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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요! 야들야들 쫄깃한 세꼬시 감생이 세꼬시

[금일 별미] 감목리 청송횟집 감생이 세꼬시

  • 손순옥 기자 ssok42@hanmail.net
  • 입력 2018.10.26 09:24
  • 수정 2018.10.28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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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바다앓이’를 편두통처럼 겪고 산다.
비로소 떠나봐야 있던 자리가 얼마나 소중한지, 그리고 쉴 수 없는 숨 막힘인지 알게 된다. 우리의 대부분 날들은 쳇바퀴 돌 듯 그저 그렇게 흘러가기에.
가을이다! 땅에서 건 바다에서 건 모든 것이 풍성한 계절, 언제 또 훌쩍 가버릴지 모를 일이니 이 계절이 가기 전에 어디라도 한번 떠나보자. 다만 가까운 곳이라도~.
맛집 찾아 떠난 금일도.
금일도를 가기위해서는 완도읍내에서 40분가량 차를 타고 약산 ‘당목항’까지 가야한다. 선착장에 도착하면 섬을 오가는 배가 30분마다 있어  많이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평일에는 배 승객이나 싣는 차량이나 거의 없어 선상에서 바다 정취에 젖어봄직 하는데, 참 좋다!
20분가량 타고 가는 바다 양쪽 끝자락에는 작은 섬들이 옹기종기 마치 누군가가 일부러 옮겨 놓은 듯 둥둥 떠 있다. 가을 하늘의 뭉게구름과 푸른 바다를 보며 감상에 젖다 보면 금세 ‘일정항’에 도착한다.
서서히 선착장으로 들어서면 왼쪽 가까운 곳에 상당히 운치 있는 작은 바위섬이 보이는데 육지와 연결돼 있어 직접 걸어 볼 수도 있다.

종잇장처럼 얇고 투명, 세꼬시 아닌 듯
바닷가 식당이면 어디를 가나 비슷비슷 싱싱하고 풍성하고 ‘별다를 거 있을까(?)’하는 생각으로 별 기대 없이 기웃거려 봤다.
맛있는 먹거리 찾아 나서는 것 또한 하나의 여행일 테니까….
오늘 소개할 식당은 ‘청송 횟집.’
전국 어디를 가나 맛집을 찾으려면 그 고장 관공서 주변에 가면 실수한 법이 없다. 이건 진리다.
마침 찾은 식당도 금일읍사무소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었다.
대로변에서 조금 들어가 있는데 시간이 멈춘 듯 낡디 낡은‘청송 횟집’ 간판이 먼저 눈에 들어오고, 사장님이 입구에 앉아 무 썰고 계시다 수줍은 듯 천천히 일어나서 반긴다. 시골 정서가 그렇듯, 친절도 무관심도 지나친 법이 없다. 때로는 쥔장이 눈도 마주치지 않는 황당한 경우도 있으나 금세 익숙해진다, 지나치게 한 톤 높은 과한 멘트 보다는 차라리 적당한 무심함이 편안해진다.
날씨가 흐린 탓인지 여느 때 같으면 자리가 없다했으나 그날은 자리가 넉넉했다.
청송식당이 자랑하는 메뉴는 단연‘감생이 세꼬시’ 란다.
어디나 매한가지겠지 하면 오산이다. 흔히 먹는 세꼬시가 아니었다.
세꼬시는 당연히 있어야 할 억센 뼈가 ‘나 세꼬시’하고 자랑하듯 거칠게 드러나 있으나 이곳은 달랐다.
손으로 썰은 게 분명한데 마치 기계로 뽑아낸 것처럼, 좀더 과장되게 말하자면 종잇장처럼 얇고 투명했다.
그렇게 얇으면서 쫄깃한 세꼬시는 처음이었다.
주변 밑반찬은 어떠한가. 손맛이 들어간 마치 엄마가 차려준 밥상 같았다.
여러 반찬 중에서도 어리굴젓은 유독 젓가락이 많이 갔는데 새로 지은 흰쌀밥에 살짝 올려 매운탕과 함께 먹으면 더 이상 부러울 게 없다.
섬에 살면서 섬에 간다는 건 쉬운 선택이 아닐지 모르나 이 가을이 가기 전에 과감히 한번 떠나보자!
‘섬 속에 섬 맛집’을 찾아서~,
이 또한 추억 여행이 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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