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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밤하늘과 정면으로 맞서게 된 것입니다

배민서 미국 거주/향우/간호사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20.03.31 07:59
  • 수정 2020.03.31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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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세계가 COVID-19으로 신음하고 있다. 주위가 온통 코로나 바이러스로 어수선한 현 시점, 나는 생각해 본다. 과연 어떤 자세로 오늘을 살아야 할까? Stillness..., 나의 해답은 바로 이것이었다. 그러나 고요를 취하는 능력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지난 주 우연히 Ryan Holiday의 <Stillness is the key>라는 책을 만나 내 가슴은 묘한 흥분으로 설레고 있었다. 이 책에서는 느끼고 판단하는 정신영역과 마음을 움직이는 영혼의 영역, 그리고 정신과 영혼의 실행자인 몸의 영역으로 나누고 거기에 따른 수 많은 성공한 사람들의 사례들을 제시하고 있었다. 다양한 삶의 전투 속에서 고요는 아주 많은 것들이 달려있는 교차점이다. 고요는 명료하게 사고하여 전체적인 국면을 파악하게 하며, 우리의 감정을 다스리고, 올바른 목표를 설정하며, 압박감이 심한 상황들을 대처하여, 올바른 관계를 유지하게 하며, 좋은 습관을 만들어 유능한 사람이 될 수 있는 탁월한 신체능력을 갖추어 행복한 순간을 붙잡는 열쇠라고 말한다.


 나는 이 책에서 제시한 가장 나이어린 소녀인 안네에게 주목하게 되었다. 국외탈출에 실패하고 1944년 6월부터 2년 넘도록 은신생활을 하면서 쓰여졌던 그녀의 일기는 16살의 어린나이로 유태인 수용소에서 사망한 이후 그녀의 아버지에 의해 <안네의 일기>로 출간되어 베스트셀러가 된 작품이다
 감옥 같았을 밀실에 숨어 살면서 그녀는 일기장에 키티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Dear Kitty'라고 부르며 친구에게 말하듯 행복을 이야기 했고, 그녀의 꿈에 대하여 이야기 했다. 지금 코로나 사태로 두렵고 답답한 우리들 보다도 그녀의 상황은 훨씬 더 암울 했을텐데, 그 어린소녀가 나에게 큰 가르침을 주고 있었다.


"나는 어떤 불행 속에서도 항상 아름다운 것을 발견하려고 합니다. 아름다움을 찾을 생각만 있다면 바로 그 생각만큼의 행복과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고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행복한 사람은 언제나 다른 사람까지도 행복하게 해줍니다."
"어느 날 밤 위에 올라가 보니 창문이 열려 있었습니다. 당장이라도 비가 올 듯한 어둑어둑한 하늘, 강풍, 조각 구름 등 모든 게 나를 완전히 사로잡아 버렸습니다. 이곳에 온 지 일년 반 만에 비로소 나는 밤 하늘과 정면으로 맞서게 된 것입니다. (중략) 나는 하늘을 올려다보고, 구름과 달과 별을 바라보면 마음이 안정되고 참을성이 강해집니다. 이건 결코 기분 탓이 아니에요. 진정제보다 더 효과가 있습니다. '어머니 같은 자연'은 나의 왜소함을 느끼게 하지만 반면 어떤 충격에도 과감히 맞설 수 있게 해줍니다. (중략) 자연이야말로 정말 순수하고 때묻지 않은 유일무이한 것이기 때문이죠."


 나는 또 다시 그녀로 인해 눈시울이 붉어졌다. 내 안의 나를 깨우는 삶, 그리고 나의 직업인 간호사, 위험에 노출되어 있지만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이 일을 통해 고요에 한 걸음 다가가는 나의 오늘을 나는 더욱 사랑하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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