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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게 사랑이다

완도의 아름다운 며느리 누룰삐뜨리아

  • 손순옥 기자 ssok42@hanmail.net
  • 입력 2018.12.03 15:06
  • 수정 2018.12.03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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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평등하고 존중받아야 한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말이다. 그만큼 우리 인간사회가 불평등하고 사회적 약자편에 서질 않기 때문인지 모른다.
사람과의 경계를 허물지 않는다면 잘못된 가치관에 지배된 착각의 다름 아니다.
단일민족의 혈(血)이 무너진 지 이미 오래전 일이다. 그렇지만 아직도 다문화(혼혈)를 현실로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사회적 분위기는 여전하다
특히, 우리지역에 많은 다문화 가정을 편견과 경계 없이 품어야 하는 과제는 우리의 몫이 아닐까.
한 다문화가정 ‘누룰 삐뜨리아’주부를 만났다.
남편과는 인도네시아에서 만나 결혼하고 한국으로 들어와 7년째 살고 있는 그는 아이들 둘을 키우고 있다. 나이, 문화 차이를 감수하고 결혼하여 완도에 살고 있는 그는 불과 서른 살이다. 우리의 결혼문화에 비춰볼 때 그 나이면 대체로 한창 사회활동과 자기개발에 힘쓸 시기다.
그런데 이미 그는 두 아이의 엄마로, 국적이 다른 사람의 아내로 살아가고 있다.
낯선 나라 낯선 지역에 적응하며 살아가기 쉽지 않았을 그와 얘길 나눠봤다.

“대부분 다문화가정 엄마들은 저처럼 젊어요. 만나서 얘기해보면 고민이 다 똑같아요.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서 차별대우 받지 않은지, 엄마와 언어소통이 안되어 잘 못 되지 않을지, 다문화 엄마들은 거의 공장에 다니며 일하고 있어요. 그래서 낮에는 아이들을 돌보지 못해 항상 걱정이에요.”
그 또한 인근 농공단지로 일 다니고 있지만 수입이 일정하지 않고 부족해 생활이 어렵다고 했다. “이 지역은 바다일이 많아 공장은 많은데 여자가 하기에는 힘이 들어요. ‘친정에서도 이렇게 까지 안 살았는데 왜 여기에 와서 이렇게 살아야하나’생각할 때면 많이 슬프다”며 “다문화에서 알게 된 언니들한테 힘들다고 말하면 힘든 가정이 더 많다”고 했다.
잠시 그의 눈망울이 빨개졌다. 조심히 종교 얘기도 꺼냈다.
“저는 이슬람교에요. 무슬림이라 히잡(이슬람 여성이 외출 때 쓰는 장막)도 쓰고 싶지만 지역이다보니 시선 때문에 기도만 하고 있어요. 종교는 존중 돼야 해요. 간혹 요구 당할 때 ‘사는 것도 힘든데 종교문제까지 침해 받으면 정말 힘들어요.”

그가 지키는 무슬림의 모토는‘배려’라고 한다. 모든 사람에게 예의를 지키고 배려하는 것이 종교를 지키는 의미라며“편견과 차별 없이 대접 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또 무엇보다도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세계화 시대에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바라보는 시각은 세계화가 되질 못하고 아직도 이방인으로만 바라보고 있다고.
이들이 우리사회의 일원이라는 것을 학생들에게 하루빨리 인식시켜야 한다고.
특히 정책적으로는 취학 전 자녀에게도 한국어 능력제고, 차별? 소외감 해소와 관련되는 시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고,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은 학교생활 면에서 외모에 대한 놀림, 성희롱, 집단따돌림 등 많은 문제에 노출되어 있다.

이들의 학교생활 적응과 자아정체감 형성을 돕기 위한 상담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전했다.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사회는 상부상조의 정신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다문화는 구분되지 말아야 하는 우리사회의 일원이다.
누군가에게 존중 받기 위해서는 나 또한 누군가를 존중해 줘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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