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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수고, 교육의 본질‘처세’와‘요령’이 아니다

[사설] 완도수고 엽기 학교폭력 사태와 학교측의 대응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9.05.21 12:46
  • 수정 2019.05.21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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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수고 1학년 신입생들 사이, 이른바 '기절놀이' 폭력이 지속적으로 가해진 사실이 알려져 공중파 방송을 타면서 전국적인 이슈로 부각돼 지역적 망신에 이어 지역사회에 큰 충격을 더하고 있다.

특히나 가해학생들의 경우 나주와 진도 등 외지에서 완도수고에 입학한 학생들이고 피해학생들은 완도 출신이다 보니, 지역민 사이에선 "이럴려고 완도수고를 특성화고교인 마이스터고를 만들려고 애를 썼냐?"는 푸념까지 나오고 있다.

이번 사건은 피해학생들이 입학과 동시 3월 초부터 폭력·금품갈취 등의 학교폭력을 당한 뒤 3월 중순부터는 교실과 기숙사 가리지 않고 ‘기절놀이’피해를 당한 것으로 진술한 가운데, 지난 4월 17일부터 사건을 인지한 학교측은 한달동안 과연 뭘 했는지 피해 학부모와 지역사회가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번 학교폭력사건과 관련해 가장 현명한 판단을 했던 곳은 피해 학생들을 조사하던 경찰관이 학생들의 2차 피해를 우려해 신변 보호용 스마트워치 부착과 학교 기숙사 주변의 순찰 강화를 한 반면, 가장 공개적이고 원칙적으로 대응해야 할 학교측에선 내내 쉬쉬하면서 지역사회에 대한 대응 또한 우호적 여론 형성을 해달라는 여론 조성으로 교육 자치가 아닌 교육 정치를 했다는 점이다. 그것도 사건이 일어난지 한 달이 지나서야 인지했다는 것은 학생들의 성향 파악이나 학생관리시스템이 전혀 작동되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이렇게 전국적인 이슈로 부각되며, 완도수영장 이후 또 다시 망신살이 뻗치게 한 것은 학교가 봉건적 의식에 더해  ‘평교사-부장교사-교감-교장’수직적 관료주의에 사로잡힌 결과다. 이번 사건이 터졌을 때만해도 학교 내부에서 조차 어떠한 상황인지를 인지하지 못해 외부에 상황을 의뢰할만큼 학교는 공개적인 협의 절차가 없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학교는 학교장과 교사들이 평등한 관계로 격의 없이 모든 문제를 협의하고, 교사와 학생이 눈높이를 맞추며 배우고 익혀 교육의 본질을 가는 장이 되어야 한다. 요령과 처세가 아닌 원리와 원칙을 가르치고 배우며 더 본질적인 인간에 대한 예의와 사랑으로 가는 길.
그것이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힘이자 희망임을 깨닫게 하는 일. 바로 교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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