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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칠나무 이야기 스물 넷

배철지의 완도 황칠 스토리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20.02.04 22:07
  • 수정 2020.02.04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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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붉가시나무는 완도를 대표하는 수종 중의 하나이다.

붉가시나무는 완도에서 가장 잘 자라는 나무이고 그 쓰임새도 많아서 ‘예전에 해남이나 강진 사람들이 농기구 자루가 필요할 때는 완도만 바라보았다’는 말이 있을 만큼 질기고 단단한 나무였으며 특히 가리포진이 여기에서 대장군전을 만들 때 긴요하게 사용되기도 했다.

조선왕조실록 중 정조실록 41권, 정조 18년 12월 25일 무인 3번째 기록에 의하면 호남 위유사 서영보가 별단을 올렸는데 그 내용 중 완도에 관한 내용이 보인다.………길고 곧은 나무는 반드시 쓸만한 재목이고 가서목(哥舒木)은 더욱이 단단하고 질긴 좋은 재목으로서 군기(軍器)의 중요한 수요인데 유독 이 섬에서만 생산됩니다. 그러니 이것은 모두 토산물 중의 기이한 보물입니다.……… .

여기에 나오는 가서목은 가시나무의 한자말이고 군기는 군사 무기를 말하니 병기창의 역사도 임진왜란 때 뿐만 아니라 그 후로도 계속 유지 되었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그렇다면 가시나무는 어떤 무기 제작에 사용 되었을까? 여러 기록을 살피면 대장군전이나 장군전 같은 화포에 사용되는 전(箭)류의 몸통 부분이 이에 해당하며 창의 자루에도 사용되었다.

그런데 가시나무도 여러 종인데 과연 어느 종류가 사용되었을까? 완도에 자생하는 가시나무는 참가시나무, 종가시나무, 붉가시나무 등이다. 나무는 일반적으로 무거운 나무가 단단하기 때문에 비중이 단단함을 따지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 일반적인 가시나무의 기건비중이 0.9이고 붉가시나무의 기건비중은 0.9~1.05로 가시나무 종류 중 가장 단단하다. 그래서 화약의 폭발에도 쪼개지지 않아야하는 대장군전이나 장군전에는 붉가시나무가, 단단함은 덜해도 탄성이 좋아야하는 창의 손잡이에는 종가시나무가 사용되었을 것이다.

다음의 사진은 보길면 정자리에 있는 황칠나무로 천연기념물 제479호로 정해졌다. 그리고 그 아래의 사진은 정자리 황칠나무의 외피이며 그 상태가 세월의 깊이를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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