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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사회의 위기를 기회로 바꾼 '잎사귀 비즈니스'

이승창 자유기고자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8.12.07 09:40
  • 수정 2018.12.07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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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시코쿠(四國) 섬의 동부에 있는 도쿠시마현(徳島県)의 가미카쓰초(上勝町)는 1955년 6,265명이었던 마을인구가 현재는 1,577명으로 줄었고, 이 중 고령자 인구가 52%를 차지한다. 이 마을은 전통적으로 귤 농업을 해오고 있었는데, 30여 년 전 심한 겨울 추위로 귤나무가 모두 죽어 위기에 처했다고 한다. 가미카쓰초의 '쯔마모노(잎사귀) 비즈니스'란 마을 면적의 86%가 삼림인 특징에서 착안해 일본요리 장식에 쓰이는 쯔마모노(妻物, 나뭇잎 등)를 판매하는 회사인 이로도리(彩 - 자치단체와 주민들이 합작해 설립한 주식회사)사를 설립했다.

일본 요리에 쓰이는 잎사귀 종류는 320종 이상으로 사시사철 다양한 잎사귀를 판매하고 있는데, 마을의 고령자들이 수집부터 출하와 판매까지 도맡아서 하고 있다.
지역 활성화를 위해 농업과 상업이 서로 힘을 합해서 실천에 옮긴 '쯔마모노(잎사귀) 비즈니스'가 성공을 거둬, 일본뿐 아니라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일본 전국 쯔마모노 시장의 약 80%를 이로도리사가 점유하고 있고, 이 회사와 함께 가미카쓰초의 200여 농가가 영농조합의 형태로 참여하고 있다.
참여 인원 중 일손의 중심이 되는 절반 이상이 여성으로 평균 나이는 73세이고, 연 평균 300만 엔(약 3천만 원) 정도 소득을 올리고 있으며 최고는 2000만 엔(약 2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농가도 있다. 가미카쓰초의 성공사례가 우리들에게 주는 시사점은 몇 가지를 들 수 있다.

참신한 발상으로 새로운 수요를 발견하여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자원을 활용해서 비즈니스 기회를 포착했다. '쯔마모노(잎사귀) 비즈니스'를 처음 제안한 요코이시 도모지(横石 知二)씨는 지역 활성화와 고령자 노동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평소 쉽게 접했던 쯔마모노에 관심을 두고 연구와 노력 끝에 성공을 거두었다.
그는 산이 많은 지역적 특성을 최대한 활용했고, 상품이 될 잎사귀들이 가벼워 고령자도 부담 없이 일할 수 있는 점을 착안했으며, 시장 진입자가 없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점도 눈길을 끈다.

특히, 정보화기기를 활용한 ‘쯔마모노(잎사귀) 비즈니스’의 성공이 돋보인다. 고령자도 쉽게 조작할 수 있도록 ‘가미카쓰 정보 네트워크’를 개발했다.
태블릿 PC로 시장 동향이나 매출, 단가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납품 의사를 전달하는 시스템이을 구축했다. 오랜 노하우를 바탕으로 구축한 소프트웨어는 가마카쓰초의 ‘잎사귀 비지니스’가 일본 시장 점유율 70~80%를 유지하는 원동력으로 꼽힌다.
필자는 지난번 우리 지역에 널리 분포해 있는 동백나무 열매의 자원화를 통한 주민소득증대 방안을 주장했었다.
가미카쓰초의 '잎사귀 비지니스' 성공사례를 소개하는 것도 앞서가는 지역의 좋은 아이디어를 벤치마킹해서 우리의 실정에 맞게 만들어 실천에 옮기면 우리도 성공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이 있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조건들이 아무리 좋고, 독특한 아이디어가 있어도 결국은 어떻게 실천에 옮기느냐에 따라 성공과 실패의 길은 갈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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