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조삼모사하는 군 조직개편에 부화뇌동하는 군의회

[사설] 집행부의 독주, 군의회 견제·감시 역할 못해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9.12.20 15:05
  • 수정 2019.12.20 15:06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군이 지난 3일 조례 입법예고에서 공고한 완도군 조직개편 기본계획이 지난해 8월 ‘1실 13과’ 체제에서 ‘2국 1사업단 1담당관’으로 바뀐 신설 국·단장 체제로 조직개편에 대한 명확한 평가 없이, 적극적으로 일하는 조직 구현이란 추진방향과 목적에도 맞지 않는 공무원을 위한 자리 늘리기라는 조삼모사의 행정을 보이고 있는데도, 별다른 제동조치도 못하며 부화뇌동했다는 군의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중앙정부가 1~9급 공무원 계급체계를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유기적인 수평 공동체가 강조되고 있는 시점에서 완도군청은 기존 실·과장급 결제라인이 국·단장 체제로 더욱 수직화하면서 ‘옥상옥’이 하나 더 만들어졌단 비아냥까지 사고 있다. 

더구나 이번 군 조직개편 계획은 구성원의 역량개발과 역량확보가 안된 가운데 군 핵심전략산업인 해양치유산업 중점추진을 위한 조직구조 확대와 인력증원이 안된 팀 신설로 인해 자칫 조직 내 업무추진 과정에서 악순환이 우려돼 보여주기식 조직개편이 아니냐는 조삼모사의 전형이란 비판이 높다. 

여기에 능력 있고 소신 있는 계장급 공무원들이 무능력하고 혜안 없는 과장급 공무원에게 미움을 받아 적재적소에서 일하지 못하고 있다는 조직의 비효용성이 제기되고 있는데도 이를 간파하지 못한 의회가 주문한 것들을 들어줬기에 추인하겠다고 하는 것은 그야말로 군자화이부동君子和而不同(군자는 화합하되, 부화뇌동하지 않고)小소인동이불화小人同而不和(소인은 부화뇌동하되, 화합하지 않는다)와 성현의 말에서 한 치도 벗어남이 없다. 지난해 해양치유산업에만 눈이 멀어 근본적인 시대의 흐름을 간과한 조직개편이란 핵심은 간파하지 못하고 서기관 자리만 더 하나 만들어주면서 자치행정과에게 농락당한 군의회였다는 세간의 조롱이 이번에도 이어지면서, 정치적 신념으로 일당백 행정의 독주를 막아냈던 김 신, 정관범, 김동삼 전 의원 때가 되레 그립다는 말까지 들리고 있다.

조직개편은 조직의 특성, 조직의 구성원, 참모들의 인력자원을 효율적으로 잘 활용하고, 무엇보다 최고정책결정자가 보다 민주적인 의사결정 방식으로 다양한 의견제시와 토론을 통하여 자신의 의견과 타인의 견해를 비교 검토하여 자신의 인식적 특성, 심리, 정보처리과정의 문제점들을 보다 객관화시키는 일이다. 

누구를 위하여? 바로 군의원을 선출해 준 주민을 위해서다. 주민은 지방자치의 본질이다. 그 본질이 현상을 낳고, 사람은 그 현상을 인식해 다시금 본질을 추론하게 되는데, 군의회가 보여주는 일련의 행태는 본질에서 벗어난 오류 투성이다. 치열한 과정을 통해 의회의 본질을 찾는 성찰의 시간이 요구된다. 

저작권자 © 완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