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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은 눈감고 그 놀음을 참아 줄 수 있다

[사설] 2021년 완도국제해조류박람회 개최와 주민 성공 체감도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8.10.12 09:50
  • 수정 2018.10.28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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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완도국제해조류박람회의 기본계획용역 수립에 따른 주민설명회가 11일 장보고유적관리사업소에서 열렸다. 몇 가지 기술적인 측면에선 바뀐 모양새지만 진행되고 있는 수순은 2017년 박람회 보다 별무신통하거나 별반하다.

완도군은 2017 해조류박람회 땐 대통령 탄핵, 촛불 시위, 사드 갈등, 메르스 사태, 대선 정국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관광객 94만 명 유치, 2,000억원의 생산 유발 효과를 거두며 해조류의 가치 제고와 소비 촉진 등 해조류 산업 발전의 토대를 마련하는 큰 성과를 거두었다고 자랑했다.

그런데, 박람회의 개최로 인한 주민들이 느끼는 성공 체감도는 과연 완도군의 일방적인 말에 동의될 수 있을까? 현시점에서 군이 깨달아야 하는 한가지는 해조류박람회란 꿈을 위해 군민들이 얼마나 많은 희생을 감수해야 했는가다.

군민들은 해조류 박람회를 위해 마을에서, 직장에서, 사회단체에서 주머니 털어 수많은 입장권을 사들였으며 외지 지인들에게 박람회 초청장을 쓰고, 생업 대신 시간을 쪼개 출향한 친구에게 전화홍보전도 폈다. 어선과 작업선들은 하역작업의 불편을 감수하며 이용하던 부두를 바꾸었고, 업소들은 화장실 등 편의시설 점검으로 혼줄이 빠졌다. 주민은 동의하지 않고 있다. 물론 군에선 동의 절차를 얻었다고 항변하겠지만, 과연 그 동의가 자신들의 입맛에만 맞춘 착각이지 않을까!

해조류박람회가 왜, 필요한가? 군민 혈세 200여억원에 달하는 재원을 단 몇일 간에 쓸만큼 박람회의 가치가 있는가? 혜택받는 몇몇 주민 말고 과연 일반 주민과 지역의 삶이 어떻게? 얼마나 달라지고 있는가? 순천정원박람회는 정원이라도 남아 1년 12달 끊임없이 관광객들이 찾아오지만, 1회성 행사로 끝나는 해조류박람회의 그 볼거리는 어디에?
외부 평가는 또 어떠한가? 공신력 있는 외부시민단체나 언론, 국민들의 입소문은?

한 번은 눈감고 그 놀음을 참아 줄 수 있다.
하지만 두 번은 참아 줄 수 없다. 분노가 이어질 것이고, 최종 결정권자의 무덤이 될 것이다.

정책이 필요한 이유는 주민의 권리는 평등한데 공공의 재원은 공평하지 않기 때문에 그 공공의 재원을 통해 주민의 권리를 평등케 하는데 있다. 그래서 주민이 참여해야 하고, 실질적인 주민 동의를 위한 참여의 제도적 장치가 중요하다. 그것부터다. 그것이 주민자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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