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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때 기차 타고 고향오고 싶다

[독자 기고] 이승창 / 자유기고가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8.09.24 18:23
  • 수정 2018.09.24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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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창 / 자유기고가

요즘 목포나 강진•장흥 방면으로 자동차를 타고 가다보면 도로 옆으로 다리를 연결하는 토목공사가 진행 중인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궁금증을 일으키고 있는 이 공사는 약 1조 4천 억원의 사업비를 투자해서 무안 임성에서 보성까지 79.5㎞를 철도로 연결하는 공사다. 오는 2020년까지 이 노선의 공사가 모두 끝나면 영암•해남•강진•장흥에는 6개의 기차역이 새롭게 생긴다.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때 버스나 승용차를 타고 이동하는 것보다 기차를 타는 것이 훨씬 더 실속 있고 효율적이며, 환경보호 측면에서도 비교우위에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라고 본다. 필자는 몇 번의 유럽여행을 통해서 차량으로 이동하는 것보다는 철도를 이용한 이동이 훨씬 편리하다는 것을 경험한 바 있다. 특히 스위스의 유명관광지는 휘발유•경유 등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는 마을로의 접근 자체를 금지하고 전기기차로만 접근이 가능한 곳도 있을 정도로 기차가 대중적 교통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2016년 6월에 최종 확정한 '제3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안(2016∼2025년)'은 오는 2025년까지 전국을 단일생활권으로 연결한다는 것이다. 시속 200㎞ 이상으로 달리는 ‘준고속철도망’이 전국에 구축되고, 선로 개량으로 일반철도의 속도가 빨라져 10년 안에 전국이 단일 생활권에 들 것으로 보이고, 국민 85%가 거주지에서 고속·준고속 열차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계획이 완료되면 경부·호남·수도권 고속철도 개통과 주요 일반철도 노선의 고속화를 통해 전국 주요도시가 1시간 30분대로 연결을 추진하고 있다. 불행하게도 우리 지역은 철도노선계획 85%에 포함되지 못해 정부계획이 변경되어 추가로 반영하지 않는 한 영원히 철도가 연결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필자는 2년 전에도 ‘편안한 기차여행을 하고 싶은데..’라는 제목으로 완도신문에 글을 실어 경전선 보성~임성 구간의 중간 지점인 해남이나 강진 중 한 곳을 택해서 완도까지 연결하는 지선 철도망 구축을 국가계획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정치인을 중심으로 군민 모두의 힘을 합쳐야 한다는 주장을 밝힌 바 있다. 아쉽게도 지금까지는 정부나 자치단체 어디에서도 철도를 연결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국가가 밝힌 철도망 확충의 이점을 살펴보면, ‘저탄소 녹색성장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고, 교통부문의 온실가스 및 에너지 소비 저감에 기여할 수 있으며, 경부·호남·수도권 고속철도 개통과 주요 일반철도 노선의 고속화를 통해 전국 주요 도시가 1시간 30분대로 연결 할 수 있어 이동이 편리해진다’고 한다.

우리 지역의 경우는 제주도가 육지로 접근할 수 있는 지역 중 최단거리에 있는 항구도시다. 철도가 연결되게 되면 제주도로 오가는 화물운송과 여행객 수송의 출발점으로 대량 수송이 가능하여 무역항으로서 완도항의 활성화에도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완도항을 통한 여객과 화물의 입출항이 늘어나게 되면 하역•급유•급수•물자 공급 등 해운항만 연관 산업의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 추석이 며칠 남지 않았다. 일시에 몰리는 귀성객들로 인해 꽉 막힌 고속도로를 이용하여 고향에 내려오는 향우들의 안쓰러운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추석이나 설 등 명절 때 고향을 찾는 향우들이나 여름 휴가철에 완도를 찾는 피서객들이 기차를 타고 빠르고 편안한 여행을 할 수 있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둥근 달을 보면서 손꼽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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