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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오기 위해 집을 나선다[독자 기고] 이승창 / 자유기고가
완도신문 | 승인 2018.10.26 09:23
이승창 / 자유기고가

“여행은 늘 사람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준다.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서로 돕는 것이다. 나에게 여행이란 사람을 만나는 것이다.”라는 말을 남긴 사람은 영국의 여행작가인 토니 휠러(Tony Wheeler)다. 그는 “여행이란 사람을 만나는 것이고, 그 끝에서 자신을 만난다.”라고도 했다.

시월의 마지막 주말인 27일에는 트레킹을 위해 인천공항에서 네팔의 카트만두행 비행기를 타게 된다. 7박 9일 일정으로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nnapurna  Base Camp(ABC), 해발 4,130m]까지 오르는 이번 트레킹은 나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는데, 여러 해 준비 끝에 마침내 그 꿈을 실행으로 옮기게 됐다.

트레킹의 주요 일정은 카트만두에 도착해서 하루를 보내면서 현지적응을 끝낸 후 국내선 비행기를 타고 포카라(Pokhara)까지 이동하게 된다. 포카라는 네팔의 수도인 카트만두에서 서쪽으로 약 200㎞ 떨어진 곳에 위치한 도시로 약 20만 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네팔의 두 번째 큰 도시다. 도시의 30㎞ 이내에 다울라기리•안나푸르나•마나슬루 등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히말라야의 8천 미터가 넘는 고봉이 위치하고 있어 페와 호수(Phewa Tal)•사랑고트(Sarangkot) 등 포카라 주변 어디에서도 고산 봉우리들을 조망할 수 있어 트레킹을 즐기는 관광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 

포카라에서 버스로 갈아타고 트레킹의 출발지인 칸데(Kande 1,720m)까지 이동하여 본격적인 트레킹을 시작한다. 트레킹 도중에는 고산의 숙박시설인 롯지에서 사흘 밤을 보낸 후에 최종 목적지인 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Machapuchhre B.C. 3,720m)에 도착하게 된다.

트레킹을 시작한지 나흘 째 되는 날 새벽에는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까지 올라가서 히말라야 고산들의 찬란한 일출을 감상하고 맞은편의 8천 미터급 히말라야 설산의 고고하게 빛나는 봉우리들을 눈에 담아오는 것이 번 트레킹의 목표다.

누군가는 ‘왜 고생스럽게 힘든 오지 트레킹을 하느냐?’고 묻는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그때마다 상대방의 물음에 대한 대답이 쉽지만은 않다. 트레킹을 할 때마다 고산증세로 호흡이 가빠지고 머리의 통증이 시작되면 “나는 왜 쉽고 편한 여행을 마다하고 사서 고생을 하는가?”라는 물음을 스스로에게 해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숱한 고비를 넘기고 목적지에 오르게 되면 말과 글로는 표현하기 힘든 희열을 느끼게 된다.

이제 설레는 마음으로 산스크리트어로 ‘수확의 여신’이란 뜻을 가진 안나푸르나를 만나러 길을 떠난다. 오지나 고산 트레킹은 언제나 좋은 일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가끔은 예기치 못한 돌발적인 상황에 부딪혀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년 오지트레킹을 떠나는 이유는 이른 새벽 동 트기 전 하얀 설산이 검붉은 빛에서 황금빛으로 변하는 모습은 마치 조물주가 만든 천상의 예술작품으로 바뀌게 되는데, 그 황홀한 광경을 눈과 마음 속에 마음껏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트레킹이 계획한 일정대로 무사히 마무리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오지트레킹은 누구나 꿈꿀 수 있는 일이기는 하지만 아무나 맛볼 수 있는 일은 아니다. 꿈꾸는 일에 도전하고 실행에 옮겨 성취하는 자만이 느낄 수 있는 쾌감을 만끽하고 싶다. 이번에도 자연의 비경을 마음껏 즐기면서 깊숙이 숨어있는 나 자신을 만나 많은 대화를 나누고 다시 돌아오기 위해 집을 나선다.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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