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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언제가 가장 행복했어요?[에세이-눈이 부시게] 김지민 / 수필가
완도신문 | 승인 2019.03.22 08:47

TV앞에서 드라마를 본게 까마득하다.
며칠 전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김혜자 선생님의 주름이 너무 예뻐서 쳐다봤다.
어쩌다 가끔 보게 된 드라마 '눈이 부시게'
어제는 눈물콧물 범벅으로 날 밀어 넣는다.
1편부터 다시보기 해야 될거 같은 드라마.
아들이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엄마에게 묻는다.
"어머님은 살면서 언제가 제일 행복하셨어요?” 평생 아들 앞의 눈을 쓸어 오신 어머니에게 아들이 묻는다.
“대단한 날은 아니구. 나는 그냥 그런 날이 행복했어요. 온 동네에 다 밥 짓는 냄새가 나면 나도 솥에 밥을 안쳐 놓고 그 때 막 아장아장 걷기 시작했던 우리 아들 손을 잡고 마당으로 나가요."
"그럼 그 때 저 멀리서부터 노을이 져요. 그 때가 제일 행복했어요. 그 때가.”
아!
순간, 그녀의 말에 목구멍이 따끔거린다. 한 발 한 발 붉은심장의 박동에 맞춰걸어오는 듯한 그리움이 깃든 아름다움이 그려진다.
표백되지 않는 그리움이란, 수다스럽지 않은 아름다움이란 저런 모습이 아닐까.
알츠하이머라는 기억의 조작이 불행이면서도 한 편으로는 행복이 될 수도 있음을 알게한다. 모든 기억은 어쩌면 가장 행복한 시간에 머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무의식의 어느 지점에선...난 행복해라고 말하면서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들.
마지막 엔딩씬 나레이션.
역시 감동입니다.
“내 삶은 때론 불행했고 때론 행복했습니다. 삶이 한낱 꿈에 불과하다지만 그럼에도 살아서 좋았습니다."
"새벽에 쨍한 차가운 공기. 꽃이 피기 전 부는 달큰한 바람. 해질 무렵 우러나는 노을의 냄새."
"어느 하루 눈부시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지금 삶이 힘든 당신.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당신은 이 모든 걸 매일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 대단하지 않은 하루가 지나고 또 별거 아닌 하루가 온다 해도 인생은 살 가치가 있습니다."
"후회만 가득한 과거와 불안하기만 한 미래 때문에 지금을 망치지 마세요."
"오늘을 살아가세요. 눈이 부시게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엄마였고 누이였고 딸이었고 그리고 나였을 그대들에게.”
 

김지민 / 수필가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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