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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이야기

[완도 시론] 배준현 / 고금주조장 대표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9.11.15 14:38
  • 수정 2019.11.15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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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준현 / 고금주조장 대표

지난 10월 전국축제일정을 살펴보니 군단위 행사만도 60곳이 넘는다. 축제공화국이 어제 오늘이야기가 아닌 축제의 시대에 살고 있다. 언제부터 이렇게 되었을까? ○○축제라고 하는 온갖 축제는 90년대 들어 지방자치제도의 실시와 함께 활발하게 운영되어 오늘에 이른다. 지역의 특산품과 관광홍보와 공동체의 단결을 이끌어가는 축제로 발전해 왔다. 한편 관주도와 지자체의 지원금으로 운영되는 축제예산이 이벤트와 연예인 공연들에 지나치게 쓰여 예산낭비와 어디를 가도 비슷한 축제컨셉에 쓸모없는 행사라는 지적도 받는다. 보여주기와 알맹이 없는 요란한 축제장에서 무엇이 중요한 지를 잃어 버렸다.

이젠 차별화를 꾀해야 할 때이다. 완도는 빼어난 자연환경에 버금가는 역사와 문화가 있다. 지역의 역사와 문화 인물들을 이야기 하는 테마로 축제에 응용해야 한다. 확실한 테마가 있어야 관광객들이 찾아 오고 특산품들도 덩달아 잘 팔리게 될 것이다. 장보고, 이순신, 윤선도, 이광사를 비롯 수많은 역사 인물과 문화유적과 이야기거리가 있다. 청산도는 세계가 인정하는 슬로시티로 독특한 자연과 문화유산이 있다. 완도는 무궁무진한 자원들로 복받은 곳이다. 이런 자원들을 축제와 연결한 컨텐츠를 개발하는 것이다. 이제까지 보지 못한 독특한 완도만의 관광축제가 될 수 있게 축제 기획자들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완도의 읍면단위 축제도 좀 더 적극적으로 차별화해야 한다. 고금 유자, 약산 흑염소, 금일 다시마, 노화 전복같이 지역특산물을 내세운 축제이니 만큼 그것에 걸맞는 프로그램을 많이 개발해야 한다. 온 지역민들이 참여하여 향우민들과 함께 고향사랑의 마음을 보태고 지역특산품을 홍보 판촉하는 행사로 거듭나야 한다. 이벤트회사에 쓰는 돈을 과감하게 줄이고 알맹이 있는 축제프로그램에 써야 한다. 

한편으로 군단위 읍면단위 축제만 있는 것이 아닌 마을단위 작은 축제도 많이 있어야 한다. 마을사람들이 테마를 찾고 관광객과 출향민들을 마을로 불러 모아 지역민들의 경제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녹색농촌체험마을로 지정된 고금도 청학마을의 바다축제에서 사람들은 갯가에서 바지락을 캐고 미역을 딴다. 농가의 옛모습을 관찰할 수도 있다. 주민들의 삶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마을사람들의 노력으로 이루어낸 행사는 박수받기에 충분하다. 삶의 현장을 축제로 탄생시킨 예이다. 

축(祝):신에게 빌고 원한다는 뜻, 제(祭):제사. 축제란 인간이 소망하는 일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축과 제사라고 할 수 있겠다. 그것이 언제부터였냐면 우리에겐 고대사회 제천의식이 있었다. 농사가 잘되길 빌며 하늘에 제사를 지내고 많은 사람들이 음주가무를 즐겼다. 이러한 전통은 꾸준히 이어 내려오다 산업화, 도시화로 사라져 버렸다. 축제에서 다시 찾아내야 한다. 강강술래와 같은 춤, 노동요와 민요경연과 같은 지역색 있는 것들을 찾아내어 축제에서 보여주는 것이다. 전통문화가 다시 살아나는 모습을 축제에서 보고 싶다.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의 낯선 문화를 즐기기가 쉽지 않다. 사람들의 쉼의 문화가 더욱 필요할 때 색다른 힐링 체험과 특산품을 찾는 관광객들이 축제를 보러 몰려든다. 현지인은 특산물을 팔아 좋고 지자체는 홍보효과에 이만한 게 없다. 축제의 설계자, 주민, 관광객들이 함께만드는 공동체의 모습, 옛것을 되살리고 창의적인 미래로 나서는 모습이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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