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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은 다가왔는데 대목 분위기는 온데간데 없어

추석 특집1> 완도 경기 상황 분석

  • 김영만 기자 geeer2541@naver.com
  • 입력 2019.09.06 11:16
  • 수정 2019.09.06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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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가을은 수확의 계절로 과거 먹을 것이 부족했던 시절에도 추석만큼은 넉넉하고 풍족하게 음식을 마련해 한 해에 농사가 잘 끝마친 것에 대해 감사의 제사를 올리며 가족, 지인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날이다. 현대에도 추석이 가까워지면 추석 대목으로 가족이나 친한 친구, 감사를 전할 지인들에게 선물을 나누며 추석날에는 가족끼리 모여 차례를 지내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추석은 직장인에겐 휴식으로 자영업자에겐 매출을 올릴 시기의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번 추석은 대목이란 단어가 무색할 정도로 올해 추석의 경기 상황은 좋지 않다. 모두가 즐겁고 풍족하고 넉넉하게 소비를 하고 판매를 할 시기지만 완도의 시장은 추석  분위기는 나지 않은 채 평소와 같은 느낌을 줬다. 추석엔 지역의 특산품이 많이 소비된다. 특히 완도는 풍부한 해양자원을 토대로 전복, 건어물과 같은 수산물이 강세를 보인다. 그러나 이번 추석을 앞두고 판매량을 조사해 본 결과 전체적인 판매량이 감소했고 건어물의 경우 매우 저조한 판매량을 보였다. 전복의 경우는 전년도에 비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전복은 고급 선물로 인기를 잃지 않고 아직까지 경쟁력 있는 상품이다. 특히 이번 판매 동향을 살펴보았을 때 3~4만원 중저가형 제품보단 5만원을 넘는 고가 상품이 판매량이 높았다. 

건어물은 계속해서 최저점을 찍고 있다. 건어물은 과연 추석이 왔는지 안 왔는지 구별이 안 갈 정도로 추석 특수의 효과를 못 보고 있다. 지금까지 계속해서 하락세를 타며 올해도 안 좋을 거라 예상하고 있었지만 그 피해가 만만치 않았다. 찾아오는 사람도 거의 없으며 주문량도 30%정도 줄었다는 한 상인은 올해도 안 좋을 거라 생각은 했지만 이 정도로 힘들지는 몰랐다고 밝혔다.

이번 추석은 경기가 심각하게 안 좋은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전복은 현상유지에 성공한 듯 보이지만 전복 이외의 상품은 결과가 좋지 못하다. 이렇게 경기가 나빠지는 상황에서 몇몇 원인을 파악할 수 있었다.

추석 경기가 장기적으로 하락하는 원인으로는 명절 선물의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추석엔 사람들은 가족들과 친구들과 지인들에게 선물을 보낸다. 과거엔 한 해 감사하고 앞으로도 잘 부탁드린다는 의미로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을 보냈다. 그러나 가족이나 친한 친구들에게만 선물을 하고 주변 지인들까지는 굳이 선물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경제적인 문제도 있겠지만 사람들의 삶이 개인화되고 공사구분을 확실히 지으며 많이 친하지 않으면 굳이 챙기지 않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러면서 자연히 선물의 수요가 줄어든 것이다.


두 번째로 장기적인 경기 침체가 있다. 불황이 계속되면서 소비 심리가 악화 돼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아 민간 소비도 타격을 입는다. 최근 한시적으로 적용했던 유류세 인하 조처도 지난달로 종료해 서민들의 경제사정도 좋지 않다.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에 따르면 직장인들 2,404명을 대상으로 한 올해 추석 연휴 예상 비용은 평균 35만원으로 지난해 조사 결과(45만원)보다 10만원(22%) 줄어들었다. 또한 부담스러운 경비로는 부모님·친지 용돈을 꼽은 응답자가 64.8%(복수응답)로 가장 많았고 선물비용(28.2%)은 두 번째를 차지했다. 결국 추석 경비가 부담스러우니까 줄일 수 있는 선물비용을 줄여 소비를 줄였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전복의 경우 중저가형 선물보단 고가 선물세트가 많이 소비된 것을 보아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 선물을 하고 싶은 사람들은 굳이 중저가형의 선물보다는 고가를 선호하는 것으로 보이고 경제적 여유가 없는 사람은 중저가형 선물을 하기보단 아예 선물 자체를 안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건어물의 경우 흔히 ‘가성비’ 선물의 대표주자로 가격이 다른 것에 비해 낮은 편이면서 선물로 손색없는 효율 좋은 선물로 입지를 다졌지만 경기가 더 악화되면서 그 마저도 수요가 줄어버린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불안정한 대외적 경제상황으로 기업의 소비가 줄어들었다. 일본의 수출규제 및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으로 기업에서는 불안정한 정세에 반응해 피해를 입은 기업은 물론 피해를 입지 않은 기업도 직원들에게 선물이나 상여금과 같은 복리후생 비용을 점차 줄이고 있다. 큰 자금을 움직이는 기업이 별 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자 자금이 순환하지 않아 결국 판매업체는 큰 수익을 보지 못하고 결국 판매업체는 노동자를 줄이는 식으로 허리띠를 졸라 맨다. 결국 노동자가 줄면 개개인의 가계 경제상황이 악화 돼서 결국 전체적으로 소비가 감소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또한 예년보다 추석이 빨리 찾아오면서 과일 등 제수용품 가격도 오르고 있다. 올해 추석은 2014년(9월8일) 이후 가장 빨리 찾아오면서 차례상 대표 과일인 배의 경우 제수용품과 선물세트용으로 쓰이는 대과수급이 어려워 가격이 치솟았다. 가격이 아무리 비싸더라도 차례는 지내야하고 과일은 사야하니 그에 반해 수산물은 외면당한 실정이다.

한 상인은 지금 완도읍으로 오는 관광객이 너무 적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현재 군이 해양치유산업을 중심으로 여러 가지 사업과 관광자원 개발을 실시중이지만 해양치유산업이 언제 완성될지 언제 관광객을 끌어 모아 지역에 도움이 될지 모르는데 지금 당장에 사람이 안 오는건 어떻게 해결하려고 하는 건지 모르겠다며 너무 미래만 보고 지금 현재는 보지 않는 관광산업을 꼬집었다.

‘IMF도 비켜간 완도’는 이제 옛말이다. 시장 상황이 큰 위기에 빠지면서 더 이상 두고 볼 문제는 아닌 것이다. 미래를 준비하는 사업도 좋고 지역만의 특별한 산업을 갖춰 차별화를 이루는 것도 좋지만 당장의 위기를 극복하는 일도 군에서 집중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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