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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와 명상 - 정신문화의 꽃!

완도차밭, 청해진다원의 茶 文化 산책(106)김덕찬 / 원불교 청해진다원 교무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20.03.31 07:56
  • 수정 2020.03.31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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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인류에게 있어 정신문명의 시작은 언제 부터였을까? 혹자는 사유하기 시작한 때라고 한다. 왜 사유하기 시작한 때라 하였을까? 사전적 의미로 사유는 ‘생각하고 궁리함’이다. 이때 생각은 ‘헤아리고 판단하고 인식하는 것 따위의 정신 작용’이라 하고, 궁리는 ‘일을 처리하거나 개선하기 위하여 마음속으로 이리저리 따져 깊이 생각함’이라고 한다. 위의 사전적 의미만 살펴보아도 사유라 했음을 짐작할 것 같다. 즉 인류에게 있어 사유의 메카니즘이 작동되면서 윤리적 가치관을 바탕으로 한 정신문화가 싹트기 시작하였고, 그 문화적 단편이 일정한 시대적 정형성을 갖게 되면서 문명의 틀이 형성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 근본인 정신문명의 꽃이 바로 종교이다. 그러나 무지, 혹은 무명으로 인한 어두움이 고도의 정신문화적 정형성을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하여 오히려 큰 혼란을 가져다주었다.

그것이 바로 신적, 혹은 신관에 대한 개념이다. 즉 근원적 종지에 대한 가르침이 퇴색하여 고도의 정밀하고 깊은 정신적 정형성을 오롯하게 보편화 하고 전승하는데 실패한 셈이다. 오늘날의 종교적 현상을 보면 지나친 정형성의 창조가 곧 자기 매너리즘에 빠진 우상을 창조해 내는데 큰 공을 세운 듯하다. 또 다른 돌이킬 수 없는 우를 범하고 만 것이다. 그래서 기존의 종교적 가치관인 종교적 진리관이 아닌 전혀 새로운 진리적 종교관으로 바뀌어야 할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 이치를 내안의 의식세계로 표현해보자. 내 안에 진정한 참 나가 있다. 그러나 이 참 나가 제대로 발현되어 살지 못한다. 그것은 바로 참나의 본연성을 잃었거나 참나라고 착각하며 살고 있는 또다른 내가 있고, 그 내가 모두이며 절대라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 나를 순수 자아라 생각하고, 진짜 자기라 여기는 것이다. 이를 일반적으로 우리는 자기의 에고라고 한다. 참 자아가 아닌 거짓 자아인 것이다. 이 거짓 자아, 즉 나의 에고를 내려놓아야 비로소 참 나를 볼 수 있으며, 참 나의 본연성 그대로 살아가려고 할 때 참 가치로운 삶을 살았다라고 하는 것이다. 이때 참 나의 세계로 진입하는 방법을 찾은 것이 바로 명상이며, 이 보다 더 뛰어난 방법을 찾기는 어렵다. 즉 명상을 통해서 거짓 나로부터의 탈출을 시도하는 것이다.

각고의 노력 끝에 탈출했을 때 우리는 열반을 얻었다, 혹은 해탈하였다 한다. 즉 자기의 에고에 얽매이지 않는 참 자유를 얻었다라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과정이 참 쉽지만은 않다. 이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수없이 많은 방법들이 제안되었고, 그 많은 방법 가운데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야 하며, 그 방법을 찾아 목숨을 건 노력이라야 비로소 스스로의 답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이를 깨달음이라고 한다. 즉 자기에게 주어진 답을 찾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자기의 소명, 자신의 천명을 알고 깨달았다고 하는 것이다. 이 얼마나 놀라운 일이며, 벅차고 환희용약할 일이 아니겠는가? 이 같은 열락의 경지를 표현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우리의 일상속에서 자기의 소명을 잘 수지하고 더욱 발전시키며, 바르게 활용하기 위한 삶의 문화적 정서의 단편으로 가장 뛰어난 콘텐츠가 바로 차라고 할 수 있다. 차는 기본적으로 함께라는 의미가 있고, 함께이기 때문에 가장 필요한 소통의 문제를 가장 손쉽게 해결할 수 있다. 그래서 차를 소통문화의 꽃이라 하는 것이며, 나눔미학의 꽃이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정신문화의 정형적 미학의 틀을 완성할 수 있기 때문에 차를 정신문화의 꽃이라고 하는 것이다. 우리 인류는 이러한 차와 명상이라는 문화적 메카니즘을 통해서 다시금 영적 진화를 꾀하는 기회로 삼고 더욱더 지혜를 연마하고 바른 실행에 거듭 힘써야 할 중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차와 명상! 둘이되 하나이며, 하나이되 이미 둘로 나투었다. 차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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