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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가치와 개발의 갈등 해법‘공론 법제화’뿐

[창간 특집 3] 청정이미지 훼손하는 개발과 바다 생태계의 가치

  • 박주성 기자 pressmania@naver.com
  • 입력 2018.09.24 17:48
  • 수정 2018.09.24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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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완도’하면 청정바다와 맛있는 수산물을 이야기 한다. 그것보다 완도를 대표하는 것은 없다고 보여진다. 완도군의 브랜드 가치는 역시 '청정바다'일 것이다. 가치 분석이나 계산을 떠나 그것을 인정하기 때문에 완도군은 민선 6기부터 ‘청정완도 해양헬스케어산업 육성’과 ‘대한민국 청정바다 수도 선포’사업을 추진해 왔고, 그 이전 우리의 선조들도 바다와 그에 따른 수산업의 관리와 보존에 집중해 왔다.

그런데 최근 완도의 ‘청정(淸淨)’이미지를 훼손하는 사업이 지역에 들어오면서 전통적인 수산업을 중시해 온 완도군민들은 뿔이 났다.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사업에 따른 바다생태계 파괴나 기업형 축사에 따른 오폐수 등에 따른 환경오염은 그렇지 않아도 기후변화나 해양쓰레기, 어족자원의 남획 등으로 어려운 해양생태계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다 그대로의 가치가 바다에 대한 여러 개발사업만도 못한 것일까.  

2015년경 바다의 자원 및 자산 가치를 24조 달러로 평가한 세계야생생물기금(WWF)의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바다를 하나의 국가로 볼 때 세계 7위의 경제 규모다. 하지만 이 보고서는 바다의 자원이 갈수록 오염되거나 남획됨에 따라 그 가치가 급속히 떨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WWF가 호주 퀸즐랜드대학 지구변화연구소, 보스턴 컨설팅그룹과 공동으로 진행한 이 연구는 지구상 바다 전체의 자산 가치를 평가해 하나의 값으로 나타낸 최초의 시도다. 바다 관련 상품과 서비스의 연평균 가치는 2조5000억 달러, 바다의 전반적인 자산 가치는 그 10배 정도로 추정된다.

이 보고서는 어류와 기타 해양생물 및 세계 선박 운항로의 가치, 해안지대의 자연적인 폭풍 방지 효과 및 생산 가치, 대기 중 탄소를 흡수하는 바다의 역할 등을 고려했다. 보고서는 또 이 가치가 기후변화와 오염, 과잉개발로 얼마나 위협받고 있는지 강조했다.

수산업의 경제적 면적은 국토보다 훨씬 넓고, 수산업·어촌의 경제적 가치가 농업·농촌에 못지않고(일본의 경우 수산업 11조엔 농업 8.2조억엔), 국민의료비를 절감하는 양질의 동물성 단백질의 절반 정도를 공급하고, 국민의 수산물 소비가 쌀과 달리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성장산업으로서의 위치를 차지하고, 삼면이 바다여서 일본, 러시아, 중국, 대만 등 복잡한 국제 관계(경제적 영토)의 특수성, 어선 7만 여척의 국토방위 역할 등만 열거해도 수산업과 어업인의 국가와 국민경제에 대한 역할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민선 6기 말과 7기 초, 완도군은 변환소와 돈사, 크고 작은 갈등으로 지역사회가 멍들고 있다.
지역개발이나 공공사업 등을 두고 벌어지는 갈등은 때론 극단적인 폭력으로 치닫고, 때로는 지난한 법정다툼으로 이어진다. 지역공동체를 와해시키는 근본 원인 중 하나가 됐다.

그런데 갈등의 원인과 배경을 곰곰이 들여다보면 대부분이 이를 관리·조정해야 할 자치단체가 갈등을 조장하고 키우는 형국이 많다. 독일이나 프랑스 등 선진국가의 갈등관리는 대부분 갈등예방에 초점을 맞추어져 운영되고 있지만 우리의 현실은 아직도 그렇지 못하다.

하지만 지역전문가들은 “갈등 자체가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생각과 방법의 차이에서 비롯된 갈등은 서로가 마주앉아 토론하면 더 나은 대안을 찾을 수 있다. 또 합의 과정에서 서로에 대한 신뢰와 공동체의식도 돋운다. 이에 따라 갈등 관리·조정과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법·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완도군과 완도군의회에선 지역 실정에 맞는 갈등관리방안을 구축해야 한다.
이를 조례제정이 법제화하는 과정을 모색해 기존의 틀을 뛰어넘는 새로운 제도와 절차를 모색하여 갈등관리의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하고 다각적인 면에서 거버넌스적인 관점으로 접근하여 참여와 소통, 절차적인 측면에서 해결해 나가는 정책적 방안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정책 형성 및 결정과정 흐름은 과거의 일강구조(중앙정부 중심)에서 87년 민주화 투쟁 이후 2강 구조(중앙정부-국민대중)에서 중앙정부, 지방정부, 시민단체, 주민 등 모든 이해 당사자들이 제 목소리를 내는 다강 구조로 접어들었다.  현재는 이 다강 구조 속에서도 국민 개개인의 주장과 목소리가 존중되는, 즉, 시민이 정치적 의사결정의 주체로 등장하는 시민주권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자치단체는 과거의 일방주의적 정책결정 방식에 대한 환상 속에 권위적·일방적·비밀주의적 통치관행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남아 있어 갈등의 핵심 원인을 여전히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갈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는 다원화된 사회에 맞는 갈등 인식 및 갈등해결 방식을 도입할 적기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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