군이 5천명의 수군을 이끌고 고금도에 도착해 관왕묘를 세우고 전쟁의 승리를 기원했으며 연합전선을 펴 왜적의 침략을 막아냈던 곳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곳은 해수로의 요새지로서 이충무공이 고금도에 진을 옮긴 뒤부터는 장흥, 고흥 등에 출몰하여 살육과 약탈을 일삼던 왜군이 순천방면으로 도주해 버림으로 전투는 별로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충무공 이순신 장군은 이때 우선 본영을 건설하고 피난민들을 거두는 일 등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유성룡은 『징비록』에서 「공이 고금도에 이르렀을 때는 군의 위세도 장했거니와 섬 안의 민간인도 수만 호에 달해 한산도 시절의 10배나 되었었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같은 해 9월 15일 이순신의 조선 수군과 진린의 명나라 수군이 연합하여 순천 수교(외교)에 침몰한 왜적을 소탕하고, 다시 10월 9일에는 고금도로 돌아와 전열을 재정비하였다가 11월 9일에는 함대가 노량을 향하여 출진하여 충무공이 11월 19일(양력으로는 12월 16일) 아침, 54 세를 일기로 순국하여 묘당도 충무사 맞은편 월송대로 유해를 83일간 봉안하였다가 그 이듬해 1599년(선조 32년) 2월 11일 정식으로 발인, 고향인 충남 아산의 묘역으로 옮겼다고 한다. 아직도 이 터에서는 풀이 자라지 않는다고 전해진다. 또한 명나라 수장은 장군의 전사를 애석히 여겨 이곳에 서혈하고 귀국하였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관왕묘는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충무사로 명칭을 변경하고 현재에 이르고 있다.
 
 

해당화 피고지는 소나무 숲길 / 금일읍 해당화 해변 
완도 금일읍 해당화해변에 오면 ‘엘레지의 여왕’이라 불린 가수 이미자의 ‘섬마을 선생님’이란 노래 가사부터 흥얼거려 진다. <해당화 피고 지는 섬마을에 / 철새 따라 찾아온 총각선생님 / 열아홉 살 섬색시가 순정을 바쳐 / 사랑한 그 이름은 총각선생님 / 서울엘랑 가지들 마오 가지들 마오> 바로 해당화 때문이다.
해당화는 주로 해변의 모래땅에서 자생하는데 염해에도 강하다. 꽃이 아름답고 특유의 향기가 있어 관상식물로 좋은데 금일 해당화해변은 바로 그래서 이름 붙여진 곳이다. 해당화가 지금은 그전보다 많이 사라져 안까타움도 있지만 해당화해변은 사동리, 동백리, 월송리에 걸쳐 있는 폭 200m 길이 3km의 광활한 모래사장은 백사장 앞으로 펼쳐진 소랑, 다랑, 섭도, 부도, 우도, 황제, 원도등 크고 작은 20여개의 섬과 어울려 한폭의 수채화를 그려낸다. 또한 인근의 소나무숲(월송림)은 수령 200년 이상 된 해송 1000여그루가 자태를 뽐내며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놓고 힐링할 나그네들을 기다리고 있다. 월송리는 달이 소나무 위로 뜨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부르게 된 이름이다. 달이 뜨는 모습도 아름답지만 일몰 장면도 일품이어서 야영 장소로도 인기가 높다. 그런데 바다와 접하고 있어서 그런지 월송 해송 림은 여름에 가야 제맛이란다.  안개가 약간 낀 새벽, 월송 바닷가의 파도소리를 들으며 소나무숲길을 사뿐히 걷는 맛을 그대는 아실랑가.

 

숨겨둔 완도의 비경 / 생일도 백운봉 숲길


백운동 정상에 올라가 보지 않은 사람은 아직 완도의 비경(秘境)을 모르는 사람이다. 날씨가 좋은 날 백운동 정상에서는 남쪽으로는 구름 위에 섬이 떠 있는 제주도의 한라산이 보이고, 북쪽으로는 첩첩산중을 넘어 광주의 무등산이 보인다. 또한 360도를 돌아 다도해 전역을 조망할 수 있는 것은 생일도 백운봉에서만 볼 수 있는 선물이다.
이곳에 올라가면 자연과 하나 되는 동화(同化)란 것이 무엇인지 자신도 모르게 알게 된다. 마치 영화 속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대자연을 봤을 때 입을 다물지 못하는 것처럼. 백운봉으로 올라가는 길은 여러 갈래가 있지만, 장흥 천관사 화식스님의 꿈에 상서로운 학이 자리한 곳을 찾아 세운, 유서 깊은 학서암을 통해 올라가는 길(1시간 소요)을 권해주고 싶다.
그리 가파르지 않은 산길을 따라 올라가다보면 산 중턱부터 바위 사이 길을 통과하는데 마치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반지원정대가 높은 산을 통과하는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고산의 벗을 만나는 비밀정원 / 윤선도 동천석실 
고산 윤선도는 ‘오우가 라는 시조에서 다섯 벗을 노래했는데 물(水水), 돌(石石), 소나무(松松), 대나무(竹竹), 달(月月)이 바로 그 다섯이다. 보길도 세연정을 지나 동천석실에 올라가면 그들을 만날 수 있다.
동천석실 입구는 산 바로 밑을 흐르는 개울을 가로지르는 돌다리를 건너면서 시작된다. 본격적인 숲으로 들어가기 전엔 별로 크지 않은 숲이라고 시건방 떠는 마음이 생기기도 하는데, 막상 들어가면 갑자기 사방이 어두워지면서 깊은 숲으로 들어온 느낌이다. 동천석실은 유교 성리학에서 신선이 기거하는 곳의 이름이다. 고산은 이곳에서 신선놀음을 했던 것일까? 동백나무와 차나무, 자귀나무 등이 드문드문 섞인 이 숲 사이의 오르막길을 10분쯤 올라가면, 위쪽 높은 곳에 커다란 바위들이 불쑥불쑥 드러나 있고 그 기암괴석 틈으로 동천석실이 나타난다.
동천석실에서 앞을 보고 있으면 마치 하늘에 떠 있는 낙원에 온 듯하여 세상을 발 아래로 보면서 훨훨 초탈한 듯한 기분이 든다. 내려다보면 부용동이 한눈에 보이는데, 주변의 산자락이 낙서재터를 둘러 연꽃잎처럼 피어나 있어서 부용동이라는 동네 이름을 실감하게 한다. 이곳에서 윤선도가 바라보던 세상의 모습은 과연 어떠했을까? 대답은 당신의 몫이다.
 
느림의 미학이 있는/  청산도 슬로길
살어리랏다 살어리랏다 청산에 살어리랏다
머루랑 달래랑 먹고 청산에 살어리랏다 -청산별곡의 시구절 중 첫 소절이다. 청산에 들어서면 나도 모르게 청산별곡을 읊조리게 된다. 영화 서편제에서 진도아리랑을 부르던 슬로우시티 청산도는 그 면적이 33km에 이른다. 연중 아름다운 곳이지만 유채꽃이 만개한 4월부터는 섬 곳곳에 걷기를 즐기는 전국의 방문객들로 만원을 이룬다. 안타깝게도 코로나 사태로 인해 ‘청산도 슬로걷기 축제’는 취소 됐지만, 관광객의 발길이 끊긴 지금이야 말로 청산도의 느림의 미학을 오롯이 즐길 수 있는 시간이 아닐까. 노란 유채꽃, 푸른 청보리 그리고 에메랄드 빛 바다를 바라보며 청산에 살어리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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