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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과경과 진녹색 열매가 매력적인 후박나무

[국립난대수목원 유치 기원] 수목원에서 쓴 편지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9.09.20 13:01
  • 수정 2019.09.20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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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석 / 완도수목원 수목연구팀장

남부지방에 자생하는 늘푸른 넓은잎나무
후박나무는 녹나무과에 속하는 상록 교목이다. 정이 두텁고 인심이 후한 마을에서 잘 자란다고 해서 '후박'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일본에서 일본목련을 '후박(厚朴)'이라고 부르는데 일부에서 잘 못 사용하여 우리나라에서도 일본목련을 후박이라고 부르기도 하였다. 하지만, 남부지방에 엄연히 후박이라는 이름을 가진 나무가 있다. 기후가 온난한 전남, 전북 및 경남의 도서 및 해안 지방에 자생하며 제주도와 울릉도에도 분포한다. 우리나라에서 후박나무의 북한계는 전북 부안군 변산반도로 이곳(부안군 산내면 격포리)의 후박나무 군락은 천연기념물 제 123호로 지정되어 있다. 우리나라 외에 중국과 일본에도 분포한다.

꽃보다 열매가 매력적인 나무
잎은 녹색에 뒷면은 회록색이며 양면이 모두 털이 없이 매끈하며 꽃은 5-6월에 6mm 정도의 작은 꽃들이 모여 피는데 눈에 잘 띄지는 않는다. 열매는 이듬해 7월에 흑자색으로 익는데 지름은 1~1.4 cm 정도이고 하나의 열매에 둥근 종자가 한 알 들어있다. 붉은빛의 열매꼭지(과경)에 진녹색의 열매가 여름철 볼거리를 제공하여 꽃보다는 열매가 더 큰 매력을 선사한다. 수형이 웅장하고 상록성의 두터운 잎과 함께 붉그스레한 색에 통통한 겨울눈도 은근한 매력이 있는 나무이다.

추위에 약해 남부지역에서만 잘 자라
어릴 때는 음수에 가깝지만 자라면 양수가 되고 추위에 약하다. 전북 변산 반도가 자생 북한계지만 내륙에서는 이보다 훨씬 낮은 위도에서도 견디지 못한다. 내한력은 동백이나 가시나무, 목서 등 보다 훨씬 약하며 같은 녹나무과의 참식나무와 비슷한 수준이다. 따라서 재배 적지는 제주도와 남해안 도서 지방이다.번식은 전적으로 실생에 의하는데, 여름에 익는 열매에서 종자를 채취하여 직파하거나 젖은 모래와 섞어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이듬 해 봄에 파종한다. 직파하면 약 4-6주 정도 지난 당년 가을에 발아하여 5cm 내외까지 자라지만 대개 겨울 추위에 지상부가 얼어 죽고 이듬해 봄에 다시 움이 터서 자라게 된다. 따라서 직파할 경우 아주 온난한 곳이 아닐 경우 시설 내에서 관리하는 것이 좋다. 충해로는 잎을 갉아 먹고 벌레집을 짓는 도롱이벌레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피해가 크지는 않다. 이식은 어려운 편이므로 큰 나무의 경우는 1년 전쯤 뿌리 돌림을 하는 게 좋으며 가급적 분을 크게 뜨고 가지를 강하게 다듬어 옮겨야 하며 또한 적기 이식이 중요하다. 이식의 적기는 새순이 굳어지고 공중 습도가 높아지는 6월 하순 경이다.

위장병을 다스는 약제 등 쓰임새가 다양한 나무
동의보감에는 "후박껍질은 배가 부르고 끓으면서 소리가 나는 것, 체하고 소화가 잘 안 되는 것을 낫게 하며 위장을 따뜻하게 하고, 장의 기능을 좋게한다, 또한 설사와 이질 및 구역질을 낫게 한다"하여 주로 위장병을 다스리는 대표적인 약제로 쓰였다고 한다. 이로 인해 후박나무는 '후박피'라하여 한약재로 인기가 좋아 사람들로부터 수난을 겪기도 하였다.후박은 크게 자라는 나무이기 때문에 학교, 공원, 공공 주택 단지 등에 적합하며 바닷바람과 염해에도 강해 바닷가의 방풍수나 해안 매립지 등 조경용으로 좋다. 최근, 남부지방 가로수로 많이 심어져 인기가 좋은데, 완도수목원에는 진입로와 정문에서 산림전시관 입구까지 저수지변을 따라 식재해 놓은 후박나무가 아름다운 수형을 뽐내면서 그늘을 제공하여 여름철 방문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수형도 좋고 잎과 열매가 매력적인 나무이지만 추위에 약해 서남부 해안 지방에 한해 식재할 수 있어 아쉬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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